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푸른용군단이 지키고 있는 홀 파편을 찾고 있나?"
거대한 푸른용 아주어고스는 나를 향해 희미하게 미소를 짓고 있었다.
"어떻게 알았죠? 그러니까, 그게...그래요...그 조각을 찾고 있어요. 당신이 그걸 가지고 있나요?"
아주어고스는 작은 소리로 웃음을 흘리더니 대답했다.
"물론 나는 그것을 가지고 있지 않다. 그건 바보같은 짓이지. 여기는 이 저주 받은 땅의 미개한 족속들이 날뛰는 곳이다! 채 다섯 걸음도 옮기기 전에 내 보물을 노리고 미친 오크나 인간들이 서슬 퍼런 칼을 들이대고 무자비하게 마법을 난사한단 말이다. 어쨌든... 그 조각은 내가 숨겨 두었다. 어디있느냐 물어보아야 하지 않겠는가?"
"알겠어요, 어디에 숨겨 두었나요?"
"말했듯이 나는 500년간 홀의 파편을 지켜왔지만 홀의 파편은 한낮 골칫거리에 지나지 않았다. 그것은 모든 관심, 순수하지 않은 나쁜 의도를 지닌 자들의 관심을 끌었다. 내가 원하는 것은 조용히 혼자 연구하는 것이지 영웅이 되고 싶은 누군가가 그것을 훔쳐가지 않을까 감시하며 걱정하는 것이 아니였다. 그래서... 나는 홀의 파편을.. 아주 작은 물고기에게 던져주었다."
번쩍거리는 푸른 수정비늘로 덮힌 거대한 아주어고스는 마치 그것이 자신이 한 선택 중에 가장 현명한 선택이며 아무도 이의를 제기할 수 없는 선택이라고 자신하고 있는듯 하다.
"작은 물고기라고요? 바다에 작은 물고기가 한둘인가요? 1억 마리도 넘을 거에요!"
"그래. 맞다."
"...아주어고스, 당신 미쳤군요."
아주어고스는 가볍게 웃음을 터뜨렸다. 평범한 인간에 지나지 않는 나의 반응은 아무래도 좋은듯한 얼굴이다.
"평범한 필멸의 생명체가 나 같은 천재의 행동을 이해할 수 없는게 보통인게지. 다 이해한다. 타나리스에 있는 내 오랜 친구인 나라인 수스팬시에게 이 장부를 가지고 가라. 아주 무서운 심령술사이지만 뛰어난 기술자이기도 하지! 나라인이라면 이 장부를 해석할 수 있을 것이다. 이것이 내가 할 수 있는 최소한의 일이니 내게 감사할 필요는 없다. 그럼 나는 이만..."
"그렇지만... 앗..!"
푸른용 아주어고스는 그 말을 끝으로 안구에 습기차는 모습을 보이고 말았다.
오그리마에서 와이번을 타고 온 아주어고스 막공대에 썰려버린 것이다!!
- 아주어고스의 마법장부 中