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뢰기 시절에 작성되었던 글이긴 한데, 갠적으론 이 글에 공감이 가서 말이죠.
제가 저격 롤백 전 당시엔 제대로 게임을 안 해서 그럴 수도 있겠지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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롤백되어도 상관없는 이유(내가 보기엔 거대상대로만 데미지 떨어뜨리면 더 좋겠지만)
를 설명하기 전에 우선 가정 하나를 한다. 유령은 소수를 뽑지 않는다는 것. 최소 1줄 이상을 보유한다.
그래야만 유령의 저격이 '쓸모'가 생기기 때문.
1)유령 뽑는 동안 생기는 병력공백기를 뭘로 해결할 건가?
행성요새? 그냥 해불선 쓰면서 메카닉도 갖추고 스카이테란도 동시에 갖추는 게 더 낫지 않나?
왜 유령하고 행성요새만 갖추나? 전형적인 입스타이고 말도 안 되는 헛소리를 하고 있다. 혼자만 자원핵 쓰고 게임하나?
테란은 영혼까지 끌어모아서 저그한테 파상공세를 펼치느라 저그가 돌리는 소수의 링링 차단할 병력도 배치할 수 없어서
지대한 건설로봇 피해를 받는 장면이 매우 빈번하다.
유령 쌓아가면서 게임해서 이길 정도면 이미 실력적으로 래더 1.5단계는 차이나는 수준인 것이다.
실제로는 테란이 저그전에서 행성요새 2개 만들어서 유지하는 것조차 벅차다.
그렇게 철벽을 쌓고 수비할 여유가 있을 정도면 이미 테란이 엄청나게 유리한 상황인 것이다.
정종현이 자날시절 괜히 정졸렬이라고 불린 게 아니다.
2)유령의 비싼 가격만큼 성능이 그렇게 뛰어날까?
뮤탈에 대해서는 분명히 뛰어날 것이다. 그러나 저격은 환류처럼 인스턴트가 아니라 텀이 있는 스킬이고
(1고기로 4유령 잡는 건 가능하지만, 1유령으로 4고기 잡았다는 소리 들어봤나?)
따라서 저격의 딜레이를 고려해 제대로 공격스킬로 쓰기 위해서는 최소 유령 3기 이상이 모여야 한다는 것을 알 수 있다.
군심 테저전에서 테란이 멀티마다 토르 1개씩 수비용으로 배치해놓고 게임하는 거 본 사람?
토르 1기보다 생산시간도 길고 가격도 더 나간다. 의료선으로 태워서 활용하려고 해도 토르는 1기만 탑승되고 태워서 내리는 순간 알아서 사정거리 내의 뮤탈을 공격하기 때문에 컨트롤이 편한 반면, 유령은 태운 뒤에 여러마리가 내리는 시간과 더불어 내리는 시간때문에 스킬을 못 쓰는 유령의 딜 손해, 그 동안 뮤탈이 도망가버리거나 아예 하차하는 유령을 하나하나 끊어먹을 수도 있다. 컨트롤이 제대로 되었을 때의 효율에 비해 수비 과정이 너무 번거롭다. 하지만 그렇게 뮤탈을 성공적으로 끊어낸다고 해서 끝나는 게 아니다.
3)결국 유령조합은 저그의 무엇에 지는가?
일반적으로 저그는 8가스를 확보하고 군락을 간 뒤에 바이오닉에게 사형선고를 내리는 울트라를 뽑고 승기를 가져간다.
하지만 테란이 유령을 섞은 병력을 가지고 있다면 굳이 울트라를 갈 필요가 없이 뮤링링 선에서 게임이 끝난다.
이는 바로 맹독충 때문. 유령은 기동성도 좋지 않고 가성비로 해병보다 낮은 딜능력을 갖고 있다.
또 충돌크기가 작아서 해병만큼 조밀하게 뭉친다. 산개하고 싶지만 스팀팩이 없어 순간 전투시에 효과적으로 산개할 수가 없는 유닛이다. 맹독충의 적지 않은 스플래쉬는 산개하지 못한 유령에 그대로 적중하며 무장갑이라는 유령의 장갑특성을 무효화시키기에 충분하다. 유령의 유일한 장점은 클로킹 능력인데, 군심에서 감시군주는 대폭 싸졌고 이동속도도 늘어났기 때문에 은폐 효과를 기대하기는 어렵다. 이미 지뢰로 인해 필수적으로 디텍팅을 확보하는 저그에게 유령이 은폐한다고 갑자기 전장의 큰 반전이 일어날 것이라 기대하기 어렵다. 전투시에 저격을 활용하는 것이 가능한가?
쉬프트 저격 예약명령을 내려놓으면 그것이 다 실행되기도 전에 이미 저그가 밀리거나 테란이 밀려서 유령 코앞에 뮤링링이 위치해있거나 둘 중 하나다. 전투시에 뮤링링 상대로 저격이 과연 효율적이겠는가?
4)자날처럼 행성요새 끼고 저격으로 수비하면서 이기는 패턴이 불가능한 이유
군심초기 마이오닉으로 인해 저그유저들의 링링을 활용하는 피지컬이 매우 상향되었기 때문이다.
맹독충에 대한 이해력도 매우 높아졌다. 군심 초기에는 맹독충으로 테란 멀티쪽 건설로봇을 견제한다는 말이 안준영 해설자의 말을 빌어 '입스타에 가까웠다'. 그러나 지금은 누구나 하는 게 링링 견제다.
자날시절에는 무감타를 가야 한다는 강박관념 때문에 어떻게든 울트라나 감염충, 무리군주같은 유닛으로 테란의 수비라인을 뚫으려 했겠지만, 지금은 어떻게 되겠나? 그냥 링링 3줄 뽑아서 들이받고 행성요새는 파편이 되어 550원과 함께 산화한다.
무리군주나 울트라보다 맹독충이 방어라인 돌파에 훨씬 효율적이다.
무리군주나 울트라는 해병불곰에게 극상성인 유닛이지, 메카닉 상대로 특화된 유닛들이 아니다.
유령운영 당시 거의 대부분 메카닉 유닛들을 쌓아놓고 유령을 활용했으므로 병력조합은 거의 메카닉이라고 봐야 할 것이다.
그렇다면 지금 군심 메카닉 경기를 볼까. 울트라? 무리군주? 그런 유닛보다 군단숙주나 뮤탈 흔들기로 승기를 가져간다.
메카닉을 상대로 무리군주나 울트라는 좋은 조합이 아니라는 뜻이다. 또한 뮤탈이나 감염충의 활용은 패치의 영향이 크지만, 맹독충은 패치된 적이 없다. 즉 과거 저그들이 유닛에 대한 이해도가 낮았던 것이다. 자날때는 감염충만 뽑아서 테란을 이긴 경기도 있을 정도니 나머지 유닛에 대한 연구가 부족한 것은 당연한 일이다.
게다가 자날시절에는 테란들이 거의 해탱으로 조합을 갖췄으니 다수 전차를 갖추기 유리하고, 바이오닉에 섞인 전차가 메카닉으로 넘어가면 주력유닛이 되기 때문에 현재 마이오닉이나 기갑토르해불선보다는 자날의 해탱 체제가 더 세미- 메카닉스러운 조합이었다고 설명할 수 있다. 테란의 갑작스런 수비 이후의 메카닉 전환과 다수 유령체제에 대한 파헤법은 그냥 수비를 못하게 계속 들이받아서 부숴버리는 아주 간단한 방법이지만, "어? 테란이 안 오니까 나도 안 가고 군락조합 갖춰야지" 하고 뮤링링이나 감염충을 이용해서 수비수비 이후 기계적으로 무감타를 갖추는 걸 미덕으로 여겼던 자날 저그들은
계속적인 파상공세를 할 생각을 하지 못했던 것에 불과한 거다.
5)자날시절 몇몇 장면에서 나온 유령의 사기적인 모습을 왜곡해서 기억하는 무뇌들
유령이 쓰였던 경기들을 찾아서 다시 보길 바란다. 테란 수준이나 저그 수준이나 현재 기준으로 보면 기가 찰 것이다.
저그가 어지간히 못했거나, 테란이 너무 잘해서 이미 기울어버린 경기를 질질 끌면서 행요 박고 장기전 끌고 가서 유령으로 관광보낸 것을, 마치 팽팽한 상황에서 유령때문에 다 졌다고 착각하는 것이다.
6)좁은 길목이 많았던 과거 맵들
금속도시, 대도시같이 행요 1~2개 지으면 반땅 그어지고 자원 안전하게 빨아먹을 수 있는 맵에서나 그런 수비적 플레이가 먹히지, 요즘 래더맵들에선 그런 거 안 통한다. 이리 치이고 저리 치이고 열심히 치이다가 수습도 못하고 무력하게 패배하겠지.
한 마디로, 착각하지 말라는 거다.
자날시절 유령의 역사는 맵빨, 자날 유닛빨, 저그들의 유닛 이해도 바닥이라는 3박자가 만나서 탄생한 헤프닝에 불과한 것이다.
군심에서 해탱이 안 쓰이는 것만 고려해도 유령으로 넘어가는 게 왜 불가능한지는 뻔한 거고
자날 시절에 무장갑 유령한테 데미지 15인가? 말 그대로 조루데미지밖에 못 주면서 저격에 녹아나던 울레기도 아니지 이제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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