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디의 모 글 보니깐 느끼는게...

그 글 : http://bbs2.ruliweb.daum.net/gaia/do/ruliweb/default/etc/325/read?articleId=23773320&bbsId=G005&searchKey=subjectNcontent&itemId=143&sortKey=depth&searchValue=2033&pageIndex=1 

 

스타크래프트의 세계관은 사실 인류 입장에선 겁나 암울합니다,

학정이 벌어지고(아크튜러스 자치령, 켈 모리안 조합,구 테란 연합, UED), 자비란 것을 모르는 징글징글하게 끝도 없이 몰려오는 웬만한 껍데기가 금속만큼 단단하고 그 개개의 힘도 겁나 강한 외계 벌레떼(저그), 붙을 일은 거의 없긴 하지만 제대로 붙는 상황이 터지면 인류의 상상을 훨씬 능가하는 초기술/초능력을 가지고 인류의 군대를 그냥 날려버리는 외계 세력(프로토스), 그리고 테란의 군세로 저지가 힘든 저 둘을 합친 괴물과 그것을 부리는 이 세상을 없애려는 자(아몬과 혼종)까지...

 

색채나 분위기가 2에서 좀 희망차 져서 그렇지, 무시무시하고 암울한걸론 어디 안꿀리겠다는 생각이 듭니다.

 

*스타크래프트에 관련되지 않은 잡설을 하나 하자면, 저기 글에 언급된 세계관중 가장 암울한건 데드 스페이스(이 세상에 남은 지적 생명체는 우리 뿐이리라)와 메트로 2033(핵전쟁 이후, 인류는 단 몇천명만이 지하철 안에서 생존해 있고 괴물과 기현상, 그리고 적대 인류가 지하철 세상의 유지를 어렵게 합니다.)가 아닐까 싶습니다.

스타가 RTS라서 삼종족의 시점을 모두 고루고루 볼 수 있고, 테란에서도 몇몇 영웅들의 존재에만 포커스가 맞춰져서 부각이 안 되지만 실제라면 테란 입장에서 정말 헬게이트임... 솔직히 저그, 토스와 싸울 때도 데드스페이스 데드신 못지 않은 끔살 당할 가능성이 크고.

레이너 특공대 앞에서는 저그건 토스건 사이 좋게 잡몹 A가 되지만 그건 레이너 특공대가 이미 인간을 그만 둔 녀석들이니까 예외로 하고.

테란 세력의 느낌만 보면 종족전쟁에서는 테란(UED)이 다른 종족들을 폭풍처럼 흽쓸때도 뭔가 암울해보였는데 군단의 심장에서는 테란(자치령)이 폭풍처럼 흽쓸려도 암울한 기색을 찾기가 힘들죠. 색감 같은 걸 제외하고 대사만 봐도 듀갈 제독 대사에서는 절박함과 긴장감이 잘 나타나는데 반해 멩스크 대사는 전형적인 할리우드식 악당 대사만 남발하죠.

블리자드가 암울하게 가고 싶어한다면 작품 분위기가 그렇게 가고 아니면 아닌 식으로 가는 것이겠죠. 테란이 저그랑 프로토스 사이에서 치고 박고 싸워도 그 속에서 정작 평범한 사람들의 일상은 암울하고 절망으로 가득찬 것이 아닌, 평화롭고 힘들지만 사람답게 살면서 소박하게 사는 모습을 조명한다면 그게 블리자드가 원하는 세계관 분위기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까운 예로 헤일로는 코버넌트와 인류가 치고 박고 싸우면서 맨날 함대가 처발리고 행성이 유리화되고, 병사들이 뗴죽음 당하면서 점차 종족 멸망 위기에 놓인 상태지만 사람들의 일상은 고요하고 평화롭지만(물론..상대적으로,,) 워해머 40000 는 행성 하나 날아가도 수백만 개의 행성에서 살아가는 사람들이 있고 전쟁이 없는 지역이 전쟁 하는 곳보다 훨씰 많은 곳임에도 불구하고 맨날 암울하고 deep dark fantasy 스러운 모습을 보여주면서 맨날 하는 말은 '수백만의 행성들이 구조 요청이 불가능함에도 불구하고 끊임없이 구조 요청과 지원을 요청하고, 수 많은 병사들이 죽임을 당하며 잔인한 외계인들은 하루가 멀다하고 인류 제국의 행성들을 함락 시키고 있다'라는 맨토로 끝나기 때문에 암울한 세계관 모습을 보여줍니다.

스타크래프트 캠페인 중 오리지널과 종족 전쟁이 확실히 진지한 분위기였지요. 스타크래프트 2 들어와서는 개인적으로 아쉬웠습니다. 인물들의 비장함 같은 것은 온데간데 없고 그냥 주인공이 다 휩쓸어버리는 듯한 느낌입니다.

오늘도 우모자 보호령은 평화롭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