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이런 말들을 자주 듣곤 합니다. 박서용 선수 까는 글들을 보면 정말 어이가 없죠. 논리정연한 글들도 아니고, 대개 그런 글들이 노리는 것은 테란 유저들로 하여금 치즈러시를 못하게끔 하려는 저그 유저들의 수작이 아닌가하고 느껴지고 있습니다.
뭐, 저그 유저들의 심정이야 그렇다고 쳐도, 잘못한 것 없는, 오히려 매 경기 최선을 다했고, 최고 수준의 경기를 보여준 선수를 가지고 까는 행위들은 정말 눈 뜨고 못 봐줄 지경입니다.
엄연한게 말해서 치즈러시가 정말 재미가 없나요? 테란 유저 입장에서는 치즈러시가 얼마나 성공하기 힘든 것인가를 알고 있기 때문에, 게다가 그 어떤 전략 보다도 게이머의 컨트롤 능력이 빛나는 전략이기 때문에 긴장하면서 볼 수밖에 없죠. 막는 입장에서도 그 어떤 전략보다 컨트롤 능력이 부각되고요. 치즈러시가 운으로 이기고 지는 것도 아닌데 말이져. 가위바위보 싸움도 아니고;;;;;
그래도 개인의 기호에 따라 재미없다고 말씀하시는 분들 계실 텐데요. 그러면 그 재미없는 이유는 어디에서 근거할까요? 나는 치즈러시가 재미없다고 하면 그 책임은 패한 선수에게도 있다고 생각합니다.
만약 임재덕 선수가 연달아 시전되는 박서용 선수의 치즈러시를 짜릿하게 막고 이겼더라면 그 때에도 저그 시청자들은 아, 정말 치즈러시만 하는 박서용 선수 때문에 게임이 재미없구나, 했을까요?
아, 그래도 3경기 씩이나 치즈러시를 감행하는 건 너무 하지 않냐, 라고 생각하시는 분들도 있을 듯싶습니다.
3경기나 치즈러시...............하아...................................................
두 경기만 치즈러시였고, 마지막 젤나가 동굴에서는 벙커링에 뚫린 거였죠.
또한 박서용 선수의 치즈러시는 미리 사전에 이것만 하겠다고, 준비해온 전략이 아니라, 저그가 째는 걸 보고 맞춰간 것 뿐이었죠. 저그가 초반에 부러 약점을 보여주는 것은 저그 자신이 막을 자신이 있기 때문에 그런거고, 테란은 그 기회를 놓치면 게임 내내 불리해질 수 있기 때문에 치즈를 갈 것인가, 말 것인가를 고민하게 되져.
테란이 치즈를 하게끔 저그가 유도해놓고 왜 했냐고, 하지 말라고, 재미없다고 하면 그게 말이 되나요?
마지막으로 치즈러시 논쟁에 따른 테저전 밸런스 이야기도 아직은 시기상조가 아닌가 하는 생각이 듭니다. 아직 gsl리그의 역사가 채 일 년도 되지 않았습니다. 스1 테저전의 지금까지의 역사를 되짚어보면 테란 유저들의 벙커링이 유행하다 안 하다가 반복되었습니다. 어느 한 쪽이 일방적으로 이득을 보는 경우가 없었지요. 그 유명한 임요환 선수의 3연벙 시절만 해도 테란 정상급 선수들의 극악스런 컨트롤에 비해 저그 유저들의 컨이 뒤떨어졌습니다. 그러나 몇 해 지나고 난 뒤에는 드론만으로 테란의 마린을 잡아주는 컨을 보여주는 묘기에 가까운 컨을 저그 유저들이 쉽게 보여주기도 했죠.
지금의 치즈러시 논란도 조금은 더 지켜봐야 하지 않나 싶습니다. 앞으로 테저전의 흐름이 후반으로 가더라도 테란이 일방적으로 밀리지 않는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지도 모르는 일이고요. 이 부분은 테란 유저들이 분발해야 될 숙제라고 생각합니다. 당장 테란의 버프를 바라기보다요.
스1 시절 가장 암울했던 종족을 꼽으라면 프로토스가 아니라 저그라고 말해야 된다고 생각합니다. 저그는 박성준 선수 이전에는 우승 한 번 하기 힘든 종족이었다는 것이 그 증명이 되었죠. 지금은 토스가 암울하긴 하지만, 저그의 그 긴 암흑의 역사에 비하면 사실 그렇게 암울한 것도 아니었죠.
스1 시절 저그 고수의 수는 무척 적은 편이었습니다. 하지만 그들은 그들만의 멋이 있었죠. 저그 고수라고 하면 확실히 풍기는 분위기가 있는 듯싶었습니다.
스2에서는 그런 모습을 테란 유저들이 갖춰줬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그러나 테란 유저들의 피나는 노력에도 불구하고 역시 중후반 넘어가면 저그를 꺾을 수 없다라는 게 자명해진다면, 그 때는 블리자드가 뭔가 손을 써야 할 때라고 생각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