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콜라는없나요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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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3-14 15:46:21 KST | 조회 | 7,634 |
제목 |
(스압,完)김대엽vs변현우 IEM 8강 1Set-D 분석(토스위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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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의하실 점
1. 본 글은 1Set의 후반부를 주로 다루고 있습니다.
김대엽 선수의 플레이 위주로 보고 있지만
변현우 선수에 관해서도 종종 짚고 넘어갈 예정입니다.
2. 거의 1주일에 걸쳐서 4편을 연재하다보니
전편의 내용들을 다 기억하긴 힘들겁니다.
그러므로 위의 좌표로 가볍게 훑고 오시는 걸 권장합니다.
3. 난이도는 4편 중에 가장 쉽고, 내용도 가볍습니다.
아무래도 전편들에 이어서 어려운 내용을 넣기엔 유저분들에게 외면당할 가능성도 높았고
후반부이니 만큼 경기에 영향을 미칠 만한 여러 요소들도 이미 분석된 상황이기 때문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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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차례에 걸쳐 적 병력을 궤멸시켰음에도 불구하고
여전의 테란의 병력은 여전히 강대한 편입니다(92vs112).
자원적인 측면에서 토스의 쿼터플은 11:10에 완성되었으나 탐사정이 몇 기 붙지도 않은 상황이고
테란의 본진,앞마당이 서서히 말라가고 있지만 토스도 마찬가지였기 때문이죠.
시간이 조금만 더 주어진다면 쿼터플의 힘으로 조합을 갖추겠지만
현재는 테란이 주는 압박때문에 사이오닉 폭풍업도 누르지 못하고 병력을 찍어내기에 바쁜 모습입니다.
그런데 여기서 김대엽은 사도 10기는 빼는 모험수를 둡니다.
12불곰 16해병 9지뢰 4해방선 4의료선이 트리플을 두들기기 직전이라
앞에서 탱킹을 해줄 사도가 절실하게 필요한 상황인데
그 중 절반 이상을 빼내서 견제로 돌린겁니다.
괜히 외국 해설이 'scare'이라는 표현을 쓰며 걱정하는게 아니라는거죠.
게다가 변현우가 눈치만 챘다면 대응당할 여지도 있었습니다.
이미 11분대 초반부터 병영과 군공의 집결 지점은 본진 입구 부근으로 설정되어 있었고
토스 트리플 지역에 뿌려진 스캔으로 사도 숫자를 확인했을 가능성도 충분했습니다.
그렇다면 보급고를 닫아버리고 추가 병력을 트리플에 모아둔다음 10사도를 전멸시킨 연후에
본군과 합세하여 22업의 위엄을 보여주면 되는 상황입니다.
하지만 토스에게 다행히도 그런 일은 없었습니다.
일단 사도를 들키지 않게 우회시키는데엔 성공했습니다만
본대간의 전투에서 패배한다면 의미 없는 일입니다.
또한 사도 특공대도 어느 곳으로 가느냐에 따라
그 성과가 크게 달라지는 상황입니다.
그렇게 12:00을 전후하여 전투가 벌어집니다.
결과적으로 토스의 본대는 테란의 공세를 막아내었고
토스의 우회 병력들은 테란에게 큰 피해를 입히는데 성공합니다.
그렇다면 왜 이런일이 벌어졌을까요?
첫째, 효과적으로 양면 공격이 행해졌기 때문입니다.
우회 병력이 테란 트리플 지역에 잠입하는 동안
본대 병력은 잠시 위치를 조정하고 있던 해방선 2기를 보고 바로 달라들고 있지요.
당연히 테란은 그에 맞서 요격하고 있으며 여기에 집중해야만 하는 상황입니다.
그런데 10기나 되는 사도들이 이렇게 중요한 순간에 트리플 지역을 두들기고 있습니다.
멀티테스킹 컨트롤이라는 말이 있지만
그 실상을 자세히 들여다보면
'동시에'가 아니라 '순차적으로' 여러 곳을 통제하고 조정하는 작업이라고 볼 수 있습니다.
그렇기에 제 아무리 변현우라고 해도 본대 병력을 통솔하면서 건설로봇을 빼내는 행위를
같은 시각에 해낼 수는 없습니다.
게다가 선택과 집중을 통해 운영을 해야 하는 법인데
당연히 제일 중요한 본대 간의 전투에 우선 순위를 두고 관심을 쏟아야 하는 형편에서
적의 우회 병력을 눈치채는데 걸리는 시간도 적지 않을테고
이로 인해 반응 속도 역시 느릴 수밖에 없습니다.
이러한 동시다발적인 양면 공격을 잘못 시행할 경우
축차 투입이 되어버리고 차례대로 격멸되면서 그대로 게임이 기울게 되는 만큼
그 타이밍과 병력 배분 등에 신경을 써야 합니다.
이에 대한 자세한 글은 따로 쓸 생각입니다.
둘째, 토스는 훌륭한 전투를 해냈고, 테란은 그렇지 못했습니다.
결국 위의 양면공격과도 이어지는 부분입니다.
토스는 우회 병력컨을 미리 지정해놓고 정면 공격에 신경썼지만
테란은 정면에도 신경쓰고 이미 피해를 보고 있는 후방도 관리하는 등 정신이 없었으니깐요.
그렇다고 해도 저렇게 다수의 지뢰를 뒤에 매설해둔채
해방선만 먼저 앞으로 진격시켜서 2기를 쉽게 내주게 되는 모습이나
파수기 점사가 되지 않아서 토스 병력들이 튼튼하게 버티고 있는 장면들을 생각해본다면
테란 입장에서 아쉬운 전투임은 분명합니다.
반면에 김대엽은 예언자를 아직도 살리면서 계시를 꾸준히 쓰고 있다는 점,
저렇게 조금 앞으로 빠져나온 해방선 2기를
점멸도 되지 않은 추적자로 빠르게 정리하고
지뢰대박을 허용하지 않고 있다는 점 등을 감안한다면
굉장히 뛰어난 전투를 펼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그외로 22업 타이밍을 맞추지 못한 것도 아쉬운 결과에 영향을 미쳤다고 할 수 있습니다.
(테란 지상공2업->12:13완성, 테란 지상방2업->12:18완성)
그렇게 10사도에 의해 정신없이 일꾼을 털리다보니
남은 일꾼은 단 28기입니다.
자원 채취율은 3자리수로 추락해버렸고
사라져버린 건설로봇 '25'기라는 숫자는
테란의 멘탈을 흔들만큼 엄청납니다.
김대엽은 그 틈을 놓치지 않고 트리플 부근의 테란 병력들을 정리해냅니다.
어차피 테란의 후속 병력들은 10사도를 쫓아다니기에도 바쁜 상황이기에
모은 만큼 모은 지금의 병력으로 충분히 걷어낼만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방2업과 점멸업이 때마침 끝난 것도 이런 결정에 힘을 실어주고 있습니다.
(토스 지상방2업->12:18완성, 토스 점멸업->12:26완성)
뛰어난 지뢰 점사에도 불구하고 워낙 지뢰밭이다보니
지뢰 3방이 적극적으로 대쉬하는 토스병력에 적중하였고
테란도 전멸하는 사태를 면하여 어느 정도 교환하는 구도를 만들어냈습니다.
사도 2기를 보내는 등 테란의 발목을 붙잡기 위해 애쓰고 있는 모습입니다.
왜 이런 행위를 하고 있느냐면...
토스의 쿼터플도 제대로 돌아가던 상황이 아니었기 때문입니다.
워낙에 급박한 상황에 처하다 보니
탐사정을 옮겨주는 행위도 조금 늦었고
그에 따라 12:55인데도 쿼터플에 단 8기의 탐사정만이 보이는 상황입니다.
(완성시점 11:10)
심한 병력소모 + 적 일꾼 다수 살상 이라는 요소로 인해
토스는 시간이 조금 더 필요합니다.
반면에 테란은 굉장히 급박한 상황입니다.
당장은 3궤사 지게로봇의 힘으로 어떻게든 짜낼 자원을 마련하고 있지만
시간이 조금만 흐르게 된다면 불멸자와 공허포격기(13:07생산개시)가 쌓여가고 방3업까지 완성되게 됩니다.
하지만 김대엽은 12:00을 전후한 양면 공격에 이어
이번 러쉬 역시 효과적으로 막아냅니다.
분명, 짜내서 모은 22업 테란 병력들은 많이 소모되어 있었던 토스 병력에게 위협적이었고
수호방패도 존재하지 않았기에 녹아나가는 속도도 굉장히 빨랐지만
적절히 사용되는 계시(아직도 처음 뽑은 예언자가 죽지 않은 상태입니다)
광자과충전(해불병력이 덮치지 못하도록 지원 사격용으로 시전되었습니다)
그리고 너무 후방에 배치된 지뢰 때문에
겨우겨우 수비선을 형성하는데 성공합니다.
그 사이 별동대는 트리플 지역을 또다시 타격하고 있었으며
테란의 방2업에 효과가 반감되기는 하였어도 11기의 일꾼이 추가로 잡아내는 성과를 거둡니다.
그 와중에 13:27에 보이고 있는 화염차는
변현우가 얼마나 흔들리면서 플레이하고 있었는지를 보여주는 좋은 증거품입니다.
이제 게임이 기운게 눈에 보입니다.
자원 채취율이 절반 이하로 추락해버렸고
저렇게 단단하게 진영을 갖춘 토스 병력에 들이대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나마 믿을 건 여기있는 한 방 병력 뿐이고
다수의 지뢰가 섞여있기 때문에
토스가 무리하게 덮쳐주기를 바랄겁니다.
하지만 김대엽은 승기에 취해 그렇게 무모한 선택을 하는 평범한 토스가 아닙니다.
시간만 벌 수 있다면 승리할 수 있는 조건이 완비되어가고 있는데
굳이 들어갈 이유가 없다는 냉정한 판단이 서 있기 때문이지요.
테란은 어떻게든 지뢰밭으로 꾀어내려 하지만
토스가 걸려들지 않습니다.
저렇게 계시를 꾸준히 쓰면서 버티기 모드에 들어간 모습입니다.
그리고 여유가 조금 생겼다 싶으니까 6사도 돌리기로 또다시 시간을 벌고 있습니다.
테란 입장에서는 아까운 시간이 계속 흐르는 셈이죠.
이렇게 어쩔 수 없이 퇴각하는 테란 병력과 함께 마지막 희망도 사라졌습니다.
이젠 김대엽 선수의 조합된 병력이 승리를 향해 전진하는 일만 남았죠.
드디어 토스의 병력이 테란의 병력수를 상회하는 지경에까지 이르렀습니다.
미래를 위한 업그레이드 진행 상황도 토스에게 더욱 웃어주는 상황이며
(지상방3업->15:12완성, 사이오닉 폭풍->15:47완성)
치료도 제대로 되지 않고 유령의 지원도 없는 테란 병력들은
이제 힘겨운 싸움을 벌여야만 합니다.
그래도 어쩌겠습니까?
미래가 없는 테란은 공격밖에 할 게 없습니다.
그리고 그 결과는 이제 명확합니다.
2집정관 3공허 4멸자 그외 다수 사도-추적자-파수기(역장,수방)에 계시까지 쓰인
완벽한 토스의 병력 운용은 빈틈을 허용하지 않았고
3단계까지 업그레이드 된 방어력은 수방과 시너지 효과를 내면서 단단한 방패를 형성했습니다.
이렇게 토스는 질 수 없는 상황까지 만드는데 성공합니다.
조금 아쉬운게 있다면 분광기를 뽑지 않았다는 점 정도이나
워낙에 병력차가 많이 나는 상황이라 그리 문제되지 않고 있습니다.
의료선 1기를 돌려서 16:00에야 견제를 시도하지만 이미 너무 늦은 상태입니다.
게다가 김대엽은 이렇게 질 수 없는 상황에서도 방심하지 않고
사도를 4기지에 미리 소환하여 적의 견제에 대비하는 모습을 보여줍니다.
적의 양면 공격을 버티지 못하고 건설로봇을 다수 잃었던 대가는 큽니다.
자원 채취도 결국 넓은 의미에서 보급의 범주에 들어가지요.
이렇게 물자를 공급해야 할 일꾼들이 사라지면서 보급이 끊기고
전방의 병력들이 분전하였지만 결국 토스의 물량공세 앞에 무릎을 꿇는 모습입니다.
가난한 테란국에 공짜로 지원을 와줄 병력은 아무도 없습니다.
모든 지표가 토스에게 웃어주는 상황.
진영을 갖춘 막강한 병력들이 사이오닉 폭풍까지 써 가면서
테란의 병력들을 갈아버립니다.
거의 방어에만 전념하면서 견제에 의존했고
본대 병력이 적 기지까지 타격하는건 이번이 2번째입니다.
하지만 3번째는 없을듯한 상황입니다.
(참고로 예언자는 경기가 끝나가는 이 순간까지도 살아 있었습니다)
그렇게 변현우 선수의 gg로 16분 29초에 걸친 1Set가 끝나게 됩니다.
치열한 공방전이 펼쳐졌고 그 와중에 승리를 챙겨간 것은 김대엽 선수였지만
변현우 선수 역시 미칠듯한 공격력으로 깊은 인상을 남겼죠.
두 선수 모두에게 박수를 보내고픈 경기였습니다.
@후기
1. 분량과 깊이를 적절하게 배분하지 못한 점이 아쉽습니다.
체감상으로는 3>>>>2>1>4편 순인데
욕심이 생기면서 분량이 증폭되는 현상이 많이 나타났습니다.
2. 17분도 안되는 경기 하나에 4편이나 되는 장문의 글을 쓴 데에는 이유가 있습니다.
대략 20~30분 정도 투자해서 요점 몇 개 집어내고 분석글을 써도
아마 충분히 괜찮은 글이 되긴 할 겁니다.
이곳을 지나치는 여러 분들도 쉽게 이해하며 넘어갈 수 있을테고
저 또한 머리를 싸매면서 시간을 많이 소비하는 일도 없었을겁니다.
하지만 이번 경기를 보면서 도저히 그렇게 할 수가 없었습니다.
(김대엽이 3:1로 승리한 후, 두 선수의 모습)
GG가 나오자 눈을 감고 목을 뒤로 젖히면서 숨을 고르는 김대엽 선수
그리고 아쉽게 패하고 나서 펑펑 울고 있는 변현우 선수
두 선수 모두 최선을 다해서 경기에 임했고 그에 걸맞는 경기력으로 팬들에게 보답했으며,
끝난 후 그들의 모습은 감동과 안쓰러움을 동시에 느낄 수 있을 정도로 진한 여운을 남겼습니다.
화면에 뜨는 승리 하나만을 위해
잠을 줄이고 졸려오는 눈을 비비며 상대의 빌드를 분석하고
수백수천 경기를 하며 혹사당하던 손목의 고통을 인내하면서
이렇게 멋진 경기를 보여준겁니다.
어떻게 이런 경기를 보고 가볍게 넘어갈 수 있을까요?
저는 도저히 그럴 수가 없었습니다.
비록 능력은 부족하지만 분석가로서 최선을 다해 이 경기를 글로 남기고 싶었습니다.
아마 시간이 흐르게 되면 이 경기도 다른 경기들에 묻혀, 사람들의 기억속에서 사라질 것이고
그때의 추억도 바래가면서 잊혀져 갈 겁니다.
하지만 정보란 한 칸에 혹은 다른 어느 이름 모를 장소에 이 글이 살아남아
간혹 그 곳을 드나드는 나그네를 만나 볕을 보게 되는 날이 있다면
그 때 그 경기와 여러 가락의 감정들도 되살릴 수 있는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물론 찾을 만한 가치가 있도록 다양한 정보들로 무장해야겠지요.
그러한 연유로 저는 이렇게 긴 글을 작성하였습니다.
멍청한 머리를 쥐어짜면서 고뇌와 번민도 많이 하였지만
치열한 경쟁을 하는 선수보다야 훨씬 편하겠지요.
제 글은 여기까지입니다.
그 동안 일련의 글들을 읽어주시고 격려해주신 많은 분들께 감사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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