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메이드 폭스 프로게임단
위메이드 폭스의 해체설이 다시 번지기 시작했다. 이번에는 서수길 대표 퇴사와 함께 맞물려 이전보다 더욱 구체적인 모양새를 띠고 있다.
21일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위메이드엔터테인먼트(대표 박관호)는 현재 운영중인 e스포츠 프로 게임단 `위메이드 폭스` 소속 선수들과의 연봉계약 만료시점인 오는 8월까지만 운영하고 지난해 이스트로가 밟았던 팀 해체 수순을 밟을 것으로 전망된다. 폭스 내부 관계자들 역시 8월 이후를 염두에 두고 움직이고 있다는 전언이다.
■ 창단 주역 잇단 퇴사로 인한 해체 수순
폭스 해체가 수면 위로 떠오른 배경에는 현 공동 대표인 서수길 대표의 퇴직과 무관하지 않다. 서 대표 취임 후 위메이드 알리기의 일환으로 프로게임단을 창단했고 그래텍에서 근무하던 김영화 이사를 영입, 게임단의 단장으로 앉히기도 했다.
하지만 서 대표의 퇴직이 기정사실화됐고, 김영화 단장 역시 7월 퇴직할 것으로 알려지면서 폭스 해체설에 무게가 실리고 있다.
또 그간 게임단의 홍보 역할에 큰 점수를 부여하던 회사 입장 역시 개발에 집중하도록 역량을 모으며 폭스 홍보 비중을 줄이고 있다. 지난 2007년 창단 이후 이렇다할 성적도 올리지 못했고 이윤열 등 스타 플레이어들도 떠난 상황으로 당연한 결과였다.
■ 해체 시 비판 거셀 듯
그렇다고 해서 위메이드가 쉽게 해체를 결정할 수 있는 상황은 아니다. 창단을 주도했던 대표가 퇴직을 한다고 해서 가지치기 식으로 게임단을 해체할 경우 비판의 여론을 피할수 없기 때문이다.
당연하지만 e스포츠 산업계에서 해체를 적극적으로 말리는 것도 부담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 지난해 2개 게임단이 줄어든 상황에서 위메이드 폭스마저 사라진다면 e스포츠 시장에 큰 타격이 아닐 수 없다.
이스트로처럼 회사 경영이 위태로운 상황도 아니고 온게임넷처럼 회사가 M&A 과정을 거친 것도 아니기 때문에 해체 명분이 약하다는 지적이다.
지난 2007년 위메이드는 하나은행과의 경쟁에서 어렵게 승리한 뒤 게임단을 창단했다. 당시 위메이드는 “전세계를 리드하는 한국 콘텐츠 산업으로 온라인 게임과 e스포츠”라며 e스포츠 발전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위메이드 폭스를 해체할 경우 e스포츠 발전은커녕 궁지에 몰린 e스포츠 산업을 벼랑끝으로 몰아넣았다는 비판을 감수해야 할 것이란 게 e스포츠 산업계 및 팬들의 생각이란 전언이다.
■ 세 번째 해체설, 과연?
위메이드의 해체설이 떠오른 것은 비단 이번뿐만이 아니다. 지난 2008년 협회 회장사 자리를 놓고 SK텔레콤과 경쟁을 하던 중 김영화 단장이 “해체도 불사하겠다”고 발언해 처음 해체설이 떠올랐다.
또 올해 1월 카운터 스트라이크 게임단의 연봉 계약 만료 후 해체 수순을 밟으며 스타크래프트 게임단 역시 해체될 것이라는 설이 떠오른 바 있다. 하지만 해체설이 나올 때마다 위메이드는 “사실무근”이라고 밝혔다.
위메이드 폭스 관계자는 “게임단 해체설에 대해서 듣기는 했지만 워낙 말이 많은 상황이었기 때문에 루머에 일일이 답할 필요는 없을 것으로 생각한다”고 말했다.
위메이드 폭스는 앞으로 2달 동안의 계약기간이 남아있다. 이 기간 동안 회사 측이 전향적인 자세로 나올지, 아니면 서수길 대표와 함께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지에 e스포츠 팬들의 눈과 귀가 집중될 것으로 예상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