좋게 말하면 1960년 4월의 그 정신이 계속해서 유지되고 있는 것이고 나쁘게 말하면 그 시대에 그저 머물러있기만하는 것이다.
심지어 국가운영체계도 이승만 시절이나 지금이나 별반 다를게 없다. 그저 시간이 흐르고 무수히 많은 사건들이 일어나면서 국가폭력은 그에 대한 트라우마와 저항력이 늘어나고 때문에 억제되고 있을 뿐이다. 여전히 정경유착이 심하고, 정치에 관련되어있다면 정부의 압력은 우리가 생각했던것보다 광범위하고 강하게 투사될 수 있다. 한국 정치의 진정한 문제는 바로 여기에 있다. 왜 국민들은 멈춰있는 국가의 정치 수준을 비판만 하고 실제로 바꾸려고 하지 않는가? 아니, 사실 바꾸려는 노력은 많았다. 아니, 어쩌면 바꿀수 있었던 기회는 많았을 것이다. 장면 정부의 등장, 김재규의 대국적인 저격, 6.29 선언 등의 분기점과 수없이 많은 정치인들의 이합집산과 목표... 그러나 결국 바뀐 건 거의 없었다. 왜?
조심스럽게 의견을 펼쳐보자면, 어떻게 해야 더 나은 정치와 국가운영구조를 만들 수 있는지 모르기 때문에, 어쩌면 두렵기 때문에 한국인들 스스로 바꾸길 꺼려하는 것 아닐까? 한국인들은 진실과 진실에 상응하는 댓가를 원한다. 그리고 그 진실을 밝히기 위해 노력과 희생을 한 많은 사람들을 조명하고, 그들에게 명예와 안식을 주고 싶어한다. 사람의 감성적 모습은 여기서 많이 나타난다. 진실을 밝히기 위해 투쟁하는 자, 듣기만 해도 어떤 형언할 수 없는 숭고함과 존경심이 우러나오지 않는가? 요즘에는 여기서그치지 않고 밝혀진 진실을 바탕으로 현실을 바꿔야한다는 목소리도 간간히 나온다. 그러나 어떻게? 많은 사람들은 진실을 원하지만, 정작 변화를 위해서는 수많은 노력과 희생, 그리고 귀찮음이 따라아한다는 진실은 보고 회피하기도 한다. 강남좌파, 패션좌파가 욕먹는 이유는 간단하다. 바꿔야한다고 말을 하지만 정말로 변화를 위해 노력하지 않고, 그나마도 영 이상한 방식으로 바꾸는 것을 추종하니 욕을 먹는다. 과연 그들이라고 이상적인 변화는 때때로 사람들의 인식과 다르게 진행될 수도 있다는 진실을 모를까? 물론 알고 있을 것이다. 불행하게도 반쪽짜리겠지만 말이다.
진실을 알고 있음에도 회피한다면, 그 종착지는 바로 현실이다. 여전히 현실은 비정하고 힘들며, 진실은 계속해서 필요에 따라 은폐되거나 왜곡될 것이다. 다시 사람들은 이러한 행위들이 밝혀지면 분노하고 감성에 젖을 것이다. 이성적으로 찾은 팩트로 무장했다? 그래서 그 팩트를 엮은 실은 무엇인가? 나는 그걸 감성이라고 본다. 대한민국이 세워진 직후, 그러한 역사는 이미 숱하게 겪어왔다. 사람들은 언제나 진실을 찾았고, 감성은 그 과정에서 큰 역할을 했다. 그러나 한국 정치에 대한 진실이 밝혀졌더라도, 한국 정치와 국가운영구조가 획기적으로 변한 것은 무제한적 독재의 금지 말고는 없어보인다. 변화를 위한 감성은 차고 넘친다. 이제는 정말 제대로 변화하려면 먼저 어떻게 변화해야할지 열심히 고민해야한다. 박근혜가 하야하든 탄핵되는 어쩌든, 우리에게 중요한 것은 대한민국의 정치와 국가운영구조는 변해야한다는 것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