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만우절 거짓말' 앞으로는 처벌받는다
【서울=뉴시스】
고등학교 교사 ㄱ씨는 4월 1일만 되면 잔뜩 긴장하게 된다. 그의 제자들이 어떤 거짓말로 그를 골탕먹일지 모르기 때문이다. 작년에는 반이 통째로 바뀐 적도 있었다. 학생들이 수업시간에 단체로 반을 바꿔 앉은 것이다.
앞으로는 이러한 '만우절 거짓말'이 사라질 것 같다. 최근 정부에서 "거짓말 때문에 4월 1일 하루동안 업무 효율이 크게 떨어진다"며, '만우절 거짓말'을 금지하도록 결정했기 때문이다. 이동관 청와대 대변인은 지난 24일 기자회견을 열고 "올해도 어김없이 만우절은 다가오지만, '만우절 거짓말' 때문에 저하되는 업무 효율에 대해서는 모두 침묵하고 있다"면서, "앞으로는 '만우절 거짓말'을 할 수 없도록 정부 차원에서 금지하고 나설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청와대는 '만우절 거짓말 금지 법안'을, 총선 이후 구성되는 18대 국회에 상정할 예정이다. 금지 법안에는, 만우절에 거짓말을 하여 업무 효율에 심각한 저하를 초래할 경우 최하 100만원의 벌금형에 처하도록 되어있다.
이를 놓고 누리꾼 사이에서 찬반 양론이 날카롭게 맞서고 있다. 아이디 skrtlrns77은 "만우절 때문에 큰 피해를 본 일이 있다"며 금지법안에 찬성하는 입장을 밝혔다. 반면 아이디 rkdxorhd은 "큰 피해를 입히기 위해 사기를 치는 것도 아닌데 이런 사소한 것까지 금지한다면 정부가 너무 독선적으로 나가는 것"이라며 반대 입장을 밝혔다. 어떤 누리꾼은 정부의 정책을 정면으로 비판하는 손수제작물(UCC)을 올려 높은 조회수를 기록하기도 했다.
이명박 대통령은 취임 전부터 '전봇대를 뽑아야 한다'라며, 강한 실용주의 노선을 채택해 왔다. 마찬가지로 실용주의 노선의 연장선상에 있는 '만우절 거짓말 금지법'이 시민들에게 어떤 반응을 얻을지, 그리고 다가오는 총선에는 어떤 영향을 미칠지 귀추가 주목된다.
강대곤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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