음...서론부터 말씀드리자면...저희 아서스 섭은 상당히 암울했던 섭입니다.
다른서버들 심장부, 오닉에 문을 열때 이제야 상층 열쇠 구하고 렌드 잡던 시절이였으니 말입니다... (그때 20명으로 렌드한테 전멸했다는거 듣고...얼빵없 -ㄱ;)
클베유저들 보다는 새로 들어오신 오베유저들이 95%를 차지했고...그 중에서 EQ같은 MMORPG를 해보신분은 장담컨데 30%도 안됬다고 말씀드릴 수 있습니다. 간단하게 말해서 어그로고 체인힐링이고 뭐고 모르신다 이거죠...
몹 1.4를 위해 탱커몹을 어시스트 해야된다고...탱커가 몹 타겟 바꾸면 허접소리 듣던 웃기는 섭이였답니다. (멀티 어그로 탱킹하는 저로서는...도저히 이해가 안되는 부분이였죠 --;)
그러나 슬슬 체계적으로 사람들이 움직이기 시작하고...우리섭도 화산 심장부라는곳에 발을 들일수 있게 되었습니다.
입구요...? 거인잡다가 전멸했습니다. 두마리 잡는데 한마리씩 잡고 영석 부활 했었죠. 그래도 우리는...절망하지 않았습니다. 언젠가는 잡을수 있을거라고 믿었기 때문이죠. 거듭된 공략으로 루시프론 앞까지 갈 수 있었답니다. 다른 서버에 비하면 터무니없이 허접하고, 비체계적이고, 단순히 말해서 일단 밀어붙이던 서버분들이였지만...우리는 우리 나름대로 자부심이 있었습니다.
서버 최초로 루시프론 앞까지 가지 않았는가? 라고 해야할까요..
비록 화산 첫번째 레이드 그룹은 루시프론을 잡지 못하고...레이드 리더의 개인적인 감정 개입으로 인해서 무너지고 맙니다.
이제부터 본론입니다.
그 개인적인 감정 개입이란...다른 레이드 그룹으로 자기 길드와 자기 동맹길드를 끌고 말도없이 날라버린 일이었습니다. 솔직히 어이없죠. 루시프론 잡을때는 다음주에는 꼭 잡아보자고 화이팅을 외치던 사람들이니 말입니다. 눈 앞에 보이는 조금 더 편한 조건을 위해 다른 사람들은 신경 안쓰고 빠진겁니다.
토요일에 레이드가 있었는데 그 소식을 금요일에 접한 저로서는 도저히 용납할 수 없었습니다. 하지만 결국 그주 토요일에는 예상대로 그 길드들은 참석하지 않았고...엎친데 덮친격으로 다른 길드마저 자기들끼리 한번 레이드 해보겠다고 그냥 나가버리더군요.
기존멤버가 무려
5명 남더군요. 5명입니다.
이래서는 안된다...일으켜 세워야 한다고 저는 생각했고...그 나머지 5명과 함께 사람들을 모으기 시작했습니다.
여러 사람들과 관계가 두터웠던 저로서도 사람 모으는데는 그다지 쉽지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회의적이였다고 봐야죠 사람들의 입장은.
매일매일 사람 모으는데 2시간은 기본으로 허비하는 레이드가 지속되었습니다. 루시프론 앞에서 세번이나 굴복하고...중간에 빠져나가는 사람들도 속출하였고...일단 이런식의 하이엔드 컨텐츠 레이드 시스템을 잘 이해하지 못하시는 분들은 적응도 못하셔서 많은 어려움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거기서 절망하지 않았습니다. 저에게는 한가지 목표가 있었기 때문입니다.
당신들은 당신들의 편의를 위해 마음대로 우리를 져버리고 떠났지만, 언젠가는 반드시 네놈들을 따라잡아 나의 분노를 보여주겠다
기존 레이드 멤버들도...거의 같은식의 생각을 가지고 계셨고, 대부분 레이드에 조인하신분들도 저의 호소를 통하여...그리고 공통된 목표 하나로 심장부 공략에 들어간겁니다.
어느날 루시프론이 잡혔다는 소식이 들려왔습니다. 레이드 멤버분들은 더더욱 분발했고...결국 루시프론을 32명으로 때려눕히는 성과를 이루었습니다.
이제 멤버들도 어렴풋이 15-25명 정도는 고정멤버가 되었고...나머지는 모으는식...으로 진행했죠. 매주마다 묵묵히 저의 레이드 관리를 도와주신 "침묵의은자" 씨 덕으로...인원 관리는 둘이서 나눠서 하게됬답니다. 매주마다 40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편지를 보내고 하는것도...그다지 쉬운일이 아니지요. 다른 공대와 저희공대의 달랐던 점은, 저희 공대는 공개모집을 전혀 안했다는것입니다. 개개인의 실력이 그만큼 뛰어나다보니 레이드도 아무래도 좀더 쉬워지더군요.
저쪽이 마그마다르를 잡았다는 소식이 플포에 올라왔습니다. 저희 공대는 아직 드워프 사제가 없어서 공략해볼 수 없었죠. 마그대신 게헨을 공략해보려고 게헨에게 가보았지만....짧은 개리젠 시간과 공략시간은 오히려 큰 패배를 남겨주고 말았습니다.
그 다음주, 저희 공대는 처음으로 까페를 만들었습니다. 이제 슬슬 체계적으로 인원이 모이니 관리를 하자는 많은분들의 의견이였죠 (cafe.naver.com/arthas [나이스 광고!])
이제 거의 고정적으로 참여하시는분들은 30명 이상이 되었고 나머지 분들도 시간이 늦게라도 나마...참석하셨습니다.
그리고 그주 토요일...우리 공대는 드워프사제 한분을 모시고 마그마다르 공략에 들어갔습니다.
처음 공략은 쉽지 않았습니다. 35% 가량에 메인탱커인 제가 누워버리는 바람에 개가 날뛰는 사태가 일어났기 때문이죠. 전멸을 강행한후 영석부활로 다시 MT 힐을 강조하며 공략에 들어갔습니다. 50% 정도 깎으니...똥개무리가 리젠되더군요. 좌절하지 않고 다시 무덤에서 뛰어와서 마그마다르 앞에 집결했습니다.
오기라고 해야할까요 분노의 힘이라고 해야할까요...3번째 도전에는 한명도 안죽고 마그마다르를 잡을수 있었습니다. 다들 거의 축제분위기였죠.
그후 게헨나스도 잡아버릴수 있었고, 새로운 적인 가르를 상대해봤습니다.
가르 주위에 돌아다니는 추종자를 다 잡아버려야 하는줄 알고...다 잡던게 기억이 나는군요 =_=. 다 잡고나서 가르가 미치는걸 보고 다 잡으면 안된다는 결론을 내리고 다음주에 공략하기로 했습니다.
*참고로 저희 공대는 평균 연령대가 상당히 높은편이라 평일에 레이드는 그다지 쉽지 않습니다.
가르에 대한 정보를 다시 알아와서 공략했고..우리는 쉽게 그를 눕히고 /모욕 을 써줄수 있었습니다. 그때 그 다른 레이드 그룹은 벌써 서버 최초로 8 네임드를 킬했다고 플포에 글을 올렸더군요. 더더욱 분발해야 겠다 싶어서 레이드 멤버분들을 고무시켰습니다. 파죽지세로 샤즈라, 게돈 마저 잡아버릴수 있었고 (둘다 처음 도전에 눕혔심) 지난 어린이날, 우리 공대 역시 8 네임드 킬을 이루었습니다.
샤즈라, 게돈, 설퍼론, 골레마그...저기 4 네임드는 들이대자 마자 잡아버리는 성과를 이루었죠.
이참에 청지기도 소환하자!!! 라고 해서...룬을 다 껏습니다만.
버그 때문에 룬 7개 다 꺼도 청지기가 안뜨더군요
결국 그 말아먹을 버그 때문에 섭 최초 청지기 소환은 다른 공대에게로 넘어갔습니다. 레이드 멤버분들은 분개했고, 저쪽 레이드 팀의 청지기 실패소식을 듣자 우리가 먼저 잡아버리자 라는 의욕으로 어제 토요일 레이드를 시작했습니다.
루시프론 앞에서만 해도 허덕이던 우리가 어제 5월 7일 토요일, 파죽지세로 루시프론부터 골레마그 까지 하루만에 다잡아버리고 오늘 8일 일요일, 청지기 소환을 앞두고 있습니다. (이번에도 청지기 안뜨면 죽여버린다 GM 이 섊. 네임드 다 잡아서 죽일거도 없단 말이다)
명실상부 아서스 섭에서는 이제 이름있는 레이드 그룹이 된거죠. 다 쓰러져 가는 레이드를 5명으로 다시 일으켜 세워 지금의 성과를 이룰수 있었던 비결은, 실수도 웃으며 넘어가고, 부족한점은 감싸주고, 그리고 우리도 할수 있다는 비전이었습니다.
그전에는 7시 출발이라고 하면 일찍가도 8시에는 풀파가 됬었는데...이제는 7시 출발이라고 하면 6시부터 사람들이 들어와서 출발준비를 하고 있답니다. 실제로 어제만 해도 6시 50분에 풀파가 되버려서 조금이라도 늦게 오신분들은
헤드씨 뇌물먹여서 예약석 만들어야되나 -ㅁ-;;라고 하시더군요. 그만큼 이제 참여도가 높다는겁니다. 어제 레이드 끝날때까지만 해도 7분이 바깥에서 대기를 하고 계셨습니다. 혹시라도 중간에 빠지시는분 자리를 메꾸기 위해서요;; (사람들이 오기가 생겨서 인지 몰라도 끝까지 남아계시더군요. 보기 좋은 모습이였습니다.)
그리고 다른 레이드 그룹들은 참여율을 높이기 위해 포인트 제도를 도입한다지만...우리는 그렇지 않습니다. 레이드 보다는 RL(Real Life)을 중시하는 사람들로서, 일이 있으셔서 나가봐야 하신다 해도, 참여를 못하신다고 해도, 웃으며 좋은 시간 보내시라고 한마디씩 건내주신답니다.
제가 갑자기 이런 백그라운드 스토리를 이야기 하는 이유는 뭐냐 하면...밑에 불군 호드 레이드 그룹멤버분들에게, 아니, 현재 수고하시는 만큼 아직 성과를 거두시지 못한 모든 서버 레이드 그룹멤버분들에게...좌절하지 말라고 말씀드리는겁니다.
정말 노력하시는 만큼 언젠가는 그 성과를 이루실겁니다. (하지만 아이템 면에서는 패스? (-_-;;) )
긴 글 읽어주셔서 감사하고...다들 화이팅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