케빈 동이 욕 먹는 이유는 기대감 때문입니다.

너무 느린 패치, 잦은 버그와 느린 픽스 속도, 개판인 밸런스와 패치...개판인 운영을 하던 썸 대신 어느날 갑자기 나타난 케빈 동이라는 인물. 이 사람은 등장하면서 자신이 상당히 게임을 잘 이해하고 있다는 것을 증명했습니다. 훌륭한 개선안을 보여준 것이죠. 순식간에 많은 이들이 그를 기대하게 됩니다. 몇 주 뒤 이루어진 패치는 그 기대를 저버리지 않았고 케빈 동은 협동전의 수호자가 되었습니다. 버그가 좀 있긴 하지만 바로 다음주에 버그 픽스는 그의 훌륭함을 증명했을 뿐입니다.

몇 주 간 다음 개선안을 기다리며 사람들은 애가 탑니다. 하루가 한 주, 한 주가 한 달 같이 느껴지게 되죠. 그러다가 공개된 패치안은 역시 사람들을 만족시켰습니다. 마지막에 공개될 스완은 도대체 어떨까요. 케빈 동이 그토록 스완을 많이 해봤다던데, 많이 고쳐주겠지?라는 생각을 사람들은 품었죠. 그러나, 이번에는 그 기대를 저버렸습니다. 비주류 유닛과 업글의 상향을 중점에 둔 패치라는 걸 생각하면 잘 된 패치지만, 스완이 워낙 안좋다보니 스완의 티어를 높이지는 못했죠. 더군다나 이번 패치로 인해 생긴 버그는 좀 많았고 짜증나는 것이었습니다. 불사조 음이온파 업글 미적용, 용병 군수품 버그...이번에는 버그 픽스가 이루어지지 않았네요. 사람들은 짜증을 느낍니다. 하지만 협동전 역사상 유래 없던 수준의 패치다보니 사람들은 케빈 동을 믿었죠.

이번 개선안은 늦네. 24시간을 168시간으로 느끼는 사람들이 말했습니다. 사실 데썸 때에 비하면 훨씬 빠른건데 말이죠. 이번엔... 노바? 얜 이미 사기인데? 개선안도 실망스러운데? 다음주에 여론은 바뀝니다. 오 노바 잘 바꿨네. 케리건도 좀 파격적이긴 하지만 좋고. 다음주. 늦는다고? 도대체 뭘 하길래? 수요일. 너무 늦었잖아. 생각보다 크게 바뀌지도 않고.

패치 왜 이렇게 늦어. 짜증은 더욱 심해졌습니다. 결국 패치는 이루어졌죠. 하지만...

케리건 뮤탈리스크 왜 이래. 너무 사기잖아. 신맵은 그닥... 별로고. 버그는 또 왜 이렇게 많아? 갓빈 동 킹빈 동 그래줬더니... 블리자드화 된건가? 차라리 썸 때가 나은 것 같아. 사람들은 이제 케빈 동을 비난합니다.

생각해봅시다. 패치 후 버그가 케빈 동이 패치하면서부터 급증했나요? 그건 썸 때부터 많았습니다. 패치가 느린가요? 썸 때는 더 늦었어요. 밸패를 실망스럽게 했나요? 썸 때에 비하면 빛 그 자체라 말할 수 있는 수준입니다.

제가 하고 싶은 말은, 케빈 동이 현재 비난 받는 이유는 기대감 때문이라는 겁니다. 썸에 비하면 케빈 동이 훨씬 좋고, 패치도 잦으며, 밸런스도 잘 잡는 편입니다. 우리가 패치 주기가 길다고 느끼는 까닭도, 버그가 많다고 느끼는 까닭도, 밸런스 패치안이 별로라고 느끼는 까닭은 전부 기대감 때문이라는 겁니다. 썸은 이건보다 훨씬 심했지만, 그만큼 기대를 하지 않았던 데다가 이미 지나간 일이기 때문에 작게 느낄 뿐, 썸 때가 현재보다 문제점은 훨씬 많았고 심했습니다.

물론 케빈 동에게 잘못이 없다고 할 순 없습니다. 우리들을 필요 이상으로 잔뜩 기대하게 만들어서 할 필요 없는 실망을 만들어냈죠. 하지만 그것이 그가 이정도로 욕먹을 이유는 되지 않다고 생각합니다. 케빈은 기대감을 쏙 빼놓고 보면 평균 이상의 패치를 해줬습니다. 썸 시절이 다신 오지 않길 바랠 수준으로요. 지금 케빈 동 욕하고 계신 여러분들은 과연 그가 썸과 비교되어가며 욕먹어야 될 수준인지 생각해보시길 바랍니다. 장문의 글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