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이커스 덱/제라툴 덱/스투코프 개편안을 보고나서 그동안 의심했던 것들이 실제로 맞아떨어졌습니다.
셋의 공통점은 '광물 소모 편중/정상적으로 게임을 했다면 가스가 대체로 남는 편'이라는 겁니다. 스투코프는 원래 가스 유닛들이 좀 시원치않아서 가스를 많이 안 먹는 컨셉이긴 했고 이건 원래 그랬으니 케빈 동 탓은 아니었'었'는데, 문제는 이번 개편안은 그 가스 유닛들마저 가스값을 내리고 벙커 광물이 더 비싸졌으니 그게 제라툴급으로 심화될 게 뻔한 상황이구요.(셋 중 광물 부족이 가장 극단적인 게 제라툴)
스타크래프트에서 가스가 광물보다 지나치게 많이 남아선 안 되는 건, 가스만 남을 경우 할 수 있는 일이 광물이 많이 남을 때에 비해 제한되어있기 때문입니다.
처음부터 주어진 본진+멀티 자원량 총합도 광물보다 가스가 더 적고, 현재 같은 양이 있더라도 광물이 가스보다 더 빨리 채워지기 때문에 가스가 더 빨리 소모되는 건 맞는데... 애초에 그건 가스는 안 들어가는 경우도 적지 않지만 광물은 어디에나 항상 들어가니까 그걸 고려할 때 마땅히 그렇게 되어야 하는거죠.
균형잡힌 자원배분 문제는 이건 매우 중요한 밸런스 문제입니다. 지금 스타크래프트에서 게임에서 중후반 이후에도 광물이 부족해지는데 가스만 남는 상황이 대부분 어땠습니까? 아닌 경우 몇개 빼곤 하나같이 매우 비정상적인 상황(보통은 미션을 클리어조건이 먼저 달성디느냐, 그 전에 내 건물이 혼종이나 번식자같은 애들한테 다 깨져서 탈락하느냐 엘리전 들어가는 상황)에 놓인 경우가 태반이었습니다. 제가 플레이할 때도 그랬구요.
그리고 아무리 케빈 동이 포켓몬스터나 하고 있었다고 해도, 저 셋만 광물 소모만 극단적이고 가스가 남는 상황 자체를 인지하지 못했을 가능성은 현실적으로 매우 낮습니다. 스투코프는 전임 디자이너가 작업했으니 그렇다 쳐도, 타이커스랑 제라툴은 지 작품이니까.
만일 케빈 동 스스로 왜 가스만 남으면 안 되는지 이해를 못 하는 거라면 이건 게임의 이해도(=밸런서의 기초자질 능력) 문제이고, 현재의 문제점과 그게 왜 잘못되었는지 알고 있는데도 자기가 플레이할 때 가스가 모자라서 답답한 상황을 못 참아서 차라리 가스를 남기고 말겠다는 심보라면 게임을 운영하는 관리자의 책임감과 태도가 글러먹었다는 의미죠.
협동전이 어디 개인 유즈맵도 아니고, 스타크래프트1 당시 캠페인에서나 나오던 문제가 이렇게 터지는 걸 보니 어처구니가 없네요. 벙커는 광물창렬로 만들어놓고, 광물소모가 더 커진 덕분에 멀티 가스를 안 먹어도 당분간 가스가 남으니, 자원밸런스 때문에 벙커 건설을 자제하고 잉여가스나
들이마시게 팩토리 스타포트 강제하고, 정 광물 남을 때 해병 물량이나 뽑는다고 하면 그것도 메카닉 활성화가 맞기야 맞습니다. 문제는 이런
식으로 기괴하게 억지부리는 플레이를 원하는 사람도 재미있어하는 사람이 있을리가 없다는 것.