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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아제라테스
작성일 2014-04-06 20:16:13 KST 조회 2,57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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뭘 위해 에디터를 만지고 있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어차피 첫 시작은 당연히 순전히 자기만족을 위해서 시작한거고 그런 자기만족을 위해서 데이터를 이래저래 수정하고 보면서 확장모드를 계속 다듬고 있는데 원하는 효과를 내지 못하거나 문제의 원인을 잘 못짚고 자꾸 방황할 때마다 현자타임이 옵니다. 내가 왜 이걸 붙잡고 있지..하고요.


거기에 확장모드를 계속 다듬고 있어도 어차피 모드 플레이어는 저밖에 없고 그때문인지 남들 안하고 나만 하려고 이렇게까지 고생을 해야하나 하는 비관적인 생각도 듭니다. 데이터 공부한다는 마음가짐으로 다잡고 있긴 한데 갑자기 엄청 공허한 느낌이 드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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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카진카진 (2014-04-06 20:53:0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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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도 공감합니다. 맵을 게시했는데, 어떤 분이 평을 이렇게 남기셨더라구요.
"여러분 진짜 하지마세요 손발오그라드는데 스킵은 못하겠고 진짜 뒤질 것 같습니다 막 처음엔 오오 잘했네 하다가 보고 있으면 분노바이러스 걸려서 다 죽이고 싶어짐 ㄹㅇ " 이거 보면서 느낀 건.. 아.. 세상이 참 야박하구나, 랑 저 사람들도 원래 삐뚠 사람도 있지만 이리저리치이다보니 저렇게 삐뚤어진거구나.. 같은 걸 느꼈습니다.
그래서 전 자기만족의 맵을 만드는 건 다른 맵에서 구현하기로 하고, 우선 '타인중심'적 맵을 만들기로 방향을 틀었습니다. 우선 최소한의 능력? 인정을 받고 그 다음 제가 원하는 것을 하려구요.
진카진카진 (2014-04-06 20:55:5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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위에 평을 남기신 분은 27세, 한예종 석사 학위 밟고 계신 분이더라구요. 그러시면서 자신이 영화적 측면을 너의 맵이나, 스토리텔링 실력을 보면.. 뭘 해도 쓰레기다... 많이 노력해야한다.. 하지만 지금껀 뭘 해도 안되니 니 맘대로 하던가 알아서 해라.. 라고 하셨더라구요.
사실, 맵을 만든다는 것 자체가 어느 정도는 남들에게서 인정받고, 많이 플레이되고 싶다는 전제가 깔려있다고 봅니다. 이 전제는 욕망, '내가 하고 싶다.'에서 일어난 건데.. 내가 인정받기를 <원하니까>.. 문제는 욕망을 충족하기 위해서는 욕망을 포기해야하는 모순적인 상황이 일어나는 것 같습니다. 님처럼 회의를 느끼는 상황에서도 만들어야 하는, <원하지 않는데도 해야 원하는 것을 이루어내는> 그런 분기점에서 갈팡질팡하는 것 같네요. 몇몇 정말 뛰어난 분들이나 천재분들은 이 분기점을 살짝만 거치고 도착점에 다다르거나 아예 거치지도 않는 것 같구요.
진카진카진 (2014-04-06 20:59:3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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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봉사한다는 마음 가짐으로 만들고 있습니다. 내가 원해서라기보다.. 누군가를 위하여 만든다.. 꼭 맵이 아니더라도 공부나 일이나 그렇게 하려고 합니다.

또한 위에 비판처럼 맵이 아니더라도 이유없이 비난하는 분들이 계십니다. 특히나 저 한예종 분은 저렇게 말한다고 해도, 실상 저에게는 전혀 도움이 되지 않았습니다. 그럴 듯한 말로 우월감을 표출하고, 상대방에게 이래라 저래라 조언함으로써 쾌감을 느끼고, 까대고 욕함으로써 즐거움을 느끼는 것에 불과했죠. 그럴 듯한 말이 특히 치명적인데요, 상대방으로 하여금 '아 정말 그런가? 난 xx구나.'라고 자기세뇌를 하게끔 만드니까요.
쩝, 아직 화가 가시지 않은 것 같네요.

스타2 맵같은 경우는 사람들이 '아무 생각없이 재밌게만 하면'되는 것 같습니다. 이펙트 화려하고..정도? 재밌다는 걸 무시할 수는 없지만, 그 폐해로 '재밌지 않거나' '버그 때문에 재미가 떨어지거나' '미완성이거나' '초보자들이 만든, 그러나 열정적인 맵'들에 대해서 무자비하게 폭격을 가하죠. 사람들은 <당장> 재미를 원하거든요. 세상이 바뀔 수는 없으니, 참고 계속 가야죠 뭐..ㅠㅠ..
진카진카진 (2014-04-06 21:05:50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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불완전하고 재미없는 맵에 대해 옹호하는 것은 아닙니다. 하지만 사람들은 <당장> 별로면 영원히 <별로>라고 생각해요. 좀 더 악질적인 분들은 <당장> 별로인 것들을 부수고, 영원히 그것들이 일어날 수 없게 만드는데 즐거워하는 것 같구요. 당장은 별로일지 몰라도 나중에는 더 나아지리라고 생각하는 사람들은 그리 많지 않죠.
진카진카진 (2014-04-06 21:51:05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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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만이 그런지는 몰라도, 다들 삶을 너무 짧게 보고 있는 것 같아요. 당장 돈 안되는 것, 당장 취직 안되는 것, 당장 이득이 아닌 것에 대해선 관대하지 못하죠. 반대로 당장 돈 안되지만 언젠가는 확실히 돈이 되거나 이득이 되어야하는 것들에 대해선, 그것들을 추구함으로써 자신들이 뛰어나다는 것을 증명하기 위해 매달리고요. 극과 극은 통하듯..

맵 에디터나 취미나 악기 연주나 기타 모든, 가치있는 것들은 역설적이게도 그냥 그것 자체로 값어치있고 재밌는 것 같습니다. 게임과 관련된 맵 에디터라고 해서 그림보다 못한 것도 아니고, 꼭 광전사막기나 스투랜디나 데저트처럼 재밌어야지만 하는 것도 아니구요. 오히려 그런 엉뚱하면서도 기이한 것들에서 창조적이고 창의적인 것들이 나온다고 생각합니다.

또한 어릴 때와 학창 시절 때 나와 지금의 내가 연결되어 있듯, 맵 에디터를 만들면서 겪었던 이런 저런 경험들이 나중에는 어떤 일로 바뀔지 그건 아무도 몰라요. 다만 현재 난 이걸 하고 싶으며, 그것에 대해 이러쿵저러쿵 떠드는 말들은 '자신이 옳다'는 관념에 사로잡혀 타인에게 언어적 정서적 폭력을 휘두르는, 좁은 바늘끝으로만 세상을 보는 사람들의 폭력이라는 것만 알죠. 또한 그런 폭력조차도 이해하며 수용하는 것 또한 삶이기도 하구요.
진카진카진 (2014-04-06 21:55:5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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말이 길어졌지만 하던 김에 마저 쓸게요.
돈을 추구하고 이득을 추구하면, 오로지 그것만을 얻기 위해 스스로 보는 시야를 10에서 1로 줄여버립니다. 물론 이 1은 크고 무겁고 2와 3등 분산되어있는 것들을 모조리 뭉개버리죠. 다른 모든 것들을 희생했으니까요. 하지만 그 대가로 10-1=9를 잃어버린 겁니다.

문제는 9만 잃어버리고 이 1이 10이나 20 정도를 되돌려주면 아무런 문제가 안되는데,
등비급수에서처럼 1은 기껏 성장해봐야 10밖에 되지 않아요. 삶은 특정한 변수에만 무게를 두는 것이 아니거든요. 모든 순간이 공평하게 1인 셈이죠.
처음에 10인 자는 흐물흐물하고 나약해보일지라도, 이 10이 새끼치기를 계쏙해서 결국엔 100, 1000, 10000이렇게 되는 겁니다. 물론 숫자가 커진다고 해서 반드시 돈을 가져다주진 않아요. 하지만 그만큼 많은 것을 보고 느끼고 누리는 사람은 행복하겠죠. 밤하늘의 별자리들을 가슴에 품고 사는거니까.
진카진카진 (2014-04-06 21:57:28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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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이 어떻고 10이 어떻고 이건 원론적이면서도 비유라, 얼마든지 반박이 가능합니다. 혹여 읽는 분이 계시다면 말 자체보다는 제가 말하고 싶어하는 의미가 무엇인지 초점을 두시길 부탁드립니다.
진카진카진 (2014-04-06 22:12:33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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딱 글쓴 분에게 맞는 이야기는 아닙니다만 이런 저런 생각들 적고 갑니다
세레나스 (2014-04-06 23:49:19 KST) - 1.239.xxx.2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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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때 열심히 지도 만들고 공개하던 사람으로 제 경우를 몇 자 끄적여 봅니다...

'내가 왜 이걸 붙잡고 있지..'
스스로 납득할만한 대답은 나오시던가요....?



'어차피 첫 시작은 당연히 순전히 자기만족을 위해서'

글쓴이의 말씀대로 저 역시 그 마음으로 시작했고 수 많은 데이터를 만들고 고쳐보고 해보고 당연히 뭔가를 떠올리고 그걸 구현하려고 몇시간,심지어 며칠을 뻘 짓도 해보고 결국 성공한 것도 있고 성공하지 못해 우회하거나 포기한 것도 많습니다. 그런데 실패 또는 우회할때의 기분은 물론 욕부터 나오지만 성공했을때의 쾌감.이게 참으로 오묘하더군요. 예전에 무겐으로 캐릭터 만들때와 비슷한 성취감이라는 게 꽤나 중독되더랍니다.


그런데 어느 순간부터 내 자신의 만족이 아닌 다른 누군가의 만족을 위해 갤럭시 에디터를 켜고 있는 제 자신이 보이더군요.거기에 더해 멘탈도 붕괴되고 결국 맵을 비공개로 전환한 뒤에 한동안 갤디터는 쳐다보지도 않았습니다.


무엇 때문에 에디터를 만지고 있는가?그 상태에서 저 역시 저 자신에게 그런 질문을 했고,아래가 제 자신이 얻은 대답이었습니다.

'내가 데이터와, 트리거와 씨름하는 게 재미있어 참을 수 없고 시간만 나면 또 손을 대고 싶다'



그래서 전 지금도 갤럭시 에디터를 만지고 있습니다. 2.1 패치때 추가된다던 '확장 모드'에 대한 기대도 있었고,그 데이터 구성에 대한 제 예상이 어느 정도(만) 들어 맞아 패치 다음날인가 Crave 확장모드를 게시할 수 있었습니다. 누구를 위해서? 저를 위해서 입니다.제가 만족하기 위해서, 제가 즐겁기 위해서입니다. 내가 이걸 만들어냈다!라는 나 자신의 만족감을 위해서입니다. 저는 지금 눈을 감고 귀를 막고 있습니다. 그래서 지금의 전 에디터를 순수하게 '즐길 수' 있는 상태가 되어 있습니다.
데이터 실력은 그다지 늘지 않겠지요. Crave 지도들이 가지는 재미는 더 떨어질테고 수준은 더 낮아 지겠지요. 하지만 그런게 무슨 상관입니까? 갤럭시 에디터는 그저 취미일 뿐이잖습니까. 나 자신이 즐겁기 위해서 하는 것죠. 남들 즐거우라고 하는게 아닙니다. 갤럭시 에디터도 저 같은 사람에게는 하나의 즐거운 게임입니다.래더 게임을 '테크를 끝까지 올려 강력하고 화려한 전투후에 찾아오는 승리'에 즐거움을 느끼는 분도 계실테고 '치즈러시건 포톤러시건 간에 승리 그 자체가' 즐거움인 분도 계시지 않습니까? 그것과 같습니다. 갤럭시 에디터로 무언가를 만드는 것 자체에 즐거움을 느낄 수도 있고,갤럭시 에디터로 만들어진 무언가를 공개해 함께 즐기는 것이 즐거움인 분들도 계실겁니다.




자, 무엇을 위해 갤럭시 에디터를 켜고 계신가요?

이에 대한 대답은 다른 누구도 해줄 수 없습니다. 자신이 찾아야합니다. 왜냐하면 갤럭시 에디터는 대부분의 경우 누가 시켜서 하는게 아니잖아요.팀 LC 처럼 여러 명이 모여서 함께 프로젝트로 지도를 만들고 있으니까. 이 지도를 널리 알리고 싶어서.내 데이터 실력을 늘리고 싶어서.스타유니버스처럼 '공개 기부'를 통해 생계 대체수단으로. 이유는 뭐든지 될 수 있습니다. 뭐가 됐던 간에, 나 자신이 순수하게 납득할 수 있는 갤럭시 에디터를 켜고 있는 이유를 어서 찾으실 수 있으면 좋겠습니다.
아이콘 아제라테스 (2014-04-07 00:09:0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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두 분 모두 좋은 말씀 감사합니다. 에디터 붙잡는 이유를 잘 생각해봐야 할것 같습니다.
진카진카진 (2014-04-07 11:00:4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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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떻게 보일지 모르겠지만, 이것도 예술의 일종입니다. 물론 널리 인정받는 건 아니나, 맵 에디터에서 구현하거나 생각하는 많은 의식의 흐름, 사고 과정, 매커니즘들은 다른 예술 분야의 기저에 흐르는 작동 과정과 유사합니다.
아이콘 크더기 (2014-04-08 18:22:26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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순전히 자신의 만족을 위해 만든다고는 해도, 블리자드가 원하고 내세우는 건 "얼마나 사람들의 관심을 많이 받나"이기 때문에 순수한 의미를 오랫동안 지켜나가는 건 힘들어 보이네요. 추천 게임이라는 길이 있긴 하지마는 엄청 좁죠
비사량 (2014-04-09 01:33:32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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ㅇㄹㅇㄴㄹ (2014-04-09 13:04:41 KST) - 211.47.xxx.16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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문제는 그 길이 스타2의 몰락에 일조햇죠 ㅇㅇ.. 관심이란 것 자체가 수준보다는 대중성과 친근함인데.. 친근함은 익숙함과 지겨움을 내포하고 잇죠. 친숙하다는 건 내가 알고 있고 좋아한다는 거고.. 문제는 시간이 흐르면서 친근했던게 지겨워지는데, 그때 창조적이고 새로운 맵이 치고 올라와야되는데 스타2 시스템상 그런 맵들은 '인기가 없다'는 이유로 죄다 말살시키거나 맵퍼들이 다 떨어져나간 상태인거죠.
아이콘 Saladom (2014-04-14 12:14:47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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맵 리뷰에 악플러 쓰레기들 많죠. ㅋㅋ 개쓰레기새끼들이죠.
진카진카진 (2014-04-14 18:13:29 KST)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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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의합니다 그런데 시간이 지나고 보니 그분도 어느정도맞는 말씀을하신 것 같더라구요. 여러 모로 배울 시간이 많았습니다. 당시엔 참 열받았는데 ㅡ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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