억! 아들 폰요금 150만원…살림 못할판
◆휴대폰 에티켓을 지키자 / (5) "수업중에 休대폰"◆
밀린 업무를 처리하느라 밤 10시가 다돼 퇴근한 전자부품회사 영업부장 정 모 씨(43ㆍ이문동 대림아파트)는 무심코 휴대폰 요금 청구서를 뜯어봤다가 숨이 턱 막혔다.
찍힌 청구액은 151만원. 중학교 1학년 아들에게 자신 명의로 사준 휴대폰 요금 청구서였다.
잠을 설친 정 부장은 이튿날 아침 곧장 친구에게 사용내역을 알아봐달라고 부 탁했다. 한나절 뒤 전화선을 타고 온 내역 설명에 정 부장 어깨는 한숨처럼 무 너져 내렸다.
"'삼국지 무한대전' 게임을 200만원어치나 했고 상세내역이 A4용지 500장이 넘 는다"는 내용이었다. "그래서 이번달 나올 청구액도 이미 50만원이 넘었다"는 말은 마무리 펀치나 다름없었다.
정 부장은 그날 저녁 아들을 불러 매우 혼냈지만 요금체계를 잘 알지 못하는 아들은 자신이 뭘 잘못했는지 심각하게 깨닫지 못했다.
서울 강남 C고등학교 2학년 박 모군(17)은 "요금 고지서 받고 가출까지 결심했 었다"고 털어놨다.
박군이 받은 지난 1월 휴대폰 요금 청구액은 78만4500원. "보통 땐 10만원을 넘은 적이 없었다"는 박군은 부모님이 절대 내주시지 않을 것 같아 앞이 캄캄 했었다고 술회했다.
최근 여자친구가 생긴 박군은 틈만 나면 문자메시지를 주고받고 밤마다 1시간 이 넘는 통화를 했지만 분명 이 때문만은 아니었다.
주범은 바로 대책없이 빠져들었던 모바일게임. 몇 십분만 이용해도 적게는 수 천 원에서 많게는 10만원에 달하는 무선 인터넷 요금과 정보 이용료를 간과한 것이다.
박군은 1월 한 달 모바일 네트워크 게임에 푹 빠져 1000번 넘게 즐겼다. 요금 은 가랑비에 옷 젖듯 박군도 모르게 불어난 것이다.
"집에서는 PC로 게임을 못하게 해서 휴대폰으로 친구들과 함께 게임을 즐기기 시작했다"는 박군은 "처음 휴대폰으로 네트워크 게임을 해보는 거여서 요금에 대한 개념이 별로 없었다"고 울상을 지었다.
얼마 전 고등학생 자녀의 사용 요금을 감당하지 못한 충청남도의 한 학부모가 한국소비자보호원에 다음과 같이 하소연했다.
"고등학교에 다니는 자녀에게 전달된 지난달 휴대폰 사용요금이 15만원이나 돼 놀라 이동통신사에 전화해 봤습니다. 그런데 이번달 사용요금은 이미 100만원 이 넘었다고 하더라고요. 도대체 뭐가 잘못된 건가요?"
요즘 학부모라면 누구나 한번쯤 휴대폰 사용 요금 문제로 자녀들과 갈등을 빚 곤 한다.
최근 휴대폰을 통해 다양한 멀티미디어 서비스가 제공되고 모바일 네트워크 게 임이 대중화하면서 학부모와 학생간 갈등의 골은 더욱 깊어졌다. 게임ㆍ동영상 등 무선인터넷 사용요금이 과도하게 청구되기 때문이다.
중학생 자녀를 두고 있는 이 모씨(44)는 "휴대폰을 뺏으면 밤에 연락이 안 돼 서 걱정이 되기도 하고 친구들 사이에서 왕따를 당할까봐 불안하기도 하다"며 "요금이 조금 많이 나와도 그냥 참고 대신 납부해 주고 있다"고 말했다.
부모님의 도움을 받지 못해 요금이 체납돼 휴대폰을 사용하지 못하는 청소년들 도 늘고 있다.
박길성 고려대 교수가 지난해 실시한 설문조사에 따르면 휴대폰 사용료 체납 경험이 있는 학생은 14.5%에 달했다. 특히 학년이 높아질수록 체납률도 높아져 고등학교 1학년은 9.8%던 것이 고등학교 3학년에서는 23.4%로 높아졌다.
한국소비자보호원이 지난해 접수한 휴대폰 무선인터넷 관련 상담건은 모두 610 건으로 전년 같은 기간에 비해 13%가량 증가했다. 이 가운데 청소년 관련 사례 는 77건이었으며 '생각한 것보다 요금이 과다하게 청구되었다'는 불만이 85.7% 로 가장 많았다.
청소년에게 청구된 휴대폰 무선인터넷 사용료는 평균 46만3320원으로 휴대폰 무선인터넷 관련 전체 상담건의 평균 사용 금액(29만9170원)보다 1.5배 높았다 . 특히 무선인터넷 요금부과 방식이 복잡하고 이에 대한 정보가 제대로 제공되 지 않고 있는 점도 청소년의 무분별한 무선인터넷 서비스 사용을 부추기는 요 인으로 꼽혔다.
목동에 거주하는 한 학부모는 "자녀들의 휴대폰 요금내역서를 봐도 도대체 무 엇 때문에 이런 요금이 청구됐는지 정확히 이해하기가 힘든 것이 사실"이라며 "액수가 눈에 띄게 많지 않으면 그냥 문제삼지 않고 있을 뿐"이라고 말했다.
<장박원 기자 / 손일선 기자>
< Copyright ⓒ 매일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한달에 73만원이 나왔었는데...제돈으로 물었죠
그떄 한 게임이 '모바일 삼국지'였는데 랭킹3위였죠 -_-
거품물고 가격돈내고...결국.....
디아3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