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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자 | 김노숙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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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작성일 | 2009-10-16 14:19:44 KST | 조회 | 2,084 |
| 제목 |
운수 좋은 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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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현수는
연해 코를 들여마시며,
"오늘 우천 취소라네." "뭐, 경기가 취소된다니, 언제"
"이놈아 언제는. 오늘이지."
"예끼 ME친놈, 거짓말 말아."
"거짓말은 왜, 참말로 취소라네…… 참말로. 우천 취소될 날 내가 홈런을 치다니, 내가 죽일 놈이야 죽일 놈이야."
하고 김현수는 엉엉 소리 내어 운다.
원석은 흥이 조금 깨어지는 얼굴로,
"원 이사람아 참말을 하나, 거짓말을 하나. 그러면 덕아웃으로 가세, 가."
하고 우는 이의 팔을 잡아당기었다.
원석의 끄는 손을 뿌리치더니 김현수는 눈물이 글썽글썽한 눈으로 싱그레 웃는다.
"우천 취소는 얼어죽을."
하고 득의 양양.
"취소는 왠 취소야. 비가 그치고만 있단다. 그 오라질 방수포가 문제지. 인제 나한테 속았다."
하고 어린애 모양으로 손뼉을 치며 웃는다.
"이 사람이 정말 미쳤단 말인가. 나도 오늘 비가 5~6mm온다는 말은 들었었는데."
하고 원석이도 어떤 불안을 느끼는 듯이 김현수에게 또 돌아가라고 권하였다.
"안 취소됐어, 안 취소되었대도 그래."
김현수는 홧증을 내며 확신있게 소리를 질렀으되 그 소리엔 취소가 안될 것을 믿으려고 애쓰는 가락이 있었다. 궂은 비는 의연히 추적추적 내린다.
(중략)
"이 방수포! 이 방수포! 왜 똑바루 펴지질 못하고 1, 2루만 덮느냐, 응"
하는 말끝엔 목이 메이었다. 그러자 산 기계의 눈에서 떨어진 닭똥 같은 눈물이 임의수정의 뻣뻣한 그라운드를 어룽어룽 적시었다. 문득 김현수는 미친 듯이 제 얼굴을 홈런을 친 방망이에 한데 비벼대며 중얼거렸다.
"홈런을 쳐 놓았는데 왜 경기를 못하니, 왜 경기를 못하니……괴상하게도 오늘은 운수가 좋더니만…"
출처 : 엘지트윈스 갤러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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