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리왕산 개발 결정 기사보고 개빡쳐서 어찌할바를 모르다가
내가 지금까지 오래된 나무가 죽거나 손상되면
항상 슬프고 열받았던걸 깨달음
재수학원 다닐때 학원건물이랑 옆빌딩 사이에 한 5층 높이 큰 나무가 있었는데
나무가 서있긴한데 다 죽어가지고 있는거보고 너무 슬퍼서
첫날부터 수능 칠때까지 점심시간마다 옥상 올라가서 그 나무만 바라봄
그때 외수갤을 해가지고 이외수샘한테 이름지어달라해서 일림이라는 이름도 받음
우리 동네에 등교길에 있는 나무 한그루가 있는데
신기한게 이 나무가 어느 집 마당에 있고 그집 담벼락 뚫고 자라있음
높이도 삼층쯤되고 나름 우리동네 명물이라 생각하는데 사람들은 잘 모르는듯
유치원때부터 그 나무 매일 보며자라서 그런지 특별하진 않아도 좀 애틋하게 생각함
군대 갔을때 그 나무 있는 집 헐고 새집짓고 있길래
헐 설마 저 나무 뽑을려나 하고 걱정 많이 했는데
다행이 그대로 놨두고 나무 피해서 담벼락도 다시 지음
그거보고 그래도 집주인이 개념이 있네 하고 생각했음
근데 작년여름에 퇴근길에 오랬만에 그 앞 지나는데
가지치기 한다고 가지를 다 쳤는데 시발 큰 가지들까지 다 톱으로 잘라냄
진짜 길 건너편까지 뻗어서 위엄있는 그늘 만들어주던 가지들 다잘리고
아 진짜 볼품없고 처량하게 서있는거보고 분노가 차올라서
그집 벨 누를려다가 걍 관두고 그 맞은 길가에 앉아서
한참이나 나무 바라보고 있다 집에 왔었는데 아직도 그 앞 지나갈때마다 슬프다
가리왕산이 어떤 산이냐면 대충 오백년쯤 된 우리나라 최고의 원시림임
이전에 거기 사진을 본적있는데 원시목들 보고 존나 감동받아서 꼭 가야지 다짐했었고
얼마전에 강원도 올라갈뻔해서 가다가 꼭 들러봐야지 했다가 강원도 여행 무산되서 접었는데
이번에 가리왕산 동계올림픽용 스키장 건설 허가가 났음
씨발 진짜...
기사보니 오만그루쯤 잘릴거라는데 씨발 진짜 너무한거아닌가
진짜 너무 화가나서 어찌할바를 모르겠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