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제 와우를 접을 수 있을 것 같습니다.

그동안도 접을가말까 계속 고민했었는데 이젠 서서히 마음의 정리가 되가는군요. 한마디로 더 이상 하기가 싫습니다.

당연히 아주 중대한 계기가 있었지요. 저의 경우 지난 몇달을 평판 노가다를 했습니다. 처음에는 몰랐지만 하고하고 또 하다 보니까 딱 감이 오더군요. 지금의 평판시스템은 '우리가 새로운 컨텐츠 개발할 때까지 x빠지도록 몹이나 잡아라.'라는 의미로 만들어진 겁니다.

물론 몰랐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실감을 못했죠. 얼마전에 반복되는 작업에 질려서 도대체 얼마나 노가다를 해야 되는지 계산을 해봤습니다. 그랬더니 세나리온 평판의 경우 우호부터 확고까지 최하 150시간 정도가 소요된다는 결과가 나오더군요. 150시간이면 하루 5시간씩 쉬지않고 몹만 쳐잡아도 한달입니다.

더 열받는 것은 세나리온 평판은 그나마 올리기 쉬운 곳이란 것이고, 가장 열받는 것은 이러한 소요시간이 전적으로 블리자드의 의도된 바라는 겁니다. 1시간 동안 잡을 수 있는 몹의 수를 알고 평판템 드랍률을 정하면 소요시간은 간단히 알 수 있는 법이니까요.

실리더스에서 한달동안 폐인짓하고, 여명가서 퍼볼그 한달동안 뚜드려잡고, 나락 가서 무뇌광을... 이건 거의 불가능이죠. 엄청난 갑부거나 공대규모의 지원이 없다면 토륨조합 확고는 거의 불가능할 겁니다.

결국 블리자드의 컨텐츠 부족을 해소할 시간을 벌어주기 위해 이 막대한 시간을 몹만 쳐죽일 것을 생각하니 정나미가 딱 떨어지더군요.

솔직히 블리자드 개발진에 실망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