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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영웅킬의제왕
작성일 2007-09-15 13:28:42 KST 조회 1,661
제목
홍진호전
디시 스갤에서 묻혀있던걸 각색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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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건 홍진호가 아마추어였을 적의 이야기이다.



홍진호는 묵적골(墨翟洞)에 살았다.



곧장 남산(南山) 밑에 닿으면, 우물 위에 오래 된 은행나무가 서 있고, 은행나무를 향하여 사립문이 열렸는데, 두어 칸 초가는 비바람을 막지 못할 정도였다.



그러나 홍진호는 스타만 좋아하고, 그의 처가 근근히 피시방 알바를 해서 입에 풀칠을 했다.



하루는 그 처가 몹시 배가 고파서 울음 섞인 소리로 말했다.



"당신은 평생 취직을 하지 않으니, 게임을 해서 무엇합니까?“



홍진호는 웃으며 대답했다.



“나는 아직 저그를 익숙히 하지 못하였소.”



“그럼 커리지 매치에는 안 나가시나요?"



"내가 경기 전날만 되면 육회 먹고 설사하는데 어떻게 대회에 나가겠소?"



"그럼 군대는 안가시나요?"



“내가 속이 더럽게 좁은데 어찌 [임] 밑에서 졸병 노릇을 하겠소?"



처는 왈칵 성을 내며 소리쳤다.



"밤낮으로 스타만 붙잡더니 기껏 '어찌하오' 소리만 배웠단 말씀이오? 대회도 못나간다,



군대도 못간다고 하면, 그럼 누구처럼 가정부 노릇도 못 하시나요?"



홍진호는 마우스를 놓고 일어나면서,



"아깝다. 내가 당초 저그본좌가 되기로 십 년을 기약했는데... 인제 칠 년인걸......"



하고 휙 문 밖으로 나가 버렸다.



홍진호는 거리에 서로 알 만한 사람이 없었다. 바로 서울로 올라가 메가웹에서 박순희 한명을 붙들고 물었다.



"뮤탈 컨트롤을 제일 잘하는 저그가 누구요?"



"아마 MBC 게임단의 박성준일 겁니다."



홍진호는 당장 박성준을 찾아갔다.



"내가 프로게임단에 들어가고자 하는데 아직 뮤탈 컨트롤이 부족하니, 리플레이를 뀌어 주시기 바랍니다."



박성준은



"그러시오."



하고 당장 뮤탈 컨트롤에 관한 리플레이를 모두 내주었다.



홍진호는 감사하다는 인사도 없이 가 버렸다. 주위의 연습생들이 홍진호를 보니 거지였다.



실띠의 술이 빠져 너덜너덜하고, 갖신의 뒷굽이 자빠졌으며, 쭈그러진 갓에 허름한 도포를 걸치고, 코에서 맑은 콧물이 흘렀다.



박성준이 전력이 노출될 수도 있는 리플레이를 선뜻 주자 모두들 의아해했다. 홍진호가 나가자, 모두들 어리둥절해서 물었다.



“저이를 아시나요?”



“모르지.”

"아니, 저자의 모습을 보아하니 영락없는 공방양민인데, 이제 하루 아침에 리플을 그냥 내던져 버리고 성명도 묻지 않으시다니. 대체 무슨 영문인가요?"



"이건 너희들이 알 바 아니다. 대체로 프로게이머를 지망하는 자는 스타리그 우승을 목표로 하기 마련이다.



그러나 내가 그를 유심히 관찰해 보니, 행색은 허술하지만, 말이 간단하고, 눈을 오만하게 뜨며,



3연속 벙커링의 사기성을 알면서도 저그로 플레이하고 있는 것으로 보아, 만년 준우승만 하고도 충분히 만족할 사람이다.



그런 자가 굳이 프로게임단에 들어간다니 그 뜻이 범상치 않을 것이매, 나 또한 그를 시험해 보려는 것이다.



안 주면 모르되, 기왕 내 줄 거라면 성명은 물어 무엇을 하겠느냐?"




과연 홍진호는 박성준의 리플레이를 철저히 분석하자, 얼마 안되어 순식간에 스타리그와 프로리그를 휩쓸었다.



그는 우승상금 백만 냥으로 전국의 저그유저들을 불러모아 강의를 하였다.



그가 저그 유저들을 몽땅 쓸어 가서 밸런스 문제로 시끄러운 일이 없었다.



"이제부터 너희들은 내 가르침을 바탕으로 진정한 저그본좌로 거듭나거라.



중요한 것은 테란이 가까우면 벙커링, 멀면 더블커맨드를 한다는 것에 주의하고,



아무리 유리해도 드론은 절대 한부대 이상 뽑지 말 것이며,



뮤탈 컨트롤을 할때는 꼭 노킬 투다이를 시전하도록 하라."



홍진호는 자신이 불러모은 선수들로 팀을 꾸려 마침내 그랜드 파이널까지 우승했다.



"노킬 투다이를 하는 수준으로도 G.P(그랜드 파이날)까지 우승할 수 있다니, 우리나라 스타판의 실상을 알 만하구나."



한편, 박성준은 본래 CJ의 마재윤과 잘 아는 사이였다.



마재윤이 김택용을 상대로 연패를 거듭하자 하루는 박성준에게



혹시 진정한 저그 고수를 알고 있는가를 물었다. 박성준이 홍진호의 이야기를 하였더니,



마재윤은 깜짝 놀라면서,



"기이하다. 그게 정말인가? 그의 이름이 무엇이라 하던가?"



"소인이 3년이 지나도록 그분의 방송경기만 수백 개를 보았지만 여태껏 이름도 모르옵니다."



"그인 이인(異人)이야. 자네와 같이 가 보세."



마재윤은 홍진호를 찾아가 어떻게 하면 온게임넷에서 우승할 수 있는지 물었다.



"너는 지금 곰티비 결승 전적이 어떻게 되는가?"



"0승 3패요."



"그렇다면 너는 사상최초로 토스에게 떡실신당한 저그로군. 종족을 테란으로 바꿔볼 생각은 없느냐?"



마재윤이 박태민과의 일전을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제이(第二)의 계책을 듣고자 하옵니다." 했다.



홍진호는 말을 이었다.



"그럼 그냥 양민저그로 만족하면서 이벤트전이나 뛰어볼 생각은 없느냐?"



마재윤은 또 머리를 숙이고 한참을 생각하더니,



"어렵습니다."

했다.



"이것도 어렵다, 저것도 어렵다 하면 도대체 어떤 일을 하겠느냐? 가장 쉬운 방법이 있는데,

네가 능히 할 수 있겠느냐?"



"말씀을 듣고자 하옵니다."



"무릇, 그대가 김택용에게 연패하는 것은 소수병력으로 적의 대부대를 막는 법을 배우지 못했기 때문이다.



나는 단한기의 럴커와 디파일러만으로도 탱크 2부대를 막는 법을 알고 있다. 이를 터득한다면



잘하면 '많이 녹슬었군' 이라고 상대를 비웃어줄 수 있을 것이고, 못해도 OME 소리는 듣지 않을 것이다."



마재윤은 힘없이 말했다.



"다크스웜은 토스 상대로 별 효과도 없는데, 그것만으로 누가 김택용 선수를 이기려 하겠습니까?"



홍진호는 크게 꾸짖어 말했다.



"소위 프로게이머란 것들이 무엇이란 말이냐? 고정관념에 틀어박힌 채로 자칭 저그본좌라 뽐내다니 이런 어리석을 데가 있느냐?



내가 세가지 계책을 들어 말하였는데, 너는 한 가지도 행하지 못한다면서 그러고도 김택용을 이기겠다 하겠는가?



네가 저그 본좌라는 게 참으로 이렇단 말이냐? 너같은 자는 마땅히 천벌을 받아야 할 것이다."



그러면서 콩댄스를 추기 시작했다.



그 해괴한 모습에 마재윤은 놀라서 일어나 급히 뒷문으로 뛰쳐나가 도망쳐서 돌아갔다.



다음날 마재윤이 홍진호의 집을 다시 방문하니, 집은 텅 비어 있고, 홍진호는 간 곳이 없었다.



방에는 '내가 속이 더럽게 안좋은 건가...'는 글귀와 함께 먹다남은 육회와 설사약만 덩그러니 남아 있을 뿐이었다.



http://gall.dcinside.com/list.php?id=starcraft&no=1264614&page=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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