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십 판의 윷놀이에서 전패한 아라짓 전사가 마침내 격노하여 키탈저 사냥꾼
에게 외쳤다.
"이 쥐새끼 같은 놈, 왕의 은혜에 감사하라! 너희 발칙한 놈들이 지금껏 멸망
하지 않은 것은 왕께서 아직 그것을 내게 명하지 않으셨기 때문이다!"
키탈저 사냥꾼은 윷가락을 주워모아 아라짓 전사에게 건내며 태연히 말했다.
"왕을 사랑하나 본데, 그렇다면 내게 감사하게. 자네 왕이 지금껏 살아있는건
내가 아직 그를 사냥하지 않았기 때문일세."
아라짓 전사는 폭소를 터뜨린 다음 다시 윷가락을 던졌다.
그리고 또다시 패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