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리를 해보죠.

일단 나진이 2:1로 리드하는 상황에서 4경기에 돌입했습니다.

3경기가 끝나고 MiG의 로코도코 선수는 룬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이야기를 했죠. 

1. 로코도코를 비롯한 MiG는 경기 시작과 동시에 스탯을 확인해야 했습니다. 계속 들려오는 '애초에 룬이 없는 상태로 3경기까지 진행했다'는 이야기는 논외로 친다 하더라도 본인 스스로 3경기에서 룬이 적용되지 않았음을 시인한 이상 책임은 로코도코 선수에게 있다는 거죠. 해설진도 '선수들이 룬을 사용할 경우 XX의 데미지가 나온다'라고 설명을 할 수 있는 상황에서 직접 플레이를 하는 선수가 그걸 알아차리지 못한다면 그건 문제입니다.

2. 인벤에서도 1분 30초 룰을 사전에 설명을 해야했습니다. 물론 MiG에서 규정을 숙지하지 못한 상태였다면 MiG의 과실이 맞습니다. 하지만 선수들이 경기도 끌려가고 있고 버그로 인해 과열된 상태라면 경기를 진행하는 인벤 측에선 만일의 사태에 대비하는 차원에서라도 룰을 설명해주거나 최소한 로코도코 선수에게 룬의 적용 여부를 물어봐야 했습니다.

3. 나진 e엠파이어는 프로게임단입니다. 프로게이머라면 승리를 목적으로 하기 때문에 전략 노출이라는 구실로 경기를 보이콧하고 비겁하게 우승을 차지했다는 분이 계셔서 한 말씀 올립니다. 나진이 4경기에서 준비한 전략은 탑-봇 스위칭이었습니다. 이 전략 자체는 새로운 전략이 아닙니다. 분명 1-3경기에서도 보여준 전략이었으니 MiG에서도 어느 정도 예상했을 가능성이 있는 전략이죠.

 그렇지만 앞서 말씀드린 것처럼 나진은 경기 스코어상 1경기를 앞서고 있는 상황이라 상대적으로 여유가 있는 입장이었습니다. 그래서 탑-봇 스위칭 전략은 사용하든 하지 않든 나진이 불리한 부분은 없었습니다. MiG 입장에선 나진이 다시 스위칭을 들고 나올지 아니면 일반적인 EU스타일로 나올지 알 수 없기 때문에 2가지 경우의 수를 모두 고려해야 하는 위치에 놓여있었죠. 즉, 전략적인 측면에선 나진이 우위를 점한 상태로 시작된 4경기였습니다. 그런데, 만일 재경기가 성사된다면 나진의 전략적 우위는 무효가 됩니다. 재경기에서도 스위칭을 들고 나온다면 MiG는 조금이라도 더 빠르게 맞스위칭 전략으로 대응할 수 있고, 일반적인 EU스타일로 나진이 전략을 수정해서 경기에 임하면 MiG는 원래대로 봇에 매라-로코 듀오를 보내면 되는 겁니다. 오히려 MiG가 역으로 스위칭을 들고 나올 수 있는 반전의 기회도 마련이 될 수 있는 거죠.

 이런 전략적인 부분 뿐만 아니라 애초에 결승까지 올라온 팀이라면 대회 규정이 갖는 의미와 존재 이유 정도는 충분히 인지하고 납득할 수 있을 것입니다. 그리고 나진은 철저하게 그 규정에 따른 것일 뿐입니다. 팬 서비스를 위해서라도 재경기를 해야한다는 시청자의 입장을 나진이 이해를 못하는 게 아니지요. 

 사견입니다만 인벤 대회는 이래저래 이슈를 많이 만들어낸 것 같습니다. 특정 선수가 대회에 참가하지 못했으며(리그디스 직원이라고 참가를 불허했다는 것이 사실이든 아니든 이런 이야기가 나왔다는 것 자체가 문제입니다) 코스프레 팀인 스파이럴 캣츠나 모델 활동 중이신 김라희 씨를 초청해 이벤트를 진행했던 것도 있고, 캐스터가 중도 하차하기도 했으며, 준결승에서는 방송 진행 욕심에 필터링을 거치지 않은 상태로 화면이 송출되면서 경기가 1시간 넘게 지연됐었죠. 그리고 결승에선 보이콧이라는 최악의 사태가 벌어졌습니다. 그냥 한숨만 나오네요.

안타깝네요

라일락이 리그디스 직원이라서 참가 못한건 명백한 사실입니다 그래서 팀op에 못껴서왔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