69000

이제 이 숫자 들어간 제목도 슬슬 지겹습니다.

논쟁이 종결되리란 기대는 포럼 게시판에서 몇몇 글 읽고 댓글도 달아보고 해서, 전혀 안 합니다만

아래 전직 게임 개발자 분이 쓰신 글에도 밑도 끝도 없이 '비싸다'는 댓글 달리는 거 보고

흥분을 했는지 싶기도 하고, 할 말은 해야겠다 싶기도 해서 글 씁니다.

게임은 분명 문화 컨텐츠입니다.

한 가지 문화 컨텐츠를 만드는 데 얼마나 많은 사람들의 얼마나 큰 노력이 들어가는지,

여러 문화 컨텐츠를 향유하기만 하는 일반 대중의 입장이 알기가 쉽진 않습니다...만.

그 일반 대중이 문화적인 의식이 있는 사람들이고 자신의 경제적인 가치들을 쓰는 방법을 안다면

제가 볼 땐 가격이 비싸다라는 말 자체가 필요가 없습니다.

문화를 소비하는 방식, 간단합니다.

자신의 돈을 자신의 만족도로 바꾸는 겁니다.

외식 문화도 그렇고, 음악이라거나 영화,  요즘은 운동 하나를 즐겨도, 클럽에 가서 춤을 추더라도 돈이 듭니다.

그 교환 방식은 절대 일방적인 게 아닙니다.

무조건 컨텐츠를 제공하는 쪽이 가격을 정하고, 소비자가 넙죽넙죽 사대는 게 아니라

제공하는 쪽도 소비하는 쪽도 나름의 기준에서 선택을 하는 과정에서

서로의 기준이 일치점을 갖는 때에 가격이 정해지는 거죠.

영화 1번 보는 거, 대략 1인당 만원입니다. 

연극 뮤지컬은 더 비싸고, 음악 콘서트는 그보다도 더 비쌉니다. 1회에요.

(놀이공원 한번 가는 것도 그렇네요.)

하지만 사람들이 군말없이 줄기차게 보러 가는 이유는 

첫째는 감동이 있기 때문이고 때론 나름의 재미가 있기 때문이겠죠. 

둘째는 그것들을 만들어 내고, 완벽한 연기나 공연을 위한/ 공연자들을 뒷받침하기 위한 문화 제공자들의 노력을

인정한다는 의미도 있습니다.

스타2 하시면서, 많은 감정들을 느끼셨을 겁니다. GSL을 보면서도요.

재미도 있었을 거고, 치열한 명 경기에선 감동도 받았을 수 있고.

좋아하는 게이머가 생기면서 손에 땀을 쥐고 응원도 해 보고.

전략이 제대로 먹혔을 때나, 연패로 좌절하다가 급작스레 게임이 잘 풀리면서 느끼는 희열도 느껴보셨을 것 같네요.

그 모든 과정에 대한 대가로 69000이 지불된다는 거, 전 비싸다고 생각치 않습니다.

싸다고도 생각하지 않습니다. 제가 느끼기에 저는 딱 합당한 대가를 지불하고,

그에 대한 만족감을 얻고 있는 것이기 때문입니다.

게임을 만드는 과정에서, 그리고 계속해서 운영해 나가느라 노력하는 사람들을 인정하기 때문이기도 하구요.

사실 이미 정액제로 한달을 계속 끊었어도 약 6~7만원이 되었을 시점이고

게임을 구매하신 분들도 6~7만원의 소비를 하셨을 겁니다. 그런데,

정말 그동안 그렇게 하나도 재미가 없었고 짜증만 났다면

미리 가격이 정해져 있었던 경우인데다, 과대 광고도 그다지 하지 않았고, 

무려 패키지 게임으로서 유례 없는 '무료 테스트 기간'으로

게임을 체험할 충분한 기회와 시간까지 있었는데,

- 심지어는 지금도 있습니다, PC방에 가봐도 되고 웹서핑을 해도 되고 1일 결제를 해도 되죠.

솔직히 이건 아 게임 비싸다 비싸다 하며 남 탓 할 일은 아니라고 봅니다.

자신의 어리석은 상품 구매 자세를 탓해야죠.

옳은 말이긴한데 저도 이 부분에 대해서 한참 이야기해본결과
의견이 좁혀질 수가 없는 부분이더군요. 괜히 싸움만 하게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