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원래 싱글플레이 및 유즈맵을 주로 하는 유저입니다만, 싱글플레이와 유즈맵만으로는 질리는 감이 없잖이 있어서 1주일 전부터 1대1을 한 30판 정도 했습니다.
일단 제 1vs1 실력은 형편 없는 수준입니다.
( 손 빠르기는 스타1 때 최고 APM이 200을 간신히 상회하였으니 알만하죠...;;)
싱글플레이와 유즈맵을 하도 많이 해서, 또 공략은 많이 봐서 대충 어떻게 해야한다는 감은 있었습니다.
그런데 초반러시에 반응로를 쓸 생각들을 못하시길래 저는 상대방이 제가 111테크를 탄다고 오판하도록 11일꾼 가스통을 올렸습니다.
그리고 배럭이 완성되자마자 궤도사령부를 올리고 1해병을 찍은 후 바로 정찰을 나갔던 일꾼으로 상대방 기지 근처이지만, 왠만한 정찰로는 절대 들키지 않을 애매한 장소에 전진 배럭을 지었습니다.
그리고 가스 50이 모이는 즉시 본진 배럭에 반응로를 달고, 다시 가스 50이 모이는 즉시 전진 배럭에 반응로를 달았습니다. 전진 배럭 반응로가 완성되기 전에 반응로가 완성된 본진 배럭에서 해병 2기가 생산되면 처음 생산한 1기와 합쳐 3기가 됩니다.
이때 건설로봇도 꾸준히 생산한다면 인구 수가 17이 되어, 입구를 완벽히 막기 위해 보급고를 적당한 위치에 건설하고 가스 채취 일꾼을 1기로 줄이거나 아예 모두 빼버립니다. 그리고 해병 3기와 일꾼 10 여 기를 이끌고 적 본진을 향해 전진합니다.
적 본진에 도착할 즈음이면 전진 배럭에서 다시 해병 2기가 생산 완료되어 도합 해병 5기와 건설로봇 10~13기라는 엄청난 초반 병력이 완성됩니다. 이걸로 확장 시도 저그에게는 벙커링을, 프로토스에게도 벙커링을, 테란에도 벙커링을 동반한 두드리기를 합니다... 자... 어떻게 될까요?
결론부터 말씀드리면... 저런 패턴으로 배치 경기 5판을 내리 이겨서 다이아리그로 한번에 진출한 다음,
그 후 진행한 30판 중 딱 3판을 지고 27판을 이겼습니다... 다이아리그에서요 ㄷㄷ;;;
( 배치 경기까지 따지면 도합 35전 32승 3패)
아이러니하게도, 프로토스의 경우 역장을 제대로 걸어주신분이 더 빨리 망했습니다. 왜냐하면,
병력이 진출하지 못하는 동안 전진 배럭과 본진 배럭에서 해병 4기가 합류해, 해병이 9기가 되어버리거든요!
(병력을 양분하려고 시도해도 어차피 건설로봇이 앞에 위치해 있기 때문에 갈린 건설로봇들은 마우스 오른쪽 클릭으로 수리를 활성화 하면 추적자나 수호기, 프로브 따위로는 죽지도 않습디다...프로브나 광전사는 근접공격이기에 타격을 시도하면 뒤의 해병에게 공격받게 되어 접근도 못하고요.)
만약 초반 러시가 막히더라도, 적은 일꾼의 대부분을 잃고 중반 병력 싸움에서 질 수 밖에 없습니다.
한번은 우연하게도 제 의도가 들키는 바람에 상대 테란분이 벙커를 짓고 방어전을 펼친 끝에 저만 피해를 보게 되어 패배했습니다.
한편, 나머지 2판은 모두 저그를 상대로 한 게임이었습니다.
초반러시를 노리는 손 빠른 저그에게 저처럼 손 느린 테란의 초반러시는 약간 무리수더군요. 해병 5기가 발업 저글링에게 순식간에 녹아내리면서 일꾼이 학살당하는 패턴 말입니다. 하지만 제가 손이 조금 더 빨랐다면 이마저도 모르는 일이었습니다. ( 실제로 저그의 초반러시를 오히려 분쇄하고 바로 역전 승으로 이끌었던 게임도 2판이었습니다...)
일꾼을 저렇게 많이 빼면서도 테란은 지게로봇 덕분에 크게 굶주리지 않을 수 있었습니다.
제가 손이 느린 편임에도 불구하고 배럭 부대설정과 지게로봇이 마력을 모았다가 한꺼번에 쓸 수 있다는 점을 십분 활용하여 병력 보충과 자원 채집은 별 어려움이 없더군요.
2반응로와 벙커링을 동반한 초반 러시로 이렇듯 손쉽게 승리를 얻는데 저 스스로도 좀 당황해서 블리자드에 이런 황당한 벨런스 실정을 알리려고 했지만 저는 PC방 플레이어라 스2를 구입하지 않아서 커뮤니티에 글조차 쓰지 못하게 했더라고요? ㄷㄷ;;;;;;
스2 구입하신 분께서 이 글을 보시면 심각하게 고려해보시고 블리자드에 건의해주시기 바랍니다.
리플레이 영상 필요하시면 댓글 남겨주십시오, 바로 찍어서 올리겠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