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요(레이븐)는 현재 유럽여행중입니다.
이틀전쯤에 있었던 이야기입니다.
샤크쾨펠 대성당에 올라가려고 하는데 갑자기 왠 흑인들이 접근하는 겁니다. 그리고 다짜고짜 손목을 잡고는 왠 끈을 제 새끼손가락에 걸고 저에게 말을 걸기 시작하는군요 (영어).
뭐 이쯤 되면 눈치 빠른 분들은 '아 이녀석들이 돈을 요구하고 있구나' 라고 생각할 수 있으실 겁니다. 하지만 전 이 녀석들이 뭘 할지 궁금해서 끝까지 보기로 했습니다.
그 흑인은 끈을 제 손목에 감더니 '행운을 부르는 부적이에연' 하면서 '돈 한장만' 달라고 했습니다.
... 그 녀석이 뜻하는 '한 장' 은 20유로였습니다.
현재 환율을 대충 가공해 보면 1 유로는 1,200 원입니다.
한국돈 24,000원.
........ 내가 미쳤냐!!!
거기서부터 흥정모드 돌입.
마요 : (엄청 곤란한 표정)
흑인(모로코 출신. 자기 이름을 '압둘 자바 카림' 이라 밝힘) : 이봐, 왜 그래. 딱 한장이라고?
마요 : 너무 비싸잖아!
흑인 : 그럼 10유로 어때? 저번에 어떤 미국인은 14유로를 냈다구?
(참고 - 액수가 구질구질한 이유는 그 미국인이 달러로 냈기 때문이라고 추정됩니다)
마요 : 그래도 너무 비싸! (5 유로 건네며) 이 이상은 곤란하다구!
흑인 : (안 받으려는 몸짓을 하며) 겨우 한 장인데!
마요 : 나도 그냥 배낭여행객이야. 더 이상은 낼 수 없어!!
흑인 : ... 알았수. 행운을! (의례적 인사)
이상의 대화는 80%영어, 20%바디랭귀지로 구성되었습니다.
...... 5유로 뜯긴 것도 꽤나 배 아프지만, 갑자기 영어가 되었다는 데에 의의를 두고 싶었습니다.
... 근데 숙소로 돌아와서 '몽마르뜨르 앞에서는 구걸하는 사람들을 조심해라' 라고 쓰여진 가이드북이 있다는 걸 알고는 좌절. 결국은 정보 부족이었던 것인가...
혹시 XP 분들 중에 그쪽 근처로 가실 분 있으면 조심하시도록... 크흑, 아까운 5유로...
* Bro.Mayo the Raven
http://stormraven.egloos.com/
Now the Raven is about to go to Amsterdam.
P.S. 나중에 생각해보니 저것도 저것 나름대로 재미있는 경험이었습니다. 해프닝도 있어야 여행이 재미있겠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