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HGGGLF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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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03-01 15:39:43 KST | 조회 | 109 |
제목 |
2월 11일 현역 입대 -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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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 693
사실 실감이 나지 않았다. 논산 연무대로 향하는 그순간까지도, 그냥 장난같기도 했다.
예비장병 여러분들은 부모님께 마지막으로 인사하고 연병장으로 집합하라는 방송이 나왔다.
그리 심각하지 않게 부모님께 인사드리려는데 아버지의 눈시울이 붉어지는 걸 봤다.
간단한 입대식이 끝나고 입소대대로 곧장 향한다. 연병장 모퉁이를 돌자마자 다른세계가
펼쳐졌다. 무너질것같이 허름하고 어두운 막사였다. 가뜩이나 모두가 서로를 몰라 어색한데
서로 이야기 할 수도 없고, 대기하는 시간은 너무나 길다. 입소대대 내무실은 영화에서나 보던
일체형 선반식이었다. 개인공간이란 없었다. 10평남짓한 공간에 24명이 들어갔다.
개인 신상 서류를 몇번이고 작성하다가 의류품을 받으러간다. 군복, 군화, 방한용품... 내가 2년동안
내몸처럼 사용해야 하는 물건들인지도 모르고 받았다. 의류를 나눠주는 도우미를 시켜서 하다보니
내 내복과 방상내피(깔깔이) 를 지급받지 못했다. 군복으로 갈아입고, 집에서 입고왔던 옷은 소포에
담아 집으로 돌려보낸다. 첫 짬밥은 충격이었다. 기름덩어리 밖에 없는 알수 없는 고기, 감자, 멸치
맑은 국뿐이었다. 식판은 기름기에 쩔어서 미끌미끌했다. 밥은 떡밥이었다. 먹을 수가 없었다.
첫날부터 편지를 쓰라고 한다. 별로 쓸말이 없다. 취침전에는 침구류 정리방법과
고무링 매는 방법을 배우고, 바느질로 명찰을 전투복에 가뜸했다. 첫날부터 불침번까지 있었다.
안그래도 엄청난 긴장감과 낯선 환경에서 잠도 못자는데 중간에 한번 깨야하니 제대로 잘수가 없었다.
그다음날 논산은 영하 10도였다. 왜인지는 모르겠지만 첫날에는 새벽5시 기상이었다. 내복과 깔깔이가 없어서
정신이 아득할정도로 추웠다. 점호의 분위기는 엄숙하고도 어색했다. 이런걸 왜하는지 알수가 없었다.
밥먹는데 건물밖에서 20분 기다리는 건 기본이다. 조교들은 이동할때마다 이상한 목소리로 계속 번호를 붙인다.
"바른걸음으로 갓. 하나 둘 셋 넷 하나....둘......셋.....넷.....하나 둘 셋 넷......제자리에 섯'
그 번호를 붙여서 가는 행동이 군생활 끝날때까지 해야하는 행동인지 그떄는 몰랐다.
두번째날은 신체검사와 적성검사를 했다. 추워서 미치겠는데 런닝바람에 계속 있어야 했다. 기다리는 게
너무 힘들다. 영어 토익 500점이상 손들어, 면허증 있는 사람 손들어 등등 검사같지도 않는 검사를 실시한다.
새벽 6시부터 하루종일 하는 것 없이 밥만먹고 이리저리 불려다닌다. 똥은 이상하게 마렵지도 않다.
별 하는 것 없이 검사만 하고 신원서류만 작성하다 입소대대 3박 4일이 끝났다. 이제 훈련연대로 들어간다.
조금 말트기 시작한 생활관 애들과 뿔뿔이 흩어진다.
나는 23연대 9중대 란다. 훈련연대 조교들이 와서 우리를 데리고 간다. 그들은 입소대대에 있던 조교랑은 차원이
다른 포스를 풍긴다. 바른 걸음으로 가는 도중에 엄청나게 질타가 쏟아진다.
"주먹 말아쥐어" "전투화 끌지 않습니다" "땅 보고 걷지 않습니다" "팔꿈치 폅니다"
입소대대에서는 터치 하지 않았던 '다나까' 라서 ~요 로 끝나는 말이 툭툭 튀어나온다.
그때마다 조교의 서슬퍼런 안색이 보였다.우리 소대 조교는 총 4며명, 중대에는 14명이었다.
이들은 모두 우리와 같은 현역병이다. 자대배치가 되고 나서 훈련소 생활을 돌이켜보면 정말
천국이 따로 없다. 말 그대로 파라다이스다. 하지만 훈련병시절에는 그곳이 곧 지옥이다. 실제로
그때 느낌으로는 논산 훈련소는 지옥과 같았다.
"
추웠다.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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