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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A-27크롬웰
작성일 2019-10-15 12:45:35 KST 조회 17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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버스라이트: 인간의 서 - 9. 의사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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역대급 막장 의학드라마

 

9. 의사들The Medics

 

...인간이 오랜 세월에 걸쳐 발달시킨 의학은 거의 모든 인간 질병이 진단되고 상당한 확률로 완치되리라는 기대 아래 처치될 수 있는 지경에 달했다. 하지만 인간은 다른 종족들과도 접촉하게 되면서 이런 과정을 수없이 반복해야 했다.

그리고, 이것만으로는 새롭고 놀랍도록 다양한 지평선을 향해 대담히 발걸음을 디딘 의사들에게 충분하지 않았다는 듯이, 은하계의 정치적 암투 속에 놓인 인간의 위태로운 지위가 배경으로써 상존했다...

- 인간: 성취의 열 두 천년기

 

(지성 종족의 기원과 역사에는 의사들에 대한 언급이 없다.)

 

"대체 문제가 뭐야?" 초췌한 달린스키가 말을 내뱉었다. "제기랄, 이제 이게 어떻게 살아있는 건지도 모르겠단 말이야!"

"난 네가 내게 프리마 돈나를 떠넘겨달라고 월급 주는 게 아니야." 해밋이 거칠게 말했다 ."이 사내가 왜 그런지 찾아낼 때까지 테스트를 계속해."

"먼저," 달린스키가 말했다. "일단 이 자가 사내가 맞는지부터 네가 증명해줘야겠고, 두 번째로 이런 망할 일을 할 만큼 충분한 월급을 받고 있는 것 같지도 않고, 세 번째로는-"

"일단 이 자를 고치면 월급은 올려줄게." 해밋이 귀찮음 이상을 담아서 재빨리 말했다.

"망할 놈의 월급 인상은 필요 없어!" 달린스키가 말했다. "지금 원하는 건 이게 뭐든 간에 건강한 대조군을 얻어서 대체 뭐가 달라쳐먹었는지 확인하는 거라고!"

"우리한텐 이것뿐이야."

"그러면 이것은 친구나 부하도 없대?" 달린스키가 캐물었다.

"열 두 번째로 답하는데, 없네." 해밋이 말했다.

"그러면, 열 세 번째로 말하는데 대체 행성 대사라는 작자가 부하도 하나 없이 여기서 뭐 하고 돌아다니는 거야?"

"계속 말하는데, 난 몰라. 내가 아는 것은 이 사내가 갑자기 비명을 지르고 쓰러지더니 깨어나지 않아서 여기까지 데려왔다는 것 뿐이니까."

"물론 못 깨웠겠지, 얼굴에 싸대기를 날렸으면 머리 같아 보이는 곳의 모든 뼈가 박살났을 테고, 내가 아는 한에 따르면 누가 찬물을 끼얹는 즉시 이게 녹아버렸을 테니까."

 

인터콤에서 불빛이 반짝였고, 달린스키가 버튼을 눌렀다.

 

"병리학괍니다, 대장." 간결한 목소리가 흘러나왔다. "아직 할 일 없나요?"

 

달린스키는 입에 담을 수 없는 말 몇 가지를 스피커에 쏟아 넣었다.

 

"너무 걱정 말아요, 대장. 그냥 왜 그러는지만 알아내면 되잖아요."

"알아," 달린스키가 으르렁거렸다. "병원을 운영하는 돼지새끼가 이 일이 잘 되면 내 월급을 올려주기로 했어."

"우와, 그거 멋지네요." 목소리가 말했다. "행성을 운영하는 돼지새끼는 이 일이 잘못되면 전쟁을 주기로 약속했어요. 그러면 재미있게 즐겨요."

"무슨 소리야?" 해밋이 인터콤으로 걸어가면서 캐물었다.

"뉴스테이프 못 보셨어요?" 병리과에서 온 목소리가 들었다. "세상에, 진짜 거기 6시간은 처박혀 계셨었군요."

"그냥 무슨 일인지만 말해." 해멋이 말했다.

"프나스에 있는 저 장난쟁이의 친구들은 우리가 저 자를 납치했거나 죽였다고 주장하고 있어요. 듣자하니 저 자는 여기서 평화유지 임무를 하고 있었다더라구요. 힘 센 놈들이 우리한테 안 알려주는 개인적이고 작은 전쟁에서 말이죠. 언론에 따르면 우리가 프나스인, 또는 프나스, 아니면 자기들이 뭐라 부르던 간에 저들에게 우리의 선의를 보여주지 못하면 작은 전초전에 전면전이 될 거라네요."

"중앙의 똑똑이들은 프나스 의사를 부를 생각도 안 해봤대?"

"했죠. 하지만 프나스인들은 우리가 저 자를 죽이거나 세뇌했다고 생각하고, 저 자가 멀쩡하게 돌아올 때까지는 사람을 더 보내지 않겠답니다."

"거 참 죽이네." 달린스키가 말했다. "그러면 저 망할 놈이 내 손에서 죽으면?"

"그러면," 병리학자가 경박하게 웃었다. "해군에 요강청소부는 언제나 모자란 것 같더라구요. ㅂㅂ."

 

인터콤이 꺼졌다.

 

해멋은 달린스키의 끊임없는 욕설이 숨을 가쁘게 만들 때까지 기다렸다가, 프나스인 대사에게로 걸어갔다.

"이 일이 저런 소란으로 커질 줄은 몰랐네," 그가 말했다. "이제 일을 시작하자."

"무슨 말이야, 시작하다니?" 달린스키가 말했다. "넌 사마귀와 종양도 구분 못하잖아. 그러니 어서 망할 사무실로 돌아가서 다음달 난방비를 어떻게 낼 지나 걱정하도록 해."

달린스키는 환자를 향해 돌아섰고, 해멋은 어깨를 으쓱이면서 나가면서 문을 매우 조심스레 닫았다.

달린스키는 심호흡을 하고는 한숨 쉬고 나서 지난 몇 시간동안 끄적인 메모들을 쳐다 봤다. 쓸모 있는 내용은 없었다.

 

프나스인들은 산소와 질소 혼합물로 호흡했다. 하지만 40퍼센트의 산소가 프나스인들을 죽일지 살릴지 알 수 있는 방법은 없었다. 90퍼센트의 질소의 경우도 마찬가지였다. 프나스인의 피부는 매우 매끈하고 부드러웠지만, 조직 시료를 채취하거나, 상피를 긁어낼 생각은 하지 못했다. 그가 아는 유일한 사실은 프나스인들은, 최소한 이 자의 경우는 만성 혈우병이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같은 이유로 혈액도 채취할 수 없었다.

 

심지어 프나스인들의 모성의 중력도 추측해 볼 수가 없었다. 프나스인은 세 다리가 있어서 세 발로 설 수 있었는데, 이 사실은 고중력을 의미했다. 하지만 신체 구조는 고중력 행성에서 가능함직한 것보다 훨씬 약했다. 그리고 당연한 일이지만 치명적이거나 그와 비슷하게 나쁜 반응을 우려해서 X레이를 찍어볼 생각도 하지 못했다.

 

프나스인에게는 손이나 팔이 없었고, 대신 튜브 형태의 부속지 셋이 있었다. 이들은 모두 매우 유연했고 촉수는 아니었지만 손도 확실히 아니었다. 달린스키는 그것들의 기능이 무엇일지 추측하려 했지만 성공하지 못했다.

 

물론 이 종족은 지적이었으며, 우주 여행과 전쟁을 위한 기계도 만들어냈다. 하지만 달린스키가 그 종족 우주선의 조종장비를 상상하려고 할 때마다 머릿속은 백지가 되었다.

 

머리에 대해 말하자면, 머리는 긴 목줄기에서 뻗어나와 입일 수도 있고, 아닐 수도 있는 네 개의 구멍을 가지고 있었다. 이 구멍들은 모두 지면에 수직으로 배열되어 있었고, 세 번째 구멍은 달린스키의 시계 유리에 김이 서리게 했다.

 

하지만 달린스키는 입이 네 개나 필요할 어떤 이유도 생각해낼 수 없었고, 나머지 구멍 셋 모두가 비강 폐색 같은게 아니라면 호흡기라는 것도 그럴듯해 보이지 않았다. 귀일 지도 몰랐다. 하지만 그럴 가능성은 낮았다. 인간이건 아니건, 지성이 있건 아니건 귀는 효율성 때문에 멀리 떨어져 있는 것이었다. 요도와 항문? 가능했다. 하지만 만일 그렇다면 뭐가 무엇이고, 입과는 어떻게 구분해 낼 수 있단 말인가? 달린스키는 잠시 어떤 외계인 의사가 그의 뒷구멍으로 뜨거운 닭고기 수프를 밀어넣는 상상을 하며 입꼬리를 올리려다, 환자를 치료하고 난 후에야 그게 웃길 거라는 생각을 하고는 인상을 찌푸렸다.

 

아, 그는 자기 자신에게 정직하게 인정했다. 만약에 환자를 치료한다면.

 

프나스인은 두 개의 눈이 있었고, 그 위에는 눈꺼풀이 있었다. 달린스키가 눈꺼풀을 들어올리고 본 바로는 눈동자들이 빛 자국에 매우 약하게 반응하기만 했다. 평범했다. 눈 바로 위에는 전두엽이 있었는데, 얼굴 나머지에서 45도 각도로 솟아나온 각진 구조물이라 난산으로 머리가 기형이 된 아기 같았다.

 

프나스인의 맥박은 달린스키의 거의 두 배였다. 하지만 단지 중력의 차이 때문일수도 있고, 아니면 죽어가고 있어서일수도 있고, 그것도 아니면...

 

달린스키는 다시 욕을 하고는 뒤로 물러서서 프나스인을 쳐다봤다. 그는 엄청난 압박을 느꼈다. 망할, 산소 호흡 종족은 그의 전문 분야도 아니었던 것이다. 하지만 제이콥슨은 델루로스 VIII 어딘가로 휴가를 가 있었기에, 놈들은 염소 병동에서 젊은 천재를 끌어낸 후 프나스인 방향을 가리키고는 머리를 쓰다듬으면서 저쪽으로 가라고 했다.

 

진짜 문제는, 어디로 가라는 거야? 언제나처럼 해멋이 그의 집중을 끊었다. 이번에는 인터콤으로 연락해서다.

 

"좋은 생각 났어?"

"저 환자를 치워버리면 널 어떻게 할지만 떠오르는데," 달린스키가 구역질난다는 듯 답했다.

"그럴 기회가 있을 만큼 우리가 여기 오래 있을 수 있기를 기대하지." 해멋이 말했다. "그 이야기에 대해 확인해 봤는데, 사실이야. 정부가 시간을 좀 더 벌어주기는 했지만 우리가 대사를 일으켜 세워서 우리 혐의를 벗겨내지 못하면 그걸로 끝이지."

"프나스 의료진에게서 유용한 정보를 가져오려고 한 사람이 없지는 않았을 거 같은데?" 달린스키가 말했다.

"그렇기도 하고 아니기도 해." 해멋이 말했다.

"그건 또 뭔 소리야?"

"그렇다는 건, 물어볼 생각을 했다는 거고, 아니라는 건 유용한 게 없다는 거야. 지금 넌 정치적 상황을 이해 못 하고 있고, 나도 제대로 못한 것 같아. 저 종족이 죄다 편집증 환자나 뭐 그런건지는 모르겠지만, 저 놈들은 대사가 괜찮다는 걸 알 때까지 아무도 안 보낼거고, 심지어 어떤 정보도 주지 않을 거래."

"그래서 확실하게 잘못되도록 만드는 거란 말이지." 달린스키가 차갑게 말했다.

"저 자가 여성이란 건 들었고, 이름은...음, 사실 발음할 수 있는 이름은 아니지만, 인간 이름 중에선 레오노라와 제일 가깝겠군. 그리고 임신 중은 아냐."

"놈들이 그렇게 말하던?"

"그렇게 자세히 알려주지는 않던데, 이제 막 가임연령이 되었다더군."

"아니 그러면 대체 왜 그 자가 서로 전쟁중인 종족에게 보내는 유일한 사절인 건데?" 달린스키가 캐물었다.

"내가 그걸 어떻게 알아?" 해멋이 말했다. "심리학부가 알아보고는 있지만, 녀석들도 너보다 한가하지는 않아."

"내가 심리학부나 걱정해줄 만큼 한가하지 않다는 건 너도 알겠지."

"그럼, 이번 일 말아 먹으면 네 평생 우리를 걱정해줄 수 있겠지만."

"정말 재미있구만." 달린스키가 낮은 목소리로 말했다.

"아니," 해멋이 정정했다. "정말 진지해. 저 자를 여기 눕혀놓고 죽게 만드느니 차라리 네가 저 여자를 사고로 죽게 만드는게 나아. 네가 저 자의 심장을 맨손으로 찢어버리는 걸로 시작해도 상관 안 하겠지만, 뭔가를 하긴 해야 돼. 내가 보내주면 도움이 될 만한 누가 있나?"

달린스키는 없다고 으르렁거리고는 인터콤을 끊었다. 그리고 그는 다시 프나스인에게 가서는 그가 여자라는 사실을 활용해서 다시 검진하기 시작했다. 그것 때문에 남자에게 없을 만한 몸의 빈 공간의 존재를 설명할 수 있었다. 하지만 달린스키가 프나스인을 한땀 한땀 살펴보고 나서 결론지은 것은, 프나스인 몸 전체에 있는 구멍이라곤 머리에 있는 유사 입 네 개 뿐이란 것이었다. 하나는 확실히 호흡기였고, 그러니 나머지 셋이 남는데, 하나는 소화, 다른 하나는 성교, 또 다른 하나는 아직 알 수 없었다. 최대한 노력해도 그는 뭐가 뭔지 알아내지 못했다.

 

달린스키는 시계를 보고서야 그가 20시간 넘게 서 있었으며 곧 쓰러지기 직전이라는 사실을 깨달았다.

 

그러니 그가 자는 동안에 병리학과에서 분석할 수 있는 것들을 적어 줘야 한다는 의미였다. 그는 두 명의 간호사를 방으로 불러내고 환자의 촉수 부속지 각각과 몸통 줄기에서 긁어낸 작은 피부 조각, 그리고 숨쉬지 않는 구멍 세 개에서 나온 액상세포를 준비했다.

 

그는 조심했지만, 마지막에 긁어낸 피부조각 위에서 소량의 분홍 액체가 흘러나오는 것을 봤다. 피가 분명했다. 그래서 그는 바로 슬라이드글래스를 위에 올리고 출혈이 멈추길 기다렸다. 출혈은 거의 즉시 멈추었고, 간호사 중 한 명에게 모든 것들을 병리학 검사실로 가져가라고 지시했다.

 

"6시간 안에 보고서를 줘, 내가 쓸 방도 하나 찾고, 거기 뜨거운 샤워가 되는지 확인해. 그리고 5시간 뒤에 나한테 아침하고 각성제를 가져다 주라고 해 둬."

 

그렇게 말하면서, 그는 근처의 수면실이 할당되기를 기다렸다. 그리고는 한숨을 한 번 쉬고 짧지만 알차게 수면실을 썼다.

 

그가 깨어났을 때는 더할 나위없이 개운했다. 그리고 몇 분 지나지 않아 병리학과의 제닝서 옆에 서서 교대로 슬라이드를 볼 차례를 기다리고 있었다.

 

"적혈구가 매우 적다는 걸로는 크게 알 수 있는게 없어." 제닝스가 말했다. "물론 심각한 빈혈을 나타낼수도 있지, 하지만 이 망할 짐승은 적혈구가 필요 없을지도 몰라. 내 생각에 우리는 이 적혈구 수가 정상에 가깝다고 가정해야 할 것 같아."

"그렇게 생각하는 이유라도 있어?" 달린스키가 물었다.

"제일 큰 이유는" 제닝스의 표정이 굳었다. "만일 이게 정상이 아니라면 우리는 운이 다 한 거거든. 내가 피 구조를 분석해 봤는데, 이게 적혈구 부족으로 죽기 전에 거부반응을 일으키지 않는 적혈구를 합성해 낼 방법은 없어. 그러니 실용적으로 봐서, 뭐가 잘못됐는지는 몰라도 적혈구 수치는 정상인걸로 할 거야."

달린스키는 고개를 끄덕이면서 못 마땅한듯 동의했다. "조직들은 어때?"

"그 피부 조각 말야?" 제닝스가 물었다. "여기서는 좀 더 운이 좋았거나...아니면 운이 나빴어, 네 관점에 따라 다르게 보이겠지만."

"네가 생각하는 내 관점이 뭔지 말 해볼래?" 달린스키가 조심스래 말했다.

"만일 네 관짐이 뭔가를 고치려는 의사의 것이라면, 뭔가를 찾아냈어. 여기를 한번 봐봐."

달린스키는 강력한 현미경으로 허리를 숙이고 안을 쳐다봤다. 슬라이드에는 작은 피부 시료가 있었는데, 최고 배율이 아니더라도 달린스키는 거기에서 세포 활동이 매우 활발하다는 사실을 알 수 있었다.

"어떻게 된 거야?" 그가 물었다.

"확실힌 모르겠어." 제닝스가 말했다. "하지만 정상이었다면 이건 확실히 죽은 피부 조각이었어야 했는데, 확실히 아니지. 아무리 생각을 해 봐도 이게 어떤 방법으로 영양분을 섭취하거나 필요한 피와 산소를 공급받는지 모르겠어."

"산소 이야기가 나왔으니 말인데," 달린스키가 말했다. "얼마 정도의 농도를 줘야 하지?"

"혈액 구조를 보면, 지금 그는 자기 종족의 산소 텐트에 해당하는 곳에서 살고 있다고 할 수 있어. 산소 농도가 더 높은 곳으로 데려가고 싶지는 않네, 그러면 폐가 타버릴테니."

"액상세포엔 뭐 나왔어?"

"이제 진짜 흥미로운 결과야." 제닝스가 말했다.

"찾은 거 있어?"

"아니, 아무것도 없어."

"별걸 다 흥미롭다네." 달린스키가 말했다.

"잠시만, 대장." 제닝스가 말했다. "하나만 물어보자, 이 자가 여자라고 알려준 건 누구야?"

"해멋."

"누가 해멋에게 알려줬지?"

"프나스인들."

"그래? 음, 내가 확인해 볼 순 없겠네."

"액상세포에 뭐가 나타나?" 머리를 긁으며 달린스키가 물었다.

"아무것도, 다시 말하면 성적인 것과는 거리가 아주 멀어. 나는 세 액상 세포를 1번에서 3번까지 라벨링했어. 이제, 가장 아래쪽 구멍에서 채취한 1번 세포를 보면 물과 효소 몇 가지, 그리고 유기 액체 두세가지의 잔여물 흔적이 나타났다. 이 결과와, 그 유기물들이 분해되지 않았다는 사실을 같이 고려해보니까 이 구멍의 유일한 용도는 액체 영양물 섭취라는 것을 알게 됐지. 2번 세포에는 다양한 고형물질의 흔적과 부패 세균 약간, 그리고 약한 위산 전구물질처럼 행동하는 무언가가 검출됐어. 그러므로, 이건 고체 영양물이 들어가는 곳이지. 3번은 좀 골치아프긴 했는데, 난 이게 순전히 발성용이라고 생각하기로 했어."

"그럼, 제기랄, 구멍 중 하나는 질에 해당하는 기관이어야 한단 말이야!" 달린스키가 말했다. "온 몸에 구멍이라고는 망할 저 넷 뿐인데, 환자는 분명히 여자란 말야."

"그럴지도, 하지만 이 자가 키스와 섹스를 같은 곳으로 하지는 않아." 제닝스가 말했다. "여기에는 어떤 성호르몬이나 윤활액, 아니면 과학계에 알려진 다른 분비물도 없어. 그리고 이 자는 온혈의 산소 호흡 종족이니 성호르몬이 있다면 찾기 어렵지 않을 거고."

"그러면 이 구멍이 배출 목적으로 쓰일 수 있지 않을까?" 달린스키가 말했다.

"아닐 가능성이 높아." 제닝스가 말했다. "아니, 좀 더 강하게 말할게, 절대 아냐. 만일 그랬다면 분명히 그 흔적을 보여주는 뭔가가 나왔을 거야. 골칫거리를 하나 안겨줘서 미안하지만, 대장. 그게 결과 그대로야."

"골칫거리 하나? 시발, 두 개나 안겨줬구만."

"뭐가?"

"첫 번째는, 내 환자가 찾을 수 있는 생식기관이 없는 여자라는 거고, 두 번째는 음식을 먹지만 배출물을 배출하는 방법을 찾을 수 없다는 거야."

"그래서 잘못됐을지도 모르지." 제닝스가 쓴웃음을 지었다. "어쩌면 과식해서 지금 터지려고 하는게 아닐까."

"거 참 고맙다." 달린스키가 말했다. "음, 그러면 난 저기 내려가서 다음에 뭘 할지 생각을 좀 해봐야겠어."

 

잠시 후 달린스키가 아래에 도착하자 프나스인은 가쁜 숨을 들이시고 있었다. 프나스인의 얼굴, 그러니까 호흡하는 구멍은 소화 구멍에서 나온 것 같아 보이는 냄새 나쁜 물질로 덮혀 있었다. 달린스키는 재빨리 그를 도와 줄 인턴을 부르고는 프나스인을 옆으로 눕히고, 소독약으로 한 번 손을 씻고는 머리를 닦아내기 시작했다. 호흡은 금방 정상으로 돌아갔고, 달린스키는 인턴에게 환자를 계속 잘 살펴보라고 지시한 후 그 물질의 샘플을 채집해 병리학과로 가져갔다.

"으음," 제닝스가 30분간의 검사를 마친 후 말했다. "문제 하나는 풀어낸 것 같네. 입이, 아니면 이 구멍이 두 가지 역할을 동시에 하는 것 같아. 이걸로 음식을 삼키는 동시에 배출하지. 매우 비효율적이야. 따지자면 이례적일 정도로 비효율적이지."

"이게 구토가 아닌 게 확실해?" 달린스키가 물었다.

"물론이지." 제닝스가 말했다. "구토라면 덜 소화된 음식이 남아 있었을 거야. 여기는 다 분해돼 있어. 신체가 필요한 영양분을 다 흡수하고 남은 것 뿐이지."

"뭔가 조금씩 얻는게 있기는 하구만." 달린스키가 말했다. "이 망할 것을 여기서 한두해 더 보면 왜 죽어가는지 알 수 있을지도,"

"뉴스테이프를 보면," 제닝스가 말했다. "1년도 채 안 남은거 같은데."

"듣기 싫어. 만일 내가 환자에게 X선 촬영과 형광투시기 검사를 하면 죽을 확률이 얼마나 될까?"

"엑스선이 해로울 것 같진 않아. 보통 상황이라면 더 많은 정보가 있기 전에는 형광투시 검사는 말도 안 된다고 했겠지만, 지금은 보통 상황과는 거리가 머니까 그냥 해도 괜찮을 거야."

 

두 시간 후, 달린스키는 앞에 놓인 X선 사진들을 보면서 거세게 욕설들을 내뱉었다.

 

"어때, 대장?" 제닝스가 인터콤으로 물었다.

"뼈가 부러졌을 리가 없겠네," 달린스키가 말했다. "저 망할 늙은 꼬맹이 몸에는 뼈가 하나도 없어."

"형광분석에선 뭐 나왔어?"

"전혀. 곤충 소화계가 더 복잡할거야. 음식이 들어가서는 그냥 온 몸의 세포로 보내지고 하루 이틀이 지나면 남은 것들이 그냥 빠져나와. 이제 가능함직한 것은 뇌손상 뿐인데 도대체 무슨 수로 멀쩡한 뇌 모델 없이 그게 있는지 없는지 알아보라는 거야?" 그가 다시 욕설을 한껏 내뱉었다. "이 병신같은 생물은 그냥 말이 안되잖아!"

"맞아." 제닝스가 말했다. "피부 세포들 기억해?"

"그게 어떻길래?"

"지금 자라나고 있어. 다음주가 되면 망할 슬라이드 전체를 뒤덮을 거야."

"암 같은 걸까?" 달린스키가 물었다.

"그럴리가," 답이 왔다. "내가 아는 어떤 암세포도 이렇게 행동하지 않았어. 그 조직들은 배양된 것도 아니야. 정상이라면 지금쯤 죽어서 부패하고 있어야겠지."

"게다가, 만약 이게 피부암 같은 거였다면 진작 내가 눈치챘을 거야." 달린스키가 동의했다. 그는 일어섰다. "이건 제정신이 아냐! 호흡계도 정상이고, 소화계도 정상이고, 수환계도 정상이야. 시발 뭐가 잘못된거야?"

"심장마비?" 제닝스가 제안했다.

"그건 아닐걸, 만약 뇌에 혈전이 있었다면 다른 뭔가도 같이 잘못됐을 거야. 그리고 심장마비도 제외할 수 있을 것 같네. 아직 아무 치료도 시작 안 했는데 뭐가 정상인지는 모르겠어도 일단 신체 조건들은 안정해. 만일 갑작스러운 뭔가가 문제라면 악화되거나 호전되고 있어야겠지. 하지만 양쪽 다 아냐."

"만일 뭔가 이상한 점을 찾고 싶다면" 제닝스가 덧붙였다 ."왜 모두가 그 자를 여자라고 부르고 있는지 생각해 볼 수 있을 거야."

"그거 아니라도 내가 알아볼 이상한 점은 충분히 많은데." 달린스키가 말했다. "네가 생각하는 이상한 점까지 찾고 싶지는 않아."

"그냥 도와주려고 했던 거 뿐이야, 대장. 있다 봐."

달린스키는 혼자서 욕을 중얼거리면서 환자에게 돌아갔다. 아무 일도 더 일어나지 않았다. 바이러스조차도 그냥 내버려두면 환자를 진작 죽였거나, 항체와 싸우고 있을 터였다. 지금 이 정신나간 상황 중에서도 가장 이상한 점은 대사의 몸이 좋은 쪽이던, 나쁜 쪽이던 전혀 변화를 보이지 않는다는 점일지도 몰랐다.

 

좋아. 그는 논리적으로 생각해보기로 결정했다. 만약 프나스인의 상태가 그대로라면 체내나 체외의 환경이 변하지 않았기 때문일 것이다. 그가 지금까지 확인할 수 있었던대로라면 프나스인의 내부 구조는 모두 정상적이었고, 제닝스는 현재까지 몸에 해로울 수 있는 어떤 미생물, 박테리아, 바이러스도 발견하지 못했다. 그랬기에 프나스인의 뇌에 혈전이나 종양이 생겼다는 가설 하에 진료를 할 수도 있겠지만 혈전이나 종양을 치료하기는 커녕 발견조차 할 가능성이 없었고, 다른 하나는 외부 환경이 문제라는 것이었다.

그리고 만약 외부 환경이 원인이라면 가장 변했을 가능성이 높은 것은 대기와 중력이었다.

달린스키는 방의 압력을 0G까지 바꾸기 시작했지만 눈에 띄는 효과는 없었다. 거기서 3중력까지 늘리자 프나스인의 호흡이 좀 더 힘들어졌다. 그러나 그 외의 반응은 없었고, 무척추인 종족을 상대로 압력을 더 늘릴 수 있을 것 같진 않았다.

 

그 다음으로 달린스키는 프나스인의 호흡 구멍에 호흡기를 대고, 산소 농도를 15퍼센트까지 낮추었고, 다시 12퍼센트까지 내렸다. 8퍼센트까지 산소 농도가 내려가자 달린스키는 환자가 당연히 호흡 곤란을 보이리라고 예상했지만, 그와는 반대로 눈꺼풀 하나에서 눈에 띄는 떨림을 감지했다.

 

거기에 고무받은 달린스키는 다시 산소 함량을 4퍼센트까지 내렸고 모든 일이 일어났다! 프나스인 대사는 뭐라 알 수 없는 말을 중얼거리기 시작했고, 대사의 촉수같은 부속지들을 사납게 흔들기 시작했다. 달린스키는 부속지들을 쉽사리 피해서 프나스인의 몸을 테이블에 끈으로 묶었고, 다시 관찰을 시작했다. 프나스인은 눈을 떴지만 시선을 도저히 집중하지 못했고, 깨어난 지 십 분이 지나고 나서도 프나스인의 움직임은 일관성이 없어서 열 번을 다시 태어나도 우주선을 조종하기는 커녕 입에 음식을 가져다 놓지도 못할 것 같았다.

 

달린스키의 머리 속 구석에서 어떤 생각이 떠오르기 시작했다. 하지만 그 전에 몇 가지를 확인해 볼 필요가 있었다. 달린스키는 먼저 제닝스에게 연락했다.

"그것 좀 알려줘," 그가 병리학자에게 물었다. "만일 19퍼센트 산소 농도에서 숨쉬는데 익숙한 인간에게 두 배의 산소를 주면 정확히 무슨 일이 일어나지?"

"숨넘어가도록 웃어대겠지." 제닝스가 재빨리 말했다.

"그건 알아," 달린스키가 말했다. "하지만 기절할 가능성도 있지 않을까?"

"아닐걸. 왜?"

"만일 산소 농도를 네 배로 올려서 76%나 그보다 더 높으면 어때?"

"응급실에서 많이 하는 처치야."

"그러면 정신을 잃게 되나?"

"가끔씩은, 정말 드문 일이지만. 무슨 생각을 하는 거야?"

"하나만 더 답해주면 알려줄게."

"빨리 물어봐." 제닝스가 말했다.

"만약 사람이 산소 90%의 대기에서,"

"아무 문제 없어." 대답이 신속하게 왔다.

"아직 말 안끝냈잖아," 달린스키가 물었다. "만일 거기서 1주일을 쳐박혀 있으면 어떻게 될까?"

"내가 아는 바로는 그런 일은 없었어. 그렇게 되면 아마 뇌와 폐를 태워버리겠지...잠시만! 지금 하려던 말이..."

"...우리 대사는 4퍼센트 산소나 그보다 적은 산소를 호흡한다는 거지. 그리고 대사는 여기 온 이후로 우리로 치면 90% 산소 텐트에 계속 들어 있었어. 처음에는 원기를 돋아주고, 나가기 싫어할 정도로 좋을지도 몰랐겠지. 하지만 결국은 거기에 다쳤고, 세게, 그 이후로 쓰러져 있었던 거야."

"그러면 해결된 거네!" 제닝스가 소리쳤다. "꽤 간단하네, 안 그래?"

"아니, 하나도 해결 안 됐어." 달린스키가 말했다. "대사한테 뭔가를 할 지능이 남아있지 않다는 데 걸지. 대사는 행동도 일관되지 않고, 눈은 한 점에 집중하질 못하고, 주변 환경도 인식 못하는데다 음식 섭취 구멍 두 개로 침을 질질 흘리고 있어. 내 의견으론 이제 대사는 프나스의 지능 측정 기준에서 보면 화분에 있는 식물보다도 더 못할거야. 대사를 치료할 수 있을진 몰라도 돌멩이만큼 무력할 거라고."

"아마 대사는 쓰러지고 나서 한 시간도 안 돼서 그 상태가 됐을거야. 기분이 좀 나아져?" 제닝스가 말했다.

"참말로 그렇다." 달린스키가 통신을 끊으며 말했다.

 

아이디어들이 떠오르고 있었다. 하지만 해멋에게 볼 일이 있었다. 달린스키는 상황을 전부 해멋에게 설명했고, 해멋이 정부에 연락해 이것저것을 확인하는 동안 기다렸다.

"잘 했어." 해멋이 한 시간 후 말했다. "하지만 프나스인들은 만족하지 못했네. 먼저, 저들은 우리가 거짓말한다고 생각해. 그리고 두 번째로, 우리가 진실을 말하고 있다면 대사에게 생긴 일이 우리 책임이라고 보고 있고. 그러니 가까이 왔지만 아직 축배를 들기엔 일러. 정전은 이틀 안에 끝날거고. 그 시간안에 식물 식물을 고칠 방법을 떠올리지 못하면..." 그의 목소리가 점차 작아졌다.

"그러면 질문 하나만 하지." 달린스키가 물었다.

"해 봐."

"어떻게 대사가 여자인 줄 알았던 거야?"

"프나스인들이, 아니면 좀 더 정확히 말해서 프나스 대변인이 우리에게 말해줬어."

"네게 대사가 여자라고 말해줬다고?"

"그래."

"정확히 어떤 말을 쓴 거지?"

"확실히는 모르겠어. 레오노라가 자식을 가질 수 있을 만큼의 신체적 성숙에 도달했다는 일반적인 유감의 표현이었지."

"그게 정확한 직역 표현이야?"

"그건 아냐, 하지만 은하어를 하지 않는 종족을 상대로 우리 통역가들이 짜낼 수 있었던 내용이지."

"우리 이성애자 남녀 통역가들 말이지." 달린스키가 말했다.

"그게 무슨 소리야?" 해멋이 물었다.

"알 거 없어" 달린스키가 말했다. "지금 머릿속에 떠오른 생각이 있는데, 대사가 식물로써 살아남건, 내일 당장 죽건 프나스인이 발표한 계획에는 차이가 없는 거지?"

"맞아."

"좋아, 그러면 부탁 하나만 할게."

"할 수 있는 대로 들어주지." 해멋이 말했다.

"그러면 607번 수술실과 붙어 있는 회복실의 출입을 막아 줘. 또 두 방 모두에 3.5% 산소와 95% 질소, 1.5%의 비활성 기체가 포함된 공기를 갖출 수 있게 해주고, 압력은 표준 압력으로 해줘. 마지막으로 경비원을 두고 제닝스를 제외한 어느 누구도 내 명시적 허락 없이 못 들어가게 해야 할 거야."

"두 시간만 기다리면 될 거야." 해멋이 말했다. "하지만 왜-"

"질문은 안 받아. 아 맞아, 하나만 더 들어줘. 1 세제곱야드의 용기에다가 여기 있는 제일 높은 농도의 질산을 채우고, 밖에다 불투명한 덮개를 붙여 줘."

"산?"

"맞아. 그리고 덮개 잊지 말고. 두 시간 뒤에 수술실로 내려갈게."

해멋은 약속대로 달린스키와 간호사가 프나스인을 침상째 끌고갈 때 수술실과 회복실을 준비해 둔 상태였다. 제닝스가 그들을 기다리고 있었고, 얼굴은 의문으로 가득 차 있었다.

"알고 있었겠지만," 제닝스가 말했다. "대체 네가 무슨 수술을 하려던 건지 알아맞춰 보려고 머리를 쥐어짜고 있었는데, 똑같은 정신나간 답만 계속 나오더라고"

"정신나간 것관 거리가 멀지." 달린스키가 말했다. "이게 유일하게 정상적인 방법이 아닌가 싶어. 네가 마취사 역할을 해줘."

"마취과 의사가 필요해?"

"곧 그럴거야. 간호사, 자네와 제닝스, 그리고 난 이제 산소 마스크를 착용할 겁니다." 그리고 나서 달린스키는 공기 중 산소를 3.5%로 낮추라고 지시했다. "좋아 제닝스, 이제 호흡기를 35%로 맞추고 대사를 기절시켜."

제닝스는 프나스인의 호흡 구멍에 노즐을 가져다댔고, 대사는 거의 즉시 의식을 잃었다.

"그럼 질산 용기는 여기 있나?" 달린스키가 물었다. 그는 용기를 찾을 때까지 주변을 둘러보았다. "좋아요, 간호사. 이제 절단 수술을 준비합시다."

"어디를 절단하시려는 건가요?" 간호사가 물었다.

"머리." 달린스키가 말했다.

"그럴 줄 알았지!" 제닝스가 말했다. "드디어 정신줄을 놓아버렸구만!"

"잃을 게 뭐가 있겠어?" 충격에 빠진 간호사의 반응은 신경쓰지 않고 달린스키가 물었다. "식물인간이 되건 죽건 전쟁은 시작해. 그걸 막을 방법은 이것 뿐이야."

그렇게 말하며, 그는 프나스인의 목을 지나는 긴 줄기를 중간부터 자르기 시작했다. 그의 손은 목이 절단될 때까지 능숙하고 신속하게 움직였다.

"간호사," 그는 잠시 위를 쳐다보고 말했다. "마음에 들지는 않겠지만 절개부가 봉합되거나 닫히면 안 되요, 90초마다 지혈을 실시하겠지만 그 뒤에는 지혈대를 제거해야 됩니다."

공포에 질려 창백해진 간호사는 고개를 약하게 끄덕였다.

"제닝스, 머리 어떻게 해야 할 지 알지?" "저 용기?"

달린스키는 고개를 끄덕였다. "내 생각이 맞다면, 저 머리는 어쨌든 죽어라 소리 지를테니 최대한 빨리 없애야 돼."

"소각장이 더 인도적인 방법 아닐까?"

"물론이지. 하지만 중얼거리기까지 하는 잘린 머리를 가지고 다섯 층을 내려가서 사람들로 붐비는 복도를 뚫고 지나가고 싶지는 않아. 넌 어때?"

"이해했어." 제닝스가 미소지었다. 제닝스는 앓는 소리를 내면서 프나스인의 머리를 몸에서 멀리 굴려보냈다. 그 다음으로는 프나스인의 눈을 최대한 피하며 불투명한 용기 안으로 머리를 재빨리 집어넣었다. 그가 테이블로 돌아우자 거기서는 달린스키가 지혈대를 제거하고 있었고, 피는 더 쏟아져 나오지 않았다.

"아마 입은 없어도 괜찮을거야, 하지만 목을 약간 열어서 호흡관을 투입해야 할 것 같아. 그 다음은 병리학과로 가서 이게 스스로 음식을 먹을 때까지 정맥주사로 어떤 걸 넣어줘야 할 지 알아봐, 저 피하지방들 보면 아마 꼭 필요하지는 않겠지만." 제닝스가 떠났다, 그리고 달린스키는 간호사를 돌아봤다. "결과가 다 나올때까지 방에 혼자 있어야 할 것 같네요. 이 일에 대해서는 해멋 씨나, 제닝스 박사, 혹은 나 외의 누구하고도 발설하지 마세요. 알았지요?"

간호사가 고개를 끄덕였다.

"좋아요. 다른 사람을 데려올 때까지 여기서 조금만 더 기다리고, 해멋한테 여기로 당장 오라고 연락해요."

 

해멋은 정확히 4분만에 도착했다. 그리고 달린스키가 수술 과정을 설명하는 데도 그 만큼이 걸렸다.

"들었다시피," 달린스키가 시작했다. "진짜 문제는 대사가 명백히 여자가 아니었다는 거야. 그래서 한동안 헷갈리긴 했는데, 처음에 이렇게 만든 원인을 찾아내기 전에는 여기에만 집중을 할 수 없었지. 하지만 내가 진작 알아챘어야 했던 힌트들이 너무 많아. 대사의 조직은 배양하지 않았는데도 계속 성장했고, 생식 기관을 찾을 수 없었으며, 포자가 나갈 수 있는 곳도 없었어. 그러니 당연히 출아법 외에 다른 무슨 방법으로 번식할 수 있었겠어? 첫 날에 진작 이런 결론을 떠올렸어야 했어. 피부 샘플 중 하나에서만 피가 안 나왔고 다른 것들도, 2, 3초만에 바로 응고했을때 말이야."

 

"그러면 머리도 다시 자라난다는 거야?" 해멋이 물었다. "뇌와 거기 달린 구멍들 모두를 제거했잖아. 불가사리도 재생하려면 중심부가 조금은 달려 있어야 한다고."

"아마 자라날 거야, 만일 아닐거라면 몸과 머리 모두 바로 죽었겠지만 둘 다 살아남았어. 그래서 머리를 제거한거야. 지능 없는 유사 머리에서 새 몸이 자라나는 건 보고 싶지 않으니깐. 여기서 단어를 하나 지어낸다면 우리에겐 의지구화Earthomorphize하는 습관이 있어. 지구에서 나지 않은 생물들에게 지구 생물들의 특성이 있다고 생각하는 거지. 머리가 잘려 나간 생물이 살아남으리라는 생각을 하기는 힘들지만, 실제로는 잘 살아 있잖아. 하지만, 진짜 큰 문제는 이제 시작일 뿐이야."

"그럼 그 문제는 뭔데?" 해멋이 물었다.

"새 뇌는 자기가 대사라거나, 우리가 자기 목숨을 구했다는 사실을 알지 못할 거야. 그러니 우린 작은 전쟁에 대비하는 게 낫겠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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