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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마루노래
작성일 2011-10-27 22:22:52 KST 조회 22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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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게인간극장] 대학교 1학년의 사랑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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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학에 붙고 오티를 갔다.

 

오티 날 지하철로 이동을 하는 도중에, 옆에 그 녀석이 앉았다.

 

대화를 나누었는지는 기억이 안난다.

 

그 녀석은 그냥 거기 있었고 나는 싫지 않았다.

 

입학식을 마친 후 간 뒤풀이에도 그 녀석은 나와 같은 테이블에 앉아있었다. 내 맞은 편에.

 

그 테이블에서 유일하게 한 살이 많던 나는 주도해서 술을 돌렸고(사실 나도 잘 몰랐지만)

 

그날 우리는 모든 테이블 중에서 제일 화기애애한 분위기였다.

 

 

 

나는 여자를 사겨본 적이 없다. 여자랑 변변한 대화조차 나눈 적이 없을 정도로 내성적이었다.

 

그런 내가 용기를 냈다. 그녀에게 메신저로 먼저 말을 걸었고,

 

나는 집에서 2시간이 넘게 걸리는 잠실까지 가서 그녀를 만났다.

 

하지만 위에도 말했듯이 나는 내성적이었고 여자랑 말해본적이 없었다.

 

계획도 없고 분위기도 없는 만남이었다.

 

하지만 적어도 나는 개강 전부터 그녀와 친하게 지낸 몇 안되는 인물 중 하나였고

 

내 1학기는 그녀를 중심으로 돌아갔다. 그녀가 그 사실을 알았을지는 모르겠다.

 

 

 

개강 후에도 나는 열심히 그녀에게 들이댔으나 (라고 해봐야 먼저 인사하고 계속 말걸기. 길에서 붙잡기 정도)

 

그녀는 조금씩 나에게서 거리를 두기 시작했다.

 

참고로 나는 170이 살짝 안되는 키에 조금 뚱뚱한 체격이다.

 

물론 저 조금은 내 기준이고 그냥 뚱뚱하다고 봐도 무방하다. 바지 사이즈가 30 이다.

 

 

 

입학식 전후로 친해진 선배들 주도로 꽃놀이를 갔다. 너무 이른 때라 꽃은 없었지만 그래도 즐겁게 놀았다.

 

그녀도 거기 껴 있었다.

 

그날 나는 사진기를 들고 갔고, 그녀의 모습을 한 장이라도 찍어두고 싶었지만

 

내 마지막 남은 양심이 그걸 막았다.

 

'이건 스토킹이나 다름 없어!! 범죄행위야!'

 

결국 나는 그녀의 사진은 못 찍고 다른 사람 사진만 잔뜩 찍었다.

 

 

 

중간에 이동을 하는데, 그녀와 그녀의 여자인 친구(지금은 더 친해진 녀석) 대화하는 것을 들을 수 있었다.

 

수업 하나를 같이 들었는데, 나랑 조는 달랐다. 근데 그녀가 같은 조에 있는 조장 남자를 좋아한다는 것이었다.

 

청천벽력 같은 이야기였다.  

 

그 이야기를 듣고 난 다음 언젠가 선배 한 명을 붙잡고 그 이야기를 하면서 열심히 민폐를 끼쳤다.

 

도대체 왜 나는 아닐까. 왜 나를 좋아하지 않는 걸까.

 

선배는 아닌건 아닌거라며, 빨리 그녀를 잊으라고 했다. 그게 좋다고.

 

그때 잊었어야 했다. 정말로.

 

 

 

결국 그녀는 그 조장과 사귀기 시작했다. 그 와중에도 중간중간 계속 만났지만 그렇게 친해지지는 못했다.

 

그녀가 애초에 친한 사람이 많지 않았기에 나는 그래도 '친구'의 범주에는 들었을 거 같다.

 

대전에서 올라온 친구와 술마시고 밤을 샌 다음날, 수업따위 버리고 그냥 집으로 가야지 하고 있는데,

 

갑자기 그녀와 만났다. 그녀는 오늘 남자친구와 약속이 있는데 아직 시간이 많이 남았다고 했다.

 

나는 그날 강의도 제끼고 그녀와 이른 오후까지 몇시간을 같이 있었다.

 

그녀의 남자친구를 기다리며.

 

나는 그녀가 남자친구를 만나는 것까지 보고 집으로 돌아갔다.

 

 

 

그녀의 남자친구는 그녀보다 8살 연상. 그러니까 28살의 물리학과 남학생이었다.

 

대충 3수 정도 한 모양이었다. 나는 걱정이 됬다. 그녀가 혹시 나이많은 남자에게 상처를 받지는 않을까.

 

여러가지 의미로.

 

그래도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없었다. 그저 가끔 만나서 같이 놀고,

 

그녀가 남자친구와 통화하겠다며 잠시 나가는 뒷모습을 본다던가 하는 정도.

 

그녀가 남자친구 문제로 고민할 때마다 나는 나름대로 도우려고 애썼다.

 

그녀가 상처받는걸 보고 싶지 않았다.

 

 

 

그녀는 새벽에 문자를 하거나 전화를 걸기도 했다. 1시는 물론이고, 2시, 3시, 심지어 4시에도.

 

매번 자고 있냐고 물어봤는데, 자다가 깨서 받은 것이라도 깨어 있었다고 거짓말을 했다.

 

그래야 안 끊을테니까.

 

4시에 전화를 걸어서 1시간 동안 울기도 했다. 그냥 울면서 핸드폰을 들고있었다.

 

내가 "울어?"라고 물어봤더니, 그녀는

 

"어, 넌 아네? 내 남자친구는 모르던데." 라고 했다. 멍청하거나 귀가 나쁜 남자친구인가보다 싶었다.

 

그날 6시가 되어 해가 뜨는걸 보고 나서야 전화를 끊을 수 있었다.

 

그녀에게 난 무엇이었을까.

 

 

 

그녀와 싸우기도 했다. 그녀는 페미니스트(혹은 그런 성향이 강하거나) 였기 때문에

 

주로는 남녀문제로 싸웠다. 

 

우리 집은 어머니가 집안일을 안하신다. 가사는 외할머니가 안계실 경우에는 온 가족이 분담해서 했다.

 

그래서 나는 그런 것이 당연하다고 생각했다. 내가 생각하는 남녀평등은 정말로 평등이었다.

 

남자가 여자를 좀 더 감싸주거나 위하는게 아닌 그런 평등. 그게 그녀는 마음에 안드는 모양이었다.

 

이것만큼은 나도 질 수 없었고 이런 문제로 우리는 자주 다퉜다.

 

 

그러는 사이 그녀는 남자친구와 헤어졌다. 헤어질만 했다. 4시에 전화걸어서 2시간 동안 울 정도면

 

진작에 안헤어진게 용했다. 나는 그걸, 속으로 조금은 좋아했는지도 모르겠다. 어쨋든 내 차례가 오긴 올테니까.

 

 

하루는 그녀가 다짜고짜 밤에 전화를 해서 말을 가지고 시비를 걸었다.

 

"니가 나보고 개방적이라고 하는데, 그 개방이 혹시 '내 다리가 열려있다'는 뜻이니?"

 

대충 저런 식이었다. 나는 머리끝까지 화가 치밀었다. 처음으로 그녀에게 화를 냈다.

 

새벽 4시에 전화걸어서 잠못자게 해도 화를 안냈는데, 유독 저것만은 화를 냈다.

 

나는 순수하게 그녀가 좋았는데, 그녀는 내가 마치 자신이 여자라서(잠재적 성행위 대상자)

 

자신을 만나주느냐는 투로 말했다. 기분이 나빴을 수 밖에.

 

그녀는 반쯤 울먹이면서 미안하다고 했다. 왠지 미안해졌다.

 

 

하루는 그녀가 다른 친구들과 이야기를 하다가(자기 전 남친 흉을 보다가) 이런 얘기를 했다.

 

전 남자친구가 자기보고 "어차피 아플거니까 하자." (뭘 하자는 건지는 상상에 맡기겠다. 뭐 다 알겠지.)

 

라고 했다는 것이었다.

 

그래서 나는 "와 그놈 존나 이기적인듯(혹은 이기적인 발언인듯)" 라는 식으로 말했다. 그런데 욕을 먹었다.

 

"이기적이라고? 그거밖에 못하니?"

 

하면서 그녀는 채팅방을 나가버렸다. 그 문제 가지고도 치고박고 많이 했다.

 

나는 도저히 이해할 수 없었다. 내가 그 녀석을 뭐 옹호한것도 아니고 똑같은 욕이었는데 왜 화를 내지?

 

그리고 나서 한달에 가깝게 만나지도 못했고(방학이라) 대화도 없었다.

 

전화는 내가 한번 화를 낸 뒤로 안걸었다.

 

 

나중에 알게된 사실이었는데 그 대사가 어떤 상황에서 나온 것이었느냐 하면

 

전 남친이 그녀를 모텔로 대려간 뒤에, 웃통을 벗고 침대 위에서 그녀를 짓누르면서 한 이야기.

 

아니 저건 강간미수잖아! 나는 그제서야 '이기적인 발언'이라는 말이 왜 부족한 것인지 깨달았다.

 

물론 그녀가 상황설명을 제대로 안한 잘못도 있다고 생각했지만 나는 차후의 관계(그리고 다른 친구들)을

 

생각해서 먼저 사과했다. 정말 미안하다고. 정말 미안하다고.

 

하지만 그 후에도 다시 친해지기는 힘들었다.

 

 

그래도 다른 친구들과 함께 있으면 곧잘 이야기도 하고 놀기도 했다.

 

시험 기간에 만나서 공부하면서는 이제 다시 예전처럼 친해진 것 같았다.

 

 

그런데 이상한 것이 있었다. 나와도 친했던 과 동기 남자애(나보다는 한살 어린)가

 

그녀의 가방을 매일 들어주고 있었다. 앉을때도 항상 옆자리.

 

나는 단순히 친해서인가보다 라고 생각했다.

 

물론 아니었다.

 

시험 공부를 하면서 맞은편을 봤는데, 둘이 나란히 앉아있었다.

 

그런데 팔의 위치가 너무나도 이상했다. 두명이 책상 아래로 손을 잡고있지 않으면 나올 수 없는 위치.

 

나는 화장실을 가는 척 하면서 책상 옆으로 돌아나왔다.

 

그리고 보았다. 그녀가 내 동기의 손을 후다닥 놓는 것을.

 

 

물론 아닐 것이라고 믿었다. 우리는 모두 친한 친구들이었고 설마설마 했다.

 

거기다 그 동기 녀석은 애초에 남자여자 안가리고 스킨쉽을 잘 하는 놈이라서(혹은 나에게 의심을 안받으려고 그랬다거나)

 

자신을 속이기 쉬웠다. 그래도 아닌건 아니었다.

 

 

결국 오늘에야 그 놈이 입을 열었다.

 

"어.. 이제 형한테도 말할 때가 된거 같은데.."

 

라면서 운을 뜨는 순간 나는 됬다고 했다. 알았다고. 안다고.

 

물론 알고는 있었지만 이런식으로 선고를 받는건 또 다른 충격이었다.

 

같은 수업을 듣기 위해 언덕을 올라가고 있었는데 갑자기 숨이 턱 막혔다.

 

가슴 속이 저려왔다.

 

"아, 힘들다. 이놈의 언덕은 왜이리 높아."

 

나는 헐떡이면서 말했다.

 

 

 

 

 

다음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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Deathferado (2011-10-27 22:24:3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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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압 쩔어서 못보겠음 ㅠ
아이콘 엘레오에 (2011-10-27 22:25:5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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길다... 읽었는데 왜 업하는 부분에서 짜르시나요...
아이콘 루디 (2011-10-27 22:28:1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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TL;DR;
보다 국문과가 사겨요가 뭐에요 사겨요가 ㅡㅡ
아이콘 마루노래 (2011-10-27 22:29:1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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맞춤법따위 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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