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포]에피 8 뭐가 잘못됐나.

영화 본 사람들하고 이야기도 해 보고, 인터넷 글도 보고 하니까 대충 정리되는듯

 

1. 이 영화는 스타워즈를 매우 무례하게 해체하려 함. 디즈니가 스타워즈 프랜차이즈를 얻고 나서 EU도 갈아엎고 그 조각들을 재활용하는 뉴 캐넌 만들고, 에피 4 표절한 에피 7 만드는 거 보면서 '헌 술을 새 부대에 담아서 새 술이라고 팔자'는 심산이라고 생각했는데, 이번 에피 8에서는 헌 술을 그냥 내다버림.

철거도 그냥 하면 몰라, 새 건물 짓겠다면서 원래 건물을 밀어버리는데 거주자들 그대로 있는 채로 생매장해버림.

 

"아크바 제독과 함교 인원 전원이 사망했습니다."

스타워즈 팬 사이트에서 이거 올리면 막 폭발하는 거 볼 수 있음. 지알 아크바는 에피 6부터 나왔던 인물이고, 여러 미디어믹스와 에피 7에서도 얼굴을 비췄던 익숙한 얼굴임. 그걸 얼굴 5초 비추고 대사 하나로 삭제함.

 

루크도 똑같이 당함. 클래식 트릴로지의 루크가 에피 8에서 어떻게 노망났나는 일전에 설명했었고, 에피 7에서도 루크가 중요한 무언가라서 모두가 찾아다니는 이야기의 중심이 됐는데 사실 노망난 늙은이일 뿐 아무것도 아닌걸로 나옴. 루크가 명예롭게 퇴장할 기회를 주기는 커녕 VR쇼로 정신승리하다가 렌이 무서워서 이승에서 도망가는 찐따로 만들어 버림.

사실 환상으로 활약하다가 죽는 것도 잘 만들면 괜찮았겠는데, 근본적인 문제인 후진 각본과 후진 연출, 후진 편집이 다 말아먹음.

 

2. 옛 건물을 철거하고 난 터에 아무것도 짓지 못함.

 

틀딱들 치웠으면 영계들을 데려와야 할 거임,.에피 8에서 시퀄의 새 주역들이 대체 뭘 했는데? 포는 군인조무사고, 핀은 존재조무사고 레이는 아무 것도 하지 않음.

 

포의 성장이란 것도 또 후진 각본과, 후진 연출이 무너뜨림. 포가 레아의 조언으로 맹목적이고 무모한 돌격을 그만두긴 함. 근데 정작 자살돌격 아니면 해결 할 수 없는 상황을 만들어둠. 저항군이 입구를 지키지 못하면 레아 이하 전원 총살인 상황에서 무모한 돌격을 그만두고 전력을 보존하자...? 이미 홀도의 성공적이고 아름다운 자폭으로 '답은 특공이다'라는게 명확하다고 제시해놓고 저게 무슨 중언부언?

핀. 왜 있는지 알 수 없다. 트롤링으로 저항군이 더 큰 고난을 겪게 해주는 무대장치인가?

레이. 정작 루크 만나서 아무 것도 안 배우고, 아무 것도 변하지 않음. 포스카이프로 렌과 이야기하는게 어떤 변화의 계기가 될 수 있고, 거울 방에서의 경험도 어떤 변화를 줄 수 있었겠지만 둘 다 시간 낭비로 끝남. 

카일로 렌은 그나마 자자 조무사가 되지 않고 상식적인 행동을 하긴 하지만 여전히 열등감에 빠진 중2병이라는 건 마찬가지임.

 

흥미로운 인물이 하나도 남지 않았기 때문에 당연히 다음 에피소드도 기대될 수가 없음.

 

3. 영화 내내 웃음을 참지 못하게 만들어주는 아름다운 연출과 각본.

핀과 로즈가 나오는 부분을 포함해서 쓸데없는 서브플롯이 지나치게 많음. 에피소드 1이나 2보다 심함. 이거 제대로 다 풀어내려면 2시간 반으로는 어림도 없고, 최소 영화 두개는 필요햇을 것.

쓸데 없는 서브플롯 다 가지고도 영화를 제한된 시간 안에 끝내려고 페이스가 통제할 수 없을 정도로 빠른데, 웃기게도 영화가 정신없이 진행되는 덕분에 영화에서 뭐가 잘못됐느지 느끼려면 시간이 꽤 걸림.

불법주차 하면 감옥가는 것처럼 황당해서 실소를 불러일으키는 것 다 적기에는 여백이 너무 좁다. 두 시간은 충분히 웃고 떠들 수 있는 주제였음.

 

로즈의 언니가 폭탄 스위치 누르려고 아둥바둥할때 쓸데없는 슬로액션으로 긴장감 오히려 없앴을 때 불안감을 느꼈어야 했다. 레아가 날아가는 거 봄? 무슨 그랜마 오브 스틸도 아니고 부동자세로 팔 하나 뻗고 날아감. 웃겨서 숨이 꽉 막혔음. 레이가 루크에게 첫번째 가르침 받는다고 하면서 보이는 것을 말할 때 그걸 화면으로 틀어줄 것이라고는 상상도 못했음. 파도, 스피드카메라로 찍은 새싹, 수풀...나가고 싶었음. 

영화 끝날 때, 카일로 렌이 주사위를 집으니 사라지는데 그거 보니까 레아와 루크가 만나는 명장면이 환상 껴안고 혼잣말하는 것 같아서 매우 기분이 더러웠고. 요다가 옛것을 버리고 새로 시작해야 된다면서 불태운 제다이 고서들이 팰컨에 그대로 있는 거 보고 어이가 없더라.

 

 

연출 후진 부분 하나씩 나열하자면 끝이 없으니까 각설하고, 결론적으로 영화 자체가 질적으로 별로라 기존의 스타워즈를 해체하고 새 스타워즈를 만들겠다는 목표를 달성하는게 불가능했음.

 

요즘 디즈니가 스타워즈에 하는 것은 애인에게 마음에 안 드는 부분이 있다고 토막낸 다음 프랑켄슈타인을 만들어내는 추악한 짓과 다를 바 없다 생각하기 때문에 지금 불타고 있는 것도 별로 기분나쁘지 않으며, 내심 터져버려도 괜찮으리라 기대.

 

 

 

 

 

 

웬지 9편에 렌이 레이한테 고백하는 장면이 나오면 웃기겠다
레이 나랑 결혼해서 우주 정복하자

8에서 렌이 본 레이의 미래가 자신과 함께하는 것이었고, 레이가 본 렌의 미래가 라이트사이드로 돌아오는 렌이었기 때문에 정말 결혼할 것 같내요.

디테일 문제의 끝을 보여준 부분의 예로 나도 불법주차를 들고싶음
누가봐도 시간은 급한데 이 3인팟이 삽푸는 신을 넣고 싶었나본데 (그리고 마지막 포스꿈나무) 그냥 카지노 무단침입 같은게 훨씬 낫지
게다가 불법주차로 구속된건데 정작 우주선은 거기 방치되있고 얘내 탈출계획도 아직 거기 있는 우주선이 거기 있으리라 확신하고 그거 챙기러 감
그리고 코드마스터는 그러고 끝임? 정말?

루크: 세가지를 가르쳐준다고 했지만 두개만 가르쳐주마

환상으로 쇼부치는 거 참 좋았는데

거기서 닼나라 그 여자 죽을때처럼 너무 깨꼬닥 하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