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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A-27크롬웰
작성일 2019-09-22 22:17:31 KST 조회 428
제목
버스라이트: 인간의 서 - 1.개척자들

​첫번째 천년기: 공화정

 

1. 개척자들The Pioneers

 

인간이 은하계 전역으로 퍼저나가기 시작할 때, 이 과업의 가장 중요한 부분은 개척 전단Pioneer Corps에 의해 수행되었다. 200명이 안 되는 인원으로 시작한 이들은 공화국의 첫 천년기가 끝날 때에는 5만명을 넘겼다. 그리고 그들의 용기, 지성, 그리고 적응력은 인간 역사의 연대기에서 불후의 한 장이 되었다.

 

인간: 성취의 열 두 천년기, I. S. 베르당 저(지구와 델루로스 VIII에서 13205 GE에 동시 출간)

 

만일 인간의 면모 가운데 이후에 일어날 일을 예고하는 징조가 있었다면, 그것은 개척 전단의 창설이었다.

 

이 팽창과 파괴의 기술자들은 은하계를 배회하며 공화국에 합병할 수 있는 것들을 합병하고, 쉽게 합병할 수 없는 것들을 드물지 않게 파괴하였다. 이들은 인간의 은하계 역사에서 피에 물든 서문이었다. 그리고 수많은 거주불가능한 행성을 정복하게 만든 지성에 객관적인 찬사를 보낼 수는 있겠지만, 그 결과에는 기겁할 수밖에 없다. 게자리 제타성 IV 공화국의 합병보다 초기 개척 전단의 승리를 잘 나타내는 사건은 없을 것이다.

 

지성 종족의 기원과 역사, Vol. 7, 퀼 니소기트 저(에리다니 XVI에서 19300 GE에 출간)

 

 

그것은 보기에조차 뜨거웠다.

 

그 행성은 우주 한 가운데 걸린 핏빗으로 붉은 작은 행성이었으며, 3억 마일 정도의 거리를 두고 쌍성을 공전하고 있었다. 행성의 표면은 크레이터과 협곡으로 오돌토돌하게 파여 있었으며, 수백 개의 크레바스가 서로 교차하고 이었다.

 

겨울이 되기 전이면 납도 3초 안에 끓어오를 수 있었다. 하지만 겨울은 막 끝났고, 지구 시간으로 30년 뒤에야 다시 찾아올 것이다.

 

일반적으로 말하는 구름은 존재하지 않았다. 물이 존재하지 않았으니. 하지만 다양한 밀도의 많은 기체가 층층이 쌓여 있었다. 그리고 그 구름 사이 이곳 저곳으로 흉측하게 끼워맞춰진 모서리같은 표면을 볼 수 있긴 했지만 대부분은 그저 붉은 색으로 가려져 있었다.

 

표면도 마치 면도가 정말 필요한 사람의 얼굴처럼 가스만큼이나 붉고 거칠었다. 흙먼지가 있는 것은 아니지만 넓은 그림자는 표면이 더러워 보이게 만들었다. 더럽고, 뜨거워보이게.

 

그리고 가끔은 주기적으로, 가끔은 비주기적으로 사나운 섬광도 발생했다.

 

깊은 패인 자국과 폭발적인 밝음 덕분에 이 행성은 궤도를 돌고 있는 우주선이 흔한 것 만큼이나 수수께끼였다.

 

그리고 그 흔한 우주선은, 공화국의 인장과 임시수리된 해치, 두 명의 게으르지만 능률적인 승객을 가지고 있었다. 이것은 우주에 갓 나온 새 우주선이 아니었다. 이 우주선은 12명의 선주를 가졌고, 그 열 배나 많은 행성들을 방문했다. 만일 소리가 진공을 통과했다면 이 우주선이 작고 붉은 이 행성 주변으로 날아들어갈 때는 찢어지는 듯한 소리가 났을 것이다. 지금껏 수십년 간 각각의 이륙은 죽음을 각오하는 도전이었고, 각각의 착륙 또한 죽음을 불러오는 제안이었다. 우주선의 외장은 백 개가 넘는 세계의 먼지와 검댕으로 덮혀 있었고, 어쩌면 그것이 우주선을 아직 한 덩어리로 붙들고 있는 것일지도 몰랐다.

 

우주선은 이따금 귀청을 찢어놓고 몸을 뒤트는 진동을 냈다, 이는 이 우주선이 아직도 작동하고 있다는 것을 승객들에게 알려주는 몇 안되는 징표였다.

 

그들은 흐트러지고, 수염이 덥수룩하고, 맨발이며, 무엇보다 불행한 상태로 표시 화면 앞에 앉아 있었다. 한 명은 키 크고 깡마르며, 볼과 눈이 깊이 들어갔으며 우울해보이는 파란 눈을 가지고 있었다. 다른 한 명은 중간 키에, 중간 체형에다가 표현하기 힘든 머리색, 그리고 앨런 넬슨이라는 이름을 가지고 있었다.

"저 망할 게 이름을 갖고 있기는 해?" 밀트 보먼이 화면이 지긋지긋하다는 듯이 바라보며 말했다.

"내가 아는 한은 없어." 넬슨이 퉁명스레 말했다. "그냥 게자리 제타성 4번 행성이야."

"저번 행성은 네 이름을 따서 붙였으니, 이번 건 보먼 29다." 보먼이 자기 성도에 적어넣으며 말했다. "아니면 30이었던가?"

넬슨은 자기 공책을 확인했다. "보먼 29가 맞아." 마침내 말했다.

그는 화면을 바라보면서 중얼거렸다. "별거 아니네."

"망할 은하계에는 저런 게 3000억개나 있어." 보먼이 말했다. "그리고 놈들은 그걸 가지고 싶다고 생각하겠지. 가끔씩 난 정말로 그 자식들이 뭐하는 놈들인지 궁금해."

"가끔씩은 그 놈들이 우리가 뭘 하고 있는지 긍금해하기도 하겠지." 넬슨이 냉소적으로 말했다. "어쨌든 놈들이 게자리 제타성 IV에 자원해 갈 사람을 모집하는 건 상상을 못 하겠어."

"보먼 29 이야기겠지."

"이름이 뭐건 간에, 이 장소를 찾을 멍청이들이 기백을 넘기진 않겠지."

 

그 말은 틀렸다. 오직 두 명 뿐이었다. 보먼과 넬슨 말이다.

 

공화국이 광대하긴 했지만, 인간은 너무 멀리, 너무 빨리 퍼져나갔기에 거기에 다른 누군가를 할애할 수 없었다. 태양계의 행성이 처음 탐사되던 시초에는 인간의 교두보는 단지 과학기지였을 뿐이다. 시간이 지나서 행성들이 살만해지자 과학기지들은 식민지가 되었다. 타키온 드라이브가 개발된 후에도 인간이 정복한 몇 안되는 행성들은 지구의 연장선에 불과했다. 하지만 모든 것이 손아귀를 벗어나기 시작했다. 문명이 세워진 행성들은 전초기지나 식민지와는 모든 것이 달랐다.

 

그 행성들은 거주 인구 전체의 영구적인 거주지였으며, 그곳의 환경은 극복되고 길들여지고, 도시화되고 기계화될 필요가 있었다. 그리고 인간이 그럴 준비가 되기 전에도 그런 행성이 1400개는 있었다. 그리 많은 수 같지는 않지만, 지구와 조금이라도 비슷한 행성은 극소수였으며 인간은 만사가 순조롭게 돌아가도록 하기 위해 110억의 인구 모두가 필요했다.

 

외계 생물이 존재하는 1/3 이상의 행성들은 계엄령 하에 있었다. 이 행성들은 믿을수 없이 많은 상비군을 요구했다. 또 다른 400개의 행성은 과학 연구와 채광에 사용되었고, 이들은 추가적으로 식량과 식수를 공급할 20개의 추가적인 농업 행성을 필요로 했다. 그리고 350개의 다른 행성들은 이제 막 정착되었고, 정글, 늪, 사막, 산 그리고 대양을 인간의 도시로 바꾸기 위해 일부 거주자의 많은 노력이 필요했다.

 

하지만 1400개의 세계는 은하계의 극히 일부에 불과했다. 인간은 풍요 속에서 생육하기 위해 더 많은 세계를 필요로 했다. 인간은 계속 세계들을 좇아 그것들을 탐험하고, 그것들에 정착하고, 그것들을 길들였다.

 

여기서 개척 전단이 등장한다. 자유와 새 땅을 추구한 불우하고 가난한 과거의 개척자들과 달리 개척 전단은 테라포밍 분야, 그러니까 행성을 개척하고 살기 좋게 만드는 전문가들로 구성되어 있었다. 고도로 숙련되고 세심하게 훈련된 개척 전단의 대원들은 공화국 해군의 민간인 근무자들이었다. 이들이 공화국과 가진 관계는 정부 도급업자와 어느정도 비슷했다. 이들이 정부의 직접적인 명령을 받는 것은 아니지만, 전단에 소속되어 있어서 공화국과의 매력적인 계약을 받을 자격을 얻은 프리랜서라는 면에서 그러했다.

 

일반적으로 이들의 일은 외계의 거주지를 인간 필요에 맞게 적응시키는 것에 불과했다. 가끔씩 그들은 적대적인 외계인을 죽여 없애야 했으며, 이따금씩은 적대적이지 않은 외계인도 절멸시킬 수 밖에 없었다.

 

이들 중에는 공학자들도 존재했는데, 공화국의 기술을 바탕으로 시냇물을 강과 호수, 그리고 바다로 바꿀 수 있었으며, 목성 두 배 크기의 행성에 제초 작업을 할 수 있었고, 건조한 행성의 생태계를 바꾸어 오아시스 행성을 만들 수 있었다.

 

개척 전단은 28000여명의 인원으로 구성되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성장통을 겪고, 안쓰던 근육을 시험하고 있던 공화국은 수만개가 아니라 수백만개의 행성을 꿈꾸어 왔기에 전단은 매우 넓게 퍼져 있었다. 그리고 공화국의 요구가 더 전문화될수록, 개척 전단의 업무도 더 전문화되었다.

 

그런 요구 사항 중 하나는 에너지였다. 공화국의 행성들은 모두 완전히 원자력 기술로 전환한지 오래였으며, 되돌리는 것은 불가능했다. 하지만 라듐, 플루토늄, 우라늄, 그리고 이들의 동위원소는 새로 발견된 행성들에서도 필요를 충족시키기 힘들었다. 태양광 전환 시설들이 수천만개 세워졌지만, 인류는 여전히 그 힘을 경제적으로 보존할 방법을 찾지 못했다. 그리고 공화국의 상업 거의 절반이 성간 여행에 기반했기 때문에 새로운 에너지원은 인간의 우선순위에 있었다.

 

그 때, 게자리 제타 IV가 발견되었다. 작지만 무거운 세계인 이곳은 매우 빠른 자전 속도와 핵의 독특한 구성 원소로 인해 환상적인 에너지를 제공하는 강력하 자기장을 형성했다. 이 자기장에 주입된 이온은 인간의 가장 강력한 입자가속기보다 훨씬 빠른 속도로 가속되었다.

 

이 행성의 전기, 자기장의 상호작용, 거기에 더해 표면 구성 물질들의 기화로 만들어지는 다양한 이온은 핵변성반응을 위한 거의 이상적인 조건을 제공했다.

 

다시 말하면, 게자리 제타 IV의 표면의 임의적인 부분이 아무 경고 없이 폭발할 수 있다는 것이었다.

 

보먼과 넬슨이 우주선에서 보고 있는 밝은 시각 자료는 행성 지표에서 일어나는 핵분열 반응의 최종 결과를 보여주는 것에 불과했다. 낮은 원자 번호의 원자가 이 핵 변성작용을 거쳐 높은 원자 번호의 원자들로 구성된 불안정한 분자를 형성한 후, 다시 분열되는 것이다. 지구에서라면 실험실에서나 있을 매우 특별한 조건이 게자리 제타 IV에서는 단순한 자연 현상일 뿐이었다. 그리고 연속적인 원자핵 폭발이 지표를 찢어놓아서 새로운 물질을 더 많이 전기장과 자기장에 노출시켰다. 이 설명 자체는 간단할 지 몰라도, 실상은 매우 환상적이었다.

 

공화국은 열성을 담아 쓸데없는 곳에 인력과 돈을 내다버리고는 했지만, 게자리 제타성 IV에서 매일 생겨나는 에너지 같은 것을 포기할 수는 없었다. 그래서 보먼과 넬슨이 235명의 선정된 광부들, 그러니까 이 낭비되는 에너지를 쓸모있는 곳으로 옮길 방법을 찾는 과학자들을 위해 이 행성을 안전하게 만드는 계약을 제안받을 수 있었던 것이다. 여기에 둘이 입찰을 했고, 공화국은 흥정하려는 생각도 없었기에 그대로 체결되었다.

 

하지만 폭발은 공화국이 미리 알려주지 않은 것 중 일부에 불과했다. 중력도 문제였다. 가장 튼튼한 공화국 채광선만이 산산조각나지 않고 행성에 착륙 할 수 있었다. 그리고 그건 겨울의 일이었다. 여름이라면 우주선이 표면에 닿기 20마일 전부터 녹아내릴 것이다.

 

폭발과 중력은 물론이거니와, 기후도 문제였다. 행성은 공전에 33년이 소요되는 원심궤도를 가지고 있었다. 겨울에는 거대한 두 쌍성으로부터 3억 3천만 마일까지 멀어졌지만, 여름에는 겨우 1억 5천만 마일에 불과했다. 그 거리에서라면, 공화국이 개발한 어떤 것도 열을 버텨낼 수 없다. 그러므로 만일 그들이 행성을 개척하더라도 몇 년에 한 번씩만 채굴될 수 있고, 게자리 제타성으로부터 충분한 거리만큼 떨어질 때까지 다시 방기되어야 할 것이다.

 

게다가 대기는 완전히 호흡이 불가능했다.

 

"이런 사소한 문제만 빼면." 보먼이 그것들을 크게 나열하면서 말했다. "이건 식은 죽 먹기야."

"그럼." 넬슨이 쓴웃음을 지었다. "왜 정부가 우리에게 2백만 달러를 주기로 했는지 모르겠다니까, 완전 유급휴가잖아."

"그러면," 보먼이 커피잔을 한 입 마시며 말했다. "좋은 생각 있어?"

"우리한테 이 사기를 친 놈들 생각밖에 안 나는데." 그가 한숨쉬었다. "그래도 아직 봄이니까 문제를 해결할 시간은 조금 남아 있다고 할 수 있지."

"저기 밑에 무언가가 살아있을 수 있을까?" 보먼이 물었다.

넬슨이 고개를 저었다. "전혀 그럴거 같지가 않은데. 그래도 착륙하기 전에는 확신할 수 없겠지. 어찌 됐건 간에" 그가 덧부였다. "아마 어떤 생명체도 없을거야. 우릴 포함해서."

"거 참 안심이 되네." 보먼이 말했다. "공화국의 자신감이 고맙기는 하지만, 그냥 여기를 어디 다른데 줘버렸으면 좋겠다는 생각이 들기 시작해. 우리 일을 해줄 망할 원주민도 찾을 수 없고, 저 좆같은 폭발을 예측할 수도 없어."

"저 폭발이 골치아픈 부분이긴 하지. 그럼." 넬슨이 동의했다. "저게 아니었다면 일을 마칠 수 있었을텐데."

"저게 아니었다면 이 일도 애초에 없었겠지." 보먼이 투털거렸다. "내가 컴퓨터를 세 시간 동안 써서 더 좋은 위치를 찾아봤지만, 폭발은 완전히 무작위야. 한 곳에 한 시간 단위로 두 번 일어날수도 있고, 반세기 동안 한 번도 안 일어날수도 있지. 그리고 우리가 그것들을 예측하거나 계획할 수 없으니, 지금 알고 있는 것 이상을 알아보기 위해 지표에 가까이 다가갈수도 없어."

"그냥 몇 주 동안 이 망할 것을 돌다가, 그냥 돌아가서 할 수 없었다고 말하는게 어떨까?" 넬슨이 말했다.

"그리고 2백만 달러를 포기해?" 보먼이 캐물었다.

"내 말은, 모든 게 우리한테 불리하다는 거야. 밀트." 넬슨이 말했다.

"1번: 착륙하기에 중력이 너무 무겁다. 2번: 공기는 마실 수 없고 방사능 천지다. 3번: 파이어니어 급의 우주선이 착륙하더라도, 다시 이륙하기 전에 녹아버릴 것이다. 4번: 영구 기지를 세울 수 없다. 우리가 앞의 문제를 모두 해결하도 행성의 온도가 이후 10년 동안 2배로 올라갈 것이다. 5번: 앞의 모든 사항에 신경쓰지 않더라도, 여전히 폭발이 언제 일어나서 우리를 개박살내 버릴지 모른다. 6번-"

"저 놈들도 이게 쉬울거라고 하지는 않았어." 보먼이 미소지으며 말했다.

 

사흘이 지나자 그 미소는 사라진 지 오래였다. 우주선의 탐지 장치는 129개의 폭발을 더 기록했고 컴퓨터는 폭발은 완전히 산발적이고 무규칙적이란 사실을 확인해줬다.

"이것만으로도 벅차지 않다면" 보먼이 기록를 확인하며 말했다. "이 행성은 시시각각 작아지고 있는 것같아. 물론 알아차릴 만큼 크지는 않지만 4, 5천년 뒤면 알아서 산산조각이 날 거야."

"그래, 그 다음엔?" 넬슨이 물었다.

"더 생각이 안 나." 보먼이 말했다. "컴퓨터와 같이 밤을 샜는데. 기계 친구의 말에 따르면 우리가 해야 할 일은 존나 단단한 채광선을 구해서 열, 방사능, 그리고 밤 동안의 폭발에 면역이 되는 것 뿐이야.

 

1주일이 지나고 상황은 그리 나아지지 않았다. 두 개척자는 행성에 한 다스의 탐사기을 발사했다. 하나는 폭발 속에서 몇 분 만에 사라졌고, 나머지들은 그 이후에 열과 방사능으로 인해 멈춰버렸다. 그 다음에는 드론을 보내서 대기 상층의 시료를 채취하려고 했지만, 중력이 드론을 표면으로 잡아당겨서 자료를 컴퓨터로 전송하기도 전에 박살냈다. 

 

둘은 궤도 안쪽으로 들어가보기도 했지만, 겨우 목숨을 부지해서 빠져나올 수 있었다. 그리고 행성의 성층권에 핵무기 두 개를 발사해서 폭파시켰지만, 자연적인 폭발을 생성하거나 피하는 데에는 별 영향이 없었다. 그리고 두 사람은 3407판의 블랙잭을 했지만, 문제에 대한 어떤 해결책도 생각해내지 못했다.

 

"알다시피" 보먼이 말했다. "이런 행성에 알박으려다간 미쳐버리고 말 거야. 대체 핵폭탄 벽난로가 있는 행성을 살기 좋은 곳으로 어떻게 바꾼다는 거야? 음, 다시 처음으로 돌아가자." 그 말을 끝마치고는 컴퓨터를 켰다.

 

하지만 다시 시작하는 것도 도움이 되지 않았다. 메모리 저장소에는 그와 유사한 상황이 전혀 없었다. "델루로스 VIII에 있는 마스터 컴퓨터에 연결해 볼 수도 있을텐데." 넬슨이 추천했다. "어쩌면 우리 아기가 놓치고 있는 게 있을지도 몰라."

"그럼 그렇겠지." 보먼이 비꼬며 말했다. "그리고 거기에 백만달러의 요금을 준다고. 제길. 진작 계약을 포기했어야 했어. 내가 신참일 떄 한번 그랬다가 계약 다섯개를 마치고서야 청구서를 다 갚을 수 있었지."

"그럼 어떻게 하자는 거야?"

"모르겠어. 그냥 계속 해보는거지. 늦던 말건 이 망할 행성에 대해 뭔가를 알아낼 수 있을 거야.

 

보먼이 맞았다. 이틀 후 뭔가 새로 밝혀내기는 했으니까.

 

개척자들은 남은 탐사기 12개를 보냈지만 결과를 가져오리라는 기대는 안 했다. 하지만 그 중 하나는 지표나 지하에 생물이 있다는 사실을 보고할 만큼 오래 살아남았다.

 

"이건 미친 소리야!" 보먼이 말했다. "대체 저기 아래에 뭔가가 어떻게 살아 있을 수 있다는 거야?" "우리 손에 더 많은 탐사기가 들어오기 전까지는 알 수 없겠지." 넬슨이 말했다.

"저들과 어떤 방법으로든 계약을 할 길을 찾아야 돼." 보먼이 말했다. "저놈들이 이 골치아픈 세계를 열어줄 유일한 방법이야. 며칠 전에 내가 마스터 컴퓨터에 대해서 투덜거리던 거 생각나?"

넬슨은 고개를 끄덕였다.

"그 말 무시해." 보먼이 말했다. "이번에야 말로 그게 필요할 것 같아."

넬슨은 반대하지 않았고, 몇 시간 뒤 우주선의 컴퓨터가 연결되었다. 우주선 컴퓨터는 마스터 컴퓨터에게 행성에 대해 가능한 모든 자료를 전달했고 커다란 기계가 거주민들의 개요를 구상할 때까지 기다렸다. 그러나 그 결론은 별로 위안이 되지 않았다.

 

"큰 머리에 따르면" 보먼이 보고서를 확인하며 말했다. "저 조그만 놈들은 에너지를 먹어. 그러니까 내가 보기엔 대체 다른 먹을 거리가 어디 있는지 모르겠어. 어쨌든 그 말은 우리가 에너지를 행성에서 뽑아내는 걸 저들이 도와줄 리가 없다는 거지." 그는 말을 잠시 멈췄다. "우리가 이 일에 묶여 있고, 계약금 절반도 던져넣었으니, 이제 우리 광부 양반들을 지표에 내리는 것에 대해서 큰 머리가 뭐라고 하는지 들어보자."

 

컴퓨터는 더 할 말이 없다는 듯 '불가능하다' 만을 강조했다.

 

아직 질문을 하나 더 할 시간이 남아 있었다. 그래서 보먼은 마스터 컴퓨터에게 계약을 포기 하는 것 외에 다른 방법이 있는지 물었다.

 

있었다.

 

"이게 무슨 소리야!" 보먼이 보고서를 쳐다보고 말했다.

"대체 뭐라길래?" 넬슨이 물었다.

"그러니까, 말하자면, 모하메드를 산으로 데려갈 수 없다면, 산을 모하메드에게 가져다 주는게 대안이란 말이야." 

"성경 말은 그만두고, 그게 무슨 말이야?"

"사람을 보먼 29에 내리려고 하는 데신, 에너지를 역장 안으로 빨아들여 은하계 저 멀리로 보낼 수 있다는 소리야."

"그러면 역장에 대해 아는 거 있어?" 넬슨이 물었다.

"아니" 보먼이 말했다. "넌 어때?"

"나도."

"하지만 큰 머리는 알겠지, 그래도." 보먼이 구역질난다는 듯 말했다.

"그러면 또 백만이 날아가는구만. 이 컴퓨터가 일하는 건 상상 이상이야."

"마스터 컴퓨터와 연결하는 동안." 넬슨이 물었다. "우주를 통해서 역장이 움직이는 동안 역장의 경로를 어떻게 정하는 지 물어봐야 돼. 어떤 우주선이든, 그리고 어떤 별이나 행성도 거기에 부딪히는 건 원치 않으니까. 그리고 하나 더, 우리가 이 에너지를 옮기면 그걸 어떻게 뽑아내서 사용할 수 있을지도 알아내야 해.

"마지막 질문은 공화국이 돈 내서 하라지" 보먼이 말했다.

"그리고 다시 연결하기 전에, 밀트." 넬슨이 말했다. "우리가 먼저 해결해야 할 윤리적 문제가 있어."

"에너지 섭식자들 말야?"

넬슨이 고개를 끄덕였다. "너도 알겠지만, 저들은 굶주리게 될 거야."

"지금 당장은 아니지" 보먼이 말했다.

"천천히 굶주리는 게 빨리 굶주리게 되는 것 보다 뭐가 더 나은지 모르겠는데." 넬슨이 말했다.

"별 차이 없지." 보먼이 말했다. "하지만 다른 면에서도 생각해봐야지."

"우리 돈 말이야?"

"그것도 그렇지만" 보먼이 동의했다. "지금 생각하는 건 이 종족의 남은 수명이야. 지금 추세로 봐선 이 행성은 5천년이 지나기 전에 다 없어질거고, 이곳의 생명체들은 다른 곳으로 옮겨가지 못할 거야. 이 곳에서 살 수 있는 종족이라면 다른 어떤 곳에서도 못 살아."

"항성은 어때?"

"어림 없을걸. 게자리 제타성 크기의 별은 녀석들이 가까이 접근하지도 전에 구워 버릴걸, 그리고 그렇지 않더라도 둘은 완전히 다른 환경이야. 게다가, 저 녀석들은 우주 여행을 개발하지 못할 거야. 여기 있는 유일한 연료는 녀석들의 음식이고, 음식이 있으면 왜 떠나?"

"왜냐하면 은하계에서 이 행성이 죽어간다는 것을 아는 사람이 너만이 아니라서?"

"그럴지도" 보먼이 말했다. "하지만 우리는 녀석들에게 지능이 있을거라 지레짐작하고 있어. 내 생각에는 아닐 가능성이 더 높아."

"왜?"

"이 행성은 분명히 어린 행성이니까. 이 행성이 청소년기에 접어들 때가 되면 죽게 될거야.. 말하자면 말이지. 지적인 생명체는 물론이거니와 어떤 종류의 생명이라도 생겨나기에는 충분하지 못한 시간이야. 더구나 어떤 생명체도 원래 다른 것이었다면 에너지 섭식에 그렇게 빨리 적응할 수는 없어. 그리고 저들이 원래부터 에너지를 먹어왔다면 왜 지능을 발달시켰겠어? 그럴 환경적 압력이 전혀 없는데 말야."

"아닐수도 있지" 넬슨이 말했다. "탐사기에 따르면 지하에 산다고 했잖아. 어쩌면 폭발을 미리 피하기 위해 지능을 발전시켰을 수도 있어."

"탐사기는 녀석들이 지표 또는 지하에 산다고 했지. 둘 중 하나라고 가정할 이유는 전혀 없어."

"전혀 아니야. 저 폭발 봤잖아, 밀트. 지표에선 아무것도 살 수 없어."

"만일 저 녀석들이 뭔가 진화시켰더라도." 보먼이 말했다. "그건 아마도 언제 어떤 지역을 피해야 하는가 같은 본능적인 감각일 거야."

"그럴지도," 넬슨이 말했다. "하지만 내가 보기에 그건 너무 자기합리화 같은데."

 

보먼이 한숨을 쉬었다. "네가 맞을지도 몰라. 그래도 우리는 해야 할 일이 있잖아. 우린 계약을 했고, 이미 백만 달러를 쑤셔넣었고, 지금 백만 달러를 더 쓰려고 하고 있지. 이 돈을 다 쓰고 나면 본전치기는 아니더라도 거기에 가까울 거야. 다른 대안은 계약을 포기하고 나중에 맡은 계약으로 마스터 컴퓨터 쓴 돈을 갚는 거고."

"결국은 그게 요점인 것 같네." 넬슨이 말했다.

"그러게." 보먼이 음울하게 동의했다. "우리는 결과를 보긴 해야 돼."

 

게자리 제타성 IV의 조용하고 평화로운 원주민들은 수백 마일 위에서 어떤 대화가 오가고 있는지 아무것도 몰랐다.

 

원주민들은 자신들의 일을 했다. 그 일은 그들이 아닌 누구도 알아볼 수 없었다. 그들은 희망차게 미래를 계획하고, 신께서 주신 풍요의 땅에 감사하며 신을 찬미했다.

 

그들은 결정을 했고, 개척자들은 마스터 컴퓨터에 다시 한 번 연결했다. 그리고 몇 광년 떨어진 곳에서 공화국은 장부에서 인간 쪽에 또 다른 세계를 하나 적어 넣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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