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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A-27크롬웰
작성일 2019-09-19 14:06:13 KST 조회 631
제목
올두바이 계곡의 일곱 가지 관점(3)

올두바이 계곡의 일곱 가지 관점(1) 

올두바이 계곡의 일곱 가지 관점(2) 

 

3/4 넘겼으니 한 번만 더 올리면 끝날듯.

 

"같은 종족의 일원을 상대로 가지는 우월감이란 매우 이해하기 힘드오." 벨리도어가 말했다. "보는 자여, 정말 그 유물을 제대로 읽은 게 맞소?"

"이것은 유물을 읽는 게 아닙니다." 내가 대답했다. "유물에 동화되는 것입니다. 나는 유물과 하나가 되어 그것이 경험했던 모든 것을 하는 것일 뿐이죠." 나는 잠시 말을 멈췄다. "실수는 있을 수 없습니다."

 

"으음, 이건 가늠하기 힘든 일이오, 특히 언젠가 은하 대부분을 지배하게 될 종족이라면 더욱 더 그렇소. 그들이 정말 그들이 만난 모든 종족이 그들보다 열등하다고 생각했소?"

"그들은 실제로 그렇다는 듯이 행동했습니다." 역사학자가 말했다. "그들은 오직 그들을 상대로 저항한 종족만을 존중하는 것 같았습니다. 그리고 그런 종족조차도 군사적으로 굴복시켰다는 것이 그들의 우월성을 증명한다고 여겼습니다."
"하지만 우리는 옛 기록으로부터 원시 인류가 지성이 없는 동물을 섬겼다는 것을 알고 있습니다." 외계생물학자가 끼어들었다.
"그들은 그리 오래 살아남지 못했을 겁니다." 역사학자가 말했다. "만약 인류가 은하계의 종족들을 그렇게 하찮게 여겼다면, 고향 행성을 공유한 불행한 생명체들은 얼마나 더 나쁘게 대했겠습니까?"
"어쩌면 그들은 그 동물들을 우리 종족을 대한 것처럼 생각했을 지도 모릅니다." 내가 제안했다. "만약 인간이 그들에게 원하는 것이 없었다면, 만일 위협이 되지 않았다면..."
"그들은 인간이 원하는 것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외계생물학자가 말했다. "인간은 포식자입니다. 그들에게는 고기가 있었겠죠."
"그리고 땅도요." 역사학자가 덧붙였다. "만약 은하계 하나가 인간의 영토욕을 만족시키기에 불충분했다면 고향 행성을 다른 누구와 공유할 생각을 가지기나 했겠습니까."
"이건 내가 대답하지 못할 질문같소." 벨리도어가 말했다.
"남은 유물 중 하나에 정답이 없다면 말입니다." 외계생물학자가 동의했다.

나는 이 말이 내 무력함을 탓하는 것이 아니라고 확신했다. 하지만 칼 손잡이와 교감한지 한나절이 지났고, 나는 다음 유물을 살펴 볼 충분한 기력을 얻었다.

그것은 금속 터치펜이었다.


2103년 2월 15일.
드디어 도착했다! 슈퍼몰이 터널을 지나가 뉴욕에서 런던으로 가는 데 고작 4시간 정도만 걸렸는데, 겨우 20분 늦었지만 환승편을 놓쳐서 하르툼으로 가는 다음 비행기까지 5시간을 기다려야 했다. 그 곳부터는 교통편이 더 원시적으로 변했는데, 나이로비와 아루샤까지 제트기를 타고 간 다음 우리 야영지까지 셔틀 버스를 타고 움직였다. 하지만 드디어 문명을 떠나 온 것이다. 이렇게 열린 장소는 본 적이 없고, 가장 가까운 도시인 니예레레의 마천루도 거의 보이지 않는다.

사파리에서 무엇을 볼 수 있고 어떻게 행동해야 하는지 알려주는 오리엔테이션 다음에 오후동안 동행할 사람들을 만났다. 내가 거기서 제일 나이가 적었는데, 이런 여행은 내 나이의 사람들이 오기에 너무 비싸다. 당연히 내 나잇대 사람 대부분은 죽어서 1톤은 족히 될 돈을 남겨주는 루벤 삼촌도 가지지 않았을 거고.(따지자면 사파리 가는 데 드는 돈은 8온스 정도 될 거다. 하하)

숙소는 꽤 조촐했다. 거기는 음식을 데울 낡은 전자레인지가 몇 개 있었지만, 관광객 대부분은 식당에서 밥을 먹을 것 같다. 일식집과 브라질 식당이 제일 인기있다는 것도 당연한데, 전자는 음식 때문이고, 진짜 생선이 나온다. 그리고 후자는 오락 때문이다.  내 룸메이트는 시보니 씨인데 이 사파리에 오기 위해 15년동안 돈을 모았다는 나이 든 일본인 신사이다. 시보니 씨는 유쾌하고 좋은 사람 같아 보인다. 그도 여행의 짜릿함을 견딜 수 있기를 바란다.

기분 따라 샤워를 하고 싶었지만 여기는 물이 부족해서 똑같이 오래된 건식 화학샤워기로 만족해야 할 것 같다. 물론 그것도 몸을 씻고 소독도 해준다는 것은 알지만 집처럼 편안하고 싶었다면 그냥 집에 있으면서 15만 달러를 아낄수 있었을 것이다.

2월 16일
오늘 우리 가이드를 만났다. 이유는 모르겠지만 그는 내가 생각하는 아프리카 사파리 가이드처럼 생기지 않았다. 내가 기대한 건 많은 이야깃거리를 알고 있고, 사향고향이나 다이커 영양이 멸종하기 전에 본 적이 있을법한 나이들고 노련한 베테랑이었지만, 우리가 만난 건 25살도 채 되어 보이지 않고 우리가 카키 옷을 입고 있는 동안 정장을 입고 있는 젊은 마사이인 케빈 올 탐베케였다. 그래도 그 사람은 평생 여기 살았으니 여기 일은 잘 알 것 같다.

그리고 이건 확실하다. 그 사람은 훌륭한 이야기꾼이다. 그는 반 시간 동안 마사이족이 어떻게 만야타라 불리는 오두막에 살게 되었는가에 대한 신화와 어떻게 사자를 창으로 죽여서 성인식을 통과했는지를 마치 정부가 동물을 죽이게 허락하기라도 한 양 이야기해 줬다.

오전 동안에는 응고로고로 분화구에 갔다. 그 곳은 붕괴한 칼데라, 그러니까 화산인데 예전에는 킬리만자로보다 더 높았다고 한다. 케빈 말로는 옛날엔 동물이 많았다고 하는데 나는 하나도 못 봤다. 물론 칼데라가 무너질 때 그 위에 서 있는 동물은 다 죽었겠지.

내 생각에 여기까지 온 건 우리 사파리 차량을 고치고 적절한 수칙을 배우기 위한 것 같다. 그게 나은 것일지도 모르겠다. 객실 두 개의 에어컨이 말썽이었고, 서비스 기계는 찬 음료수의 온도를 맞추지 못했다. 그리고 우리가 새를 보았다고 생각했을 때 일행 중 세 명이 동시에 케빈에게 소리쳐서 케빈의 통신선을 마비시켰다.

오후에는 세렝게티로 나갔다. 케빈의 이야기로는 예전에는 케냐 국경까지 뻗쳐 있었지만 이제는 크레이터 주변 20 평방마일 뿐이라고 한다. 한 시간 동안 동물을 쫓아다녀서 땅다람쥐 하나를 찾았지만 땅다람쥐는 내 홀로 카메라를 가져다 대기 전에 구멍 속으로 도망갔다. 그래도 매우 감명깊었다. 검은 눈과 복슬복슬한 꼬리, 다양한 정도의 갈색이었다. 케빈은 몸무게가 3파운드 정도 될 거고 어릴 때 이후로 이렇게 큰 것은 본 적이 없다고 했다.

우리가 야영지에 도착하기 직전, 케빈은 다른 운전사에게서 무전으로 북동쪽으로 8마일 떨어진 곳의 나무에 둥지를 튼 찌르레기 두 마리를 발견했다는 연락을 들었다. 차량 컴퓨터에 따르면 우리는 날이 어두워지기 전에 거기 닿을 수 없었고, 케빈은 그 장소를 저장해둔 후 내일 아침에 제일 먼저 그곳으로 가기로 약속했다.

나는 브라질 식당으로 가서 몇 시간 동안 라이브 밴드 음악을 들으며 즐거운 시간을 보냈다. 사파리에서 쭉 보낸 첫 날의 매우 훌륭한 결말이었다.

2월 17일

우리는 해 뜰때 찌르레기를 찾기 위해 출발했다. 어제 찌르레기가 있었다는 나무를 발견하긴 했지만 새들을 직접 보지는 못했다. 자세히 기억은 안 나지만 버마에서 온 키 작은 남자였던 것 같은데 승객 중 한 명이 항의한 것이 분명했다. 왜냐하면 케빈은 곧 일행 모두에게 이곳은 사파리이기 때문에 특정한 새나 동물을 볼 수 있다는 보장은 할 수 없으며, 그는 우리를 위해 최선을 다하겠지만 동물이 어디에 있는지 확실히 알 수는 없다고 안내했기 때문이다.

그 때, 그가 말하는 동안 1피트정도 돼 보이는 줄무늬몽구스 하나가 갑자기 나타났다. 녀석은 우리에게 신경쓰지 않는 듯 했고, 케빈은 동물이 놀라 도망가지 않도록 엔진을 끄고 부상모드로 움직이겠다고 했다.

1, 2분이 지나지 않아 차 오른쪽에 있던 모두가 홀로그래프를 찍었다. 그리고는 왼쪽에서도 볼 수 있게 차는 매우 천천히 방향을 돌렸다. 하지만 그 움직임이 몽구스를 놀래킨 것이 분명했다. 차가 기수를 틀기 시작한지 30초가 되지 않아 몽구스는 보이지 않았고 우린 다시 쉬러 들어갔다.

케빈은 차에서 자동 홀로로 몽구스 영상을 촬영했으니, 몽구스를 홀로로 찍을 기회를 놓친 모든 사람들에게 제공될 것이라고 말했다.

우리는 차 오른쪽에 있었던 것에 기뻐했다. 어쨌든 점심을 먹고 오후 일정을 진행하는 동안 우리는 베짜기새 세 마리가 나무에 원형 둥지를 짓는 것을 봤다. 케빈은 우리가 차에서 내리게 한 후 30야드 안으로 접근하지 말도록 경고했다. 그리고 우리는 거의 한 시간 동안을 베짜기새들을 보고 홀로그래프하면서 보냈다.

전체적으로, 매우 만족스러운 날이다.

2월 18일

우리는 일출 후 한 시간 뒤에 야영지를 떠나서 새로운 곳으로 갔다. 올두바이 계곡이다.

케빈은 마지막 이틀 동안 여기 있을 것이라고 안내했다. 도시와 농장들이 평지를 집어 삼켰기 때문에 남아있는 큰 동물들은 거의 다 계곡의 도랑과 계곡 사면에 갇혀 있다.

어떤 차량도, 우리가 탄 특수 차량조차도 계곡을 통과할 수는 없었기 때문에 내려서 케빈을 따라 한무더기로 걷기 시작했다.

우리 중 대다수는 케빈을 쫓아가기 힘들어했다. 케빈은 태어날 때 부터 암벽을 탔던 것철머 바위들 사이를 능숙하게 오르락내리락 했지만 나는 내가 디딘 돌이 흔들거리지 않았던 게 언제인지 기억조차 나지 않았다. 길게 늘어진 일행 뒤쪽에 있던 사람 중 한 명이 소리치며 계곡 바닥의 한 곳을 가리키는 것을 들었을 때는 그렇게 거의 30분이 지난 후였다. 그리고 우리는 모두 뭔가가 놀라운 속도로 달려가는 것을 봤다.
"또 다른 다람쥐인가요?" 내가 물었다.
케빈은 그저 미소만 지었다.
내 뒤에 있던 사람은 몽구스같다고 했다.
"여러분이 보신 것은" 케빈이 말했다. "마지막 남은 아프리카 영양 종류인 딕딕입니다."
"얼마나 큰가요?" 한 여자가 물었다.
"평균 크기입니다." 케빈이 말했다. "어깨 높이가 10인치 정도죠."
10인치 높이인 것이 '평균적' 크기라고 불리다니!
케빈은 계속 딕딕은 영역에 민감한 동물이어서, 그 딕딕은 보금자리에서 멀리 떨어지지 않았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 말은 만약 우리가 참을성 있고, 조용하다면, 또 운도 좋다면 다시 딕딕을 볼 수 있을 것이란 뜻이었다.

나는 케빈에게 계곡에 몇 마리 정도의 딕딕이 사냐고 물었다. 그러자 그는 머리를 긁더니 잠시 고민하다가 많으면 10마리 정도일 것이라고 추측했다. (그리고 옐로스톤에 남은 토끼는 19마리 뿐이다! 조금이라도 진지한 동물 애호가가 아프리카에 오는 것은 당연한 일이 아닐까?)

우리는 또 한시간을 걸었고, 점심을 먹기 위해 멈췄다. 케빈은 그 와중에 이 장소의 역사에 대해 설명해 줬고, 리키 박사가 발견한 것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의 추측에 따르면 여기에는 발굴을 기다리는 유골들이 더 있을 수 있지만, 정부는 동물들이 마지막 피난처에서 놀라 도망가게 만드는 것을 원치 않기에, 뼈들이 발굴되는 것은 미래의 일이 될 것이었다.

대충 해석해 보면, 탄자니아는 1주일마다 300명씩 오는 관광객들을 포기하고 국립 공원의 보석을 한 무리의 인류학자들에게 넘겨줄 생각이 없다는 뜻이었다. 내가 뭐라 할 순 없는 일이다.

다른 관광객들도 계곡으로 쏟아져 들어오기 시작했고, 점심을 다 먹었을 땐 사파리에 거의 70명은 족히 있었던 것 같았다. 가이드들에겐 모두 각자의 구역이 있기라는 했는지 우리가 다른 관광객 무리에서 1/4 마일 거리 안에 있었던 적이 거의 없다는 사실을 눈치챘다.

케빈은 가장 더운 열기가 가실때까지 그늘 아래 앉아 있겠냐고 우리에게 물었다. 하지만 내일이면 사파리가 끝나기에 우리는 압도적인 차이로 식사를 끝내고 바로 움직이기로 결정했다.

그리고 참사가 있기까지 10분이 안 걸렸을 것이다. 내가 숨 삼키는 소리와 놀란 고함 소리를 들었을 때 우리는 한 무더기로 가파른 사면을 내려가고 있었고, 케빈이 평소대로 앞장섰으며 내가 그 다음이었다. 그리고 내가 뒤를 돌아보자 시보니 씨가 오솔길에서 굴러떨어지는 것을 봤다. 그가 발을 헛디딘 모양이었고, 우리 쪽으로 굴러오면서 그의 다리 뼈가 꺾이는 소리를 들을 수 있었다.

케빈은 그를 붙잡기 위해 달려갔고, 불쌍한 시보니 씨를 결국 멈추었을 때는 같이 계곡으로 떨어질 뻔 했다. 그 후 케빈은 노신사의 부러진 다리를 손보기 위해 옆에서 무릎을 굽혔다. 하지만 그러면서 그의 예리한 눈에는 우리 모두가 놓쳤던 무언가가 들어왔고, 원숭이처럼 경사면을 기어오르고 있었다. 케빈은 처음 시보니 씨가 넘어졌던 곳에 쪼그리고 앉아 무언가를 확인했다. 그리고는 저승사자처럼 보이는 케빈은 물건 하나를 집어서 다시 오솔길 아래편까지 가져왔다.

그 물건은 죽은 도마뱀이었고, 몸 길이가 8인치에 가까운 성체였지만 시보니 씨에게 깔려 뭉개졌다. 그가 도마뱀을 밟아서 넘어졌는지, 아니면 굴러 떨어지다가 미처 피하지 못한 것인지는 모르겠지만 차이는 없었다. 국립공원에서 일어난 동물의 죽음에 대한 책임은 그에게 있었다.

나는 우리가 서명했던 유인물의 내용을 기억하고자 했다. 거기에는 우리가 동물을 자기 방어를 포함한 어떤 이유에서라도 죽이면 공원 당국이 즉시 돈을 인출해 갈 수 있다는 허가가 있었다. 가장 적은 액수는 5만 달러인 건 알고 있었지만. 내 생각에는 가장 흔한 새 두 종류가 그랬을 거고, 우가마, 그러니까 겟코 도마뱀은 7만 달러였을 것이다. 

케빈은 우리 모두가 볼 수 있게 도마뱀을 들고 말하기를, 만일 법적 문제가 있다면 우리 모두가 사건의 증인이 될 것이라고 말했다.

시보니 씨가 고통에 신음했고, 케빈은 도마뱀을 그냥 버릴 수는 없다며 내게 도마뱀을 주고는 그가 시보니 씨의 다리에 부목을 대고 무전기로 구조대를 부르는 동안 들고 있도록 했다.

나는 그 작은 도마뱀을 살펴보기 시작했다. 도마뱀의 발은 정교한 형태를 띄고 있었으며, 꼬리는 길고 우아했다. 하지만 내게 가장 인상적이었던 것은 색이었다. 붉은색 머리, 푸른 몸, 회색 다리, 발톱까지 갈수록 더 밝게 빛나는 색. 죽어서도 정말 아름답고도 아름다운 존재였다.

구조대원들이 시보니 씨를 숙소까지 데려가자, 케빈은 한 시간 동안 우가마 도마뱀이 어떻게 움직이는지 보여주었다. 도마뱀의 눈이 어떻게 두 방향을 동시에 볼 수 있고, 어떻게 도마뱀의 발톱이 어떤 거친 표면에서도 도마뱀이 거꾸로 매달릴 수 있게 해 주고, 얼마나 도마뱀의 턱이 붙잡은 곤충의 껍질을 효과적으로 부수는가 같은 것이었다. 마침내 비극을 보기도 했고, 시보니 씨의 상태를 확인하고도 싶었기에 케빈은 오늘은 여기까지 하는 게 어떻겠냐고 했다.

우리 중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케빈에게는 몇 시간의 잔업이 생겼다는 것을 이해했다. 사건에 대해 보고서를 쓰고, 공원 당국에 그의 사파리 회사에게는 책임의 없다고 설득하는 일 같은 것 말이다. 하지만 이제 하루밖에 채 남지 않았기에 우리는 뭔가 사기당한 것 같은 기분이 들었다. 내 생각에는 케빈도 그걸 알았던 것 같다. 왜냐하면 숙소에 도착하기 바로 전에 그가 내일 우리에게 특별한 것을 보여준다고 했기 때문이다.

나는 그게 뭘지 궁금해하며 밤의 절반을 뜬눈으로 지샜다. 다른 딕딕들이 어디 있는지 아는 걸까? 아니면 마지막 플라밍고의 전설이 사실일까?


2월 19일

우리가 아침에 차에 오를 때는 모두 흥분돼 있었다. 모두가 케빈에게 그 '특별한 것'이 뭔지 계속 물어댔지만 케빈은 미소를 지으며 말을 돌리기만 했다. 우리가 올두바이 계곡에 도착해 걷기 시작했는데, 특정한 장소로 가고 있다는 느낌을 받은 것은 이번뿐이었으며, 케빈은 딕딕을 찾아보려고 멈춰서지도 않는 것 같았다.

우리는 굽이와 바람 길을 타고 내려가면서 나무 뿌리에 걸려 넘어지고, 팔을 베이고, 다리가 가시 덤불에 찔렸지만 아무도 반대하지 않았다. 케빈의 얼굴에서 그가 준비한 것을 보여주기만 하면 모든 고생이 잊혀질 것이라는 확신이 비쳐보였기 때문이었다.

마침내 우리는 계곡 바닥에 도착해서 평평한 바람길을 통해 걷기 시작했다. 하지만 점심 시간이 되어서 멈췄을 때도 아무것도 보지 못한 상태였다. 우리가 아카시아 나무 그늘에 앉아있는 동안 케빈은 자기 무전기를 꺼내 다른 가이드들과 교신하고 있었다. 한 그룹은 딕딕 세 마리를 보았고, 또 다른 그룹은 라일락가슴 롤러카나리아의 둥지와 그 안에 있는 새끼 두 마리를 찾아냈다. 케빈은 매우 유능한 사람이었고, 보통이라면 우리가 아무 것도 못 본채 숙소로 돌아가는 일이 생기지 않도록 모두에게 식사를 빨리 끝내라고 재촉할만한 소식이었다. 그러나 이번에는 그는 미소만 지으며 다른 가이드들에게 협곡 바닥에서 아직 아무것도 못 봤고, 동물들은 어쩌면 물을 찾아서 딴 곳으로 갔을지 모른다고 말했다.

그리고 점심을 다 먹은 다음 케빈은 50야드 정도 멀리 가서 동굴 안으로 사라진 후, 잠시 후에 작은 나무 새장을 가지고 나타났다. 안에는 작은 갈색 새 하나가 있었다. 난 이걸 가까이서 볼 수 있어서 짜릿하긴 했지만, 이게 그 특별한 것이라니 조금 실망을 느꼈다.

"꿀길잡이새를 보신 적 있나요?" 그가 물었다.

우리는 모두 그런 적이 없다는 것을 인정했고, 그는 이 새의 이름이 그것이라고 설명했다.

나는 왜 새 이름이 그런지 물었다. 이 새는 꿀을 만들어내는 것 같지도 않았고, 케빈 대신 우리 가이드를 해줄 수 있을 것 같지도 않았기 때문이다. 그러자 케빈은 다시 미소를 지었다.

"저 나무 보이십니까?" 그가 75야드 정도 떨어진 나무를 가리키며 물었다. 낮게 매달린 가지 하나에 큰 벌집이 있었다.

"네." 내가 말했다.

"그러면 지켜보시죠." 그가 새장 문을 열어 새를 풀어주며 말했다. 새는 잠시동안 가만히 있더니 날개를 펄럭이며 나무 방향으로 날아올랐다.

"저 새는 꿀이 저기 있는지 확인하고 있습니다." 케빈이 벌집 주변을 돌고 있는 새를 가리켰다.

"어디 가는 건가요?" 새가 갑자기 강둑으로 날아서 내려가자 물었다.

"파트너를 찾으러요."
"파트너라구요?" 혼란스럽다는 듯 내가 물었다.
"잠시 기다리면서 보세요." 큰 바위에 등을 기대서 앉으며 말했다.
우리는 모두 그를 따라 그늘에 앉았고, 쌍안경과 홀로 카메라들을 나무 위에 준비해두었다. 거의 한 시간 동안 아무일도 일어나지 않았고, 우리 중 일부가 기다리다 지칠 때 쯤, 케빈이 긴장을 되찾고 강둑을 가리켰다.
"저깁니다!" 그가 속삭였다.
나는 그가 가리키는 방향을 지켜봤다. 거기에는 쉴새없이 지저귀면서 바로 앞을 날아가는 새를 따라오는 흰색과 검은색의 거대한 동물이 있었다. 그 동물은 내가 본 것중 가장 컸다.
:저게 뭔가요?" 내가 속삭였다.
"벌꿀오소리입니다." 케빈이 부드럽게 말했다. "20년 전에 멸종한 것으로 알려졌는데, 한 쌍이 올두바이에 정착했었죠. 저 녀석은 여기서 태어난 4번째 세대입니다."
"저게 새를 잡아먹을까요?" 일행 중 한명이 물었다.
"아닙니다." 케빈이 속삭였다. "새가 벌꿀오소리를 꿀까지 안내할 겁니다. 그리고 벌꿀오소리가 둥지를 끌어내려서 자기 몫을 먹고 나면 새가 먹도록 조금 남길 거에요."

그리고 케빈이 말한 그대로였다. 벌꿀오소리는 나무 옹이를 타고 올라가서 앞발로 벌집을 때려 떨어뜨리고, 다시 나무를 내려와서 벌들이 쏘는 데 아랑곳않고 벌집을 박살냈다. 우리는 이 환상적인 장면 전체를 우리 홀로로 찍었고, 벌꿀오소리가 일을 마치자 꿀길잡이새를 위해 꿀을 조금 남겼다.

그리고 케빈이 새를 다시 잡아서 새장에 넣는 동안, 나머지는 우리가 본 것에 대해 이야기했다. 나는 벌꿀오소리의 몸무게가 45파운드는 족히 될 거라고 생각했지만, 덜 흥분한 일행은 36 아니면 37파운드정도 될 거라고 주장했다. 어찌됐건, 그 생물은 거대했다. 그리고 대화는 케빈에게 팁을 얼마나 많이 남겨줄 것인가로 바뀌었다. 당연히 케빈은 팁을 받을 자격이 있었다.

내 사파리 일기의 마지막 장을 쓰고 있는 지금도, 내 마음은 야생에서 큰 동물을 본 흥분으로 떨리고 있다. 오늘 오후가 되기 전에는 아직 사파리에 대한 의심이 남아 있었다. 너무 비싼 것 같았고, 어쩌면 내 기대가 너무 높았을지도 모르겠다. 하지만 이제는 돈을 낸 만큼의 가치가 있다는 것을 알게 됐다. 그리고 내 마음의 일부를 여기 남겨둔 것 같은 기분도 든다. 나는 이 야생의 마지막 보루에 돌아올 때까진 완전히 만족할 수 없을 것이다.


캠프는 흥분으로 소란했다. 우리가 더 발굴할 보물이 없다는 것이 명백해졌을 그 때, 스타더스트 쌍둥이는 철사로 연결된 작은 뼈조각 세 개를 발견했다. 분명한 인간 유물이었다.

"하지만 연대가 이상합니다." 역사학자가 뼈들을 그의 장비로 철저히 검사하고는 말했다. "이건 미개인들이 몸단장하는 원시적인 장신구에요. 하지만 뼈와 철사 모두 인류가 우주 여행을 시작한 지 수 세기 뒤의 날짜를 가리킵니다."

"그러면..."
"...우리가 협곡에서..."
"...발견한 것을..."
"...부정하는 겁니까?" 쌍둥이가 캐물었다.
"나는 여러분을 믿습니다." 역사학자가 말했다. "그저 이건 시대에 맞지 않는다는 말을 하려는 겁니다."
"이것은 우리 발견물이고..."
"...우리 이름이 여기 남을 겁니다."
"여기 누구도 여러분이 가진 발견의 권리를 부정하는 것이 아니오." 벨리도어가 말했다.
"여러분이 이 유물로 우리에게 수수께끼를 남겨 주었다는 뜻일 다름이오."
"그러면 이걸..."
"...보는 자에게 주시오..."
"...그러면 그가 해결 할 것입니다."
"최선을 다하도록 하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하지만 이 터치펜과 동화한지 얼마 되지 않았기 때문에 쉬면서 힘을 회복해야 합니다."
"그것은..."
"...납득할 만 합니다."

우리는 모리투가 유물을 쓸고 세척하도록 했고, 그 사이 우리는 왜 이런 원시적인 부적이 우주 시대에 존재하는지에 추측했다. 마침내 외계생물학자가 일어섰다.

"저는 협곡으로 돌아갈 겁니다." 그가 말했다. "만약 스타더스트 쌍둥이가 이걸 찾을 수 있었다면, 우리가 놓친 무언가가 더 있을 겁니다. 여기는 매우 넓은 지역이니까요." 그는 잠시 말을 멈추고 우리 모두를 바라보았다. "같이 가실 분 계십니까?"

하루가 거의 끝나가고 있었기에 아무도 지원하지 않았다. 결국 외계생물학자는 등을 돌려 올두바이 계곡 깊은 곳으로 가는 길을 내려가기 시작했다.

내가 장신구에 동화할 만큼 원기를 되찾았다고 생각했을 때는 어두웠다. 나는 내 정수를 뼈와 철사까지 넓혔고, 곧 그것들과 하나가 되었다.


그의 이름은 조지프 메로모였다. 메로모는 돈은 견딜 수 있었지만 죄책감은 아니었다.

모든 일은 브뤼셀에서 온 연락과 그 곳에 본사가 있는 다국적 기업연합의 총수가 준 은밀한 제안에서 시작되었다. 그들이 없애고 싶어하는 물건이 있지만, 처리할 곳이 없다. 탄자니아가 도움이 될 것인가?

메로모는 한번 알아보겠지만, 탄자니아 정부가 도움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 말했다.

그래도 한번 해 보라는 대답이 왔다.

사실, 대답 이상이 왔다. 다음 날, 개인 배달부가 큰 숫자가 있는 지폐를 대량으로 가져왔고, 메로모의 노고에 대해 대신 감사한다는 정중한 쪽지도 주었다.

메로모는 보자마자 이게 뇌물이라는 것을 알아챘다. 물론 경력 동안 한두번 받아본 것은 아니었지만 이 정도로 많은 건 듣도보도 못했다. 그리고 도와준 것도 아니라 가능성을 타진해보겠다는 것 만으로는 더욱 그랬다.

흠, 그는 생각했다. 안될 거 있나? 그들이 가진 게 무엇일 것인가? 독성 폐기물 용기 몇 개? 플루토늄 봉 약간? 땅 속 깊이 심으면 아무도 모를 거고 신경도 안 쓸 거다. 서구 국가들이 그렇게 하지 않았던가?

물론 템즈 강을 거의 한 세기동안 마실 수 없게 만든 덴버 참사가 있긴 했다. 하지만 그 사건이 이렇게 빨리 떠오른 건 법칙이 아니라 예외였기 때문이었고, 세계에는 수 천개의 폐기장이 있지만 99%는 아무 문제도 안 일으켰다.

메로모는 자기 컴퓨터로 책상 위에 탄자니아의 홀로그램 지도를 켰다. 그는 지도를 보고 인상을 쓴 다음 지형 요소를 추가하고 자세히 살펴보기 시작했다.

만약 그가 그것들을 처리하는 것을 돕는다면, 그게 무엇이든 간에, 그는 아직 자신이 여기 발을 딛지 않은 양 혼잣말했다. 어디가 가장 좋은 장소일까?

바다? 아니다. 어부들이 2분 뒤면 그걸 건져내서 언론에 가져간 후 그가 잘려나갈 만큼 개판을 칠 것이다. 그리고 어쩌면 나머지 내각도 사임해야 할 수 있었다. 여당은 이 해 동안에 이런 스캔들을 더 견뎌낼 수 없을 게 확실했다.

셀로스 주? 5세기 전, 그곳이 아프리카에 남은 마지막 황야였을 때라면 적당했을 것이다. 코끼리와 거의 뚫고 지나갈 수 없는 가시덤불만 있던 그 곳은 이제 5200만명의 사람이 사는 활기찬 반자치 도시국가이다.

빅토리아 호수? 안 된다. 어부들과 똑같은 문제다.

다르 에스 살람? 그럴듯했다. 수송이 쉽도록 해안에 가깝고, 도도마가 국가의 새 수도로 지정된 후 사실상 버려져 있었다.

하지만 다르 에스 살람은 메로모가 어릴 적인 20년 전에 지진을 겪었고, 또 다른 지진이 그가 숨기고자 하는 것을 노출시키거나 유출시킬 위험은 감당하고 싶지 않았다.

그는 계속 지도를 돌아봤다. 곰베, 루아하, 이링가, 음베야, 마타와, 타렝기레, 올두바이.

그는 멈춰서 올두바이를 바라보고는 가능한 데이터 모두를 불러냈다.

거의 1마일 깊이이다. 좋은 점이다. 동물도 없고, 더욱 훌륭하다. 가파른 사면엔 어떤 정착지도 없다. 많아봐야 20가구 정도일 소수의 마사이만이 살고 있다. 그리고 그들은 너무 오만해서 정부가 뭘 하는지 신경쓰지도 않는다. 메로모는 이 점은 확신했다. 그도 마사이였으니까.

그는 최대한 오래 시간을 끌면서 거의 2년 동안 현금 선물을 받아 챙겼고, 마침내 그들에게 수송 날짜를 넘겨주었다.

메로모는 34층에 있는 사무실 창 밖으로 도도마 너머 동쪽, 올두바이 계곡이 있다고 생각되는 곳을 바라보았다.

정말 간단한 일 같았다. 그래, 불합리한 정도로 돈을 받긴 했다. 하지만 그 다국적 기업들은 돈이 썩어나잖아. 그가 들은 대로면 플루토늄 봉 몇 개 정도일 것이고, 그게 아니어도 그는 그렇게 생각했다. 대체 놈들이 42톤의 핵폐기물을 이야기하는 줄 어떻게 알았겠는가?

돈을 돌려줄 수는 없었다. 그러고 싶었더라도 놈들이 다시 와서 위험한 폐기물들을 모두 가져갈 것이라고 기대할 순 없었다. 어쩌면 안전할 것이고, 어쩌면 아무도 눈치 못챌 것이다...

하지만 그 일은 그의 일상을 따라다녔고, 심지어 밤에도 다양한 꿈의 형태로 따라다니기 시작했다. 어떤 때는 잘 봉인된 용기의 형태로, 어떤 때는 시한 폭탄으로, 어떤 때는 이미 일어난 재앙의 모습으로 협곡 언저리에 널려 있는 검게 탄 마사이 어린이들의 시체가 되어 나타났다.

거의 여덟 달 동안 그는 자신의 악마와 혼자 싸웠다. 그러나 결국 도움이 필요하다는 것을 인정했다. 꿈은 밤 뿐만이 아니라 낮에도 쳐들어왔다. 직원 회의 한 가운데에 앉아 있다가도 그가 쇠약하고 피부에 발진이 가득한 올두바이 마사이들 한 가운데 앉아있는 상상을 하게 되었다. 그리고 책을 읽다가도 글자가 변해서 조지프 메로모가 탐욕의 죄로 사형에 처해진다는 내용을 보고 있었다. 또한 타이타닉 참사에 대한 홀로를 보다가도 그는 올두바이 참사의 일종을 보고 있었다.

마침내 그는 정신과 의사를 찾아갔다. 메로모는 마사이였기에, 그는 마사이족 정신과 의사를 골랐다. 의사의 혐오를 걱정한 메로모는 악몽과 환각이 어째서 생겼는지 확실하게 말하지는 않았다. 그리고 거의 반 년 동안 그를 치료하고자 한 무의미한 노력 끝에 정신과 의사는 더 할 수 있는 게 없다고 선언했다.

"그러면 영원히 이 악몽을 가지고 살아야 한다는 겁니까?" 메로모가 물었다.
"아닐수도 있어요." 정신과 의사가 말했다. "저는 더 해드릴 게 없지만 해결할 수 있는 사람이 하나 있을지도 모르겠군요."
그는 책상을 이곳 저곳 뒤지더니 흰색의 작은 명함을 찾았다. 거기에는 단 한 단어만이 적혀있었다. 무레오MULEWO
"이게 그 사람의 명함입니다." 정신과 의사가 말했다. "가져가세요."
"여기엔 주소도 없고 연락처도 없네요." 메로모가 말했다. "어떻게 그 사람과 연락합니까?"
"그 쪽에서 연락이 올 겁니다."
"그 사람에게 제 이름을 보낼 겁니까?"
정신과 의사는 고개를 저었다. "그럴 필요 없어요. 그냥 명함을 가지고만 계세요. 그러면 그 사람이 알 겁니다."

메로모는 자신이 이해하지 못하는 농담거리가 된 것 같은 기분이 들었지만 명함을 주머니에 곱게 넣어두고는 곧 잊어버렸다.

2주 후, 최대한 늦게 집에 들어가 잠에 들고자 술집에서 술을 마시던 메로모에게 작은 체구의 여자가 다가왔다.

"조지프 메로모 선생님 되십니까?" 여자가 물었다.
"그렇소만."
"왜죠?" 수상쩍다는 듯 메로모가 몰었다.
"무레오를 찾으셨지 않나요?" 여자가 말했다.

메로모는 성씨만 있는 신비 속의 남자가 자신을 도와주리란 믿음만큼이나 집에 들어가지 않으려는 생각으로 그 여자를 따라갔다. 그들은 거리로 나가서 왼쪽으로 돌고, 아무 말도 없이 세 블록을 직진한 후 오른쪽으로 틀어서 유리와 강철로 된 고층건물의 정문에 도착했다.

"63층입니다." 그가 말했다. "기다리고 계십니다."
"같이 가시는 거 아니에요?" 메로모가 물었다.
여자는 고개를 저었다. "제 일은 여기까지입니다." 그는 뒤돌아서서 밤의 어둠 속으로 걸어가 사라졌다.

메로모는 건물 꼭대기를 올려다봤다. 주거용 같았다. 그는 뭘 해야할지 생각해보다가 마침내 포기하고 로비로 걸어 들어갔다.

"무레오를 찾아오셨군요." 수위가 말했다. 질문이 아니었다. "왼쪽 엘리베이터로 타세요."

메로모는 그 말대로 했다. 엘리베이터 안은 기름칠 된 나무 안감으로 되어 있었으며, 신선하고 달콤한 냄새가 났다.  엘리베이터는 음성 인식으로 움직여서 금방 63층에 도착했다. 그 곳에는 허리 높이까지 오는 흑단목 벽감과 조심스럽게 놓여 있는 거울로 우아하게 장식된 복도가 있었다. 그는 대체 무레오의 아파트를 어떻게 찾아야 하는지 궁금해하면서 표지가 없는 문 세개를 스쳐 지나갔고, 마침내 약간 열린 문을 발견했다.

"들어오시오, 조지프 메로모." 안에서 컬컬한 목소리가 말했다.

메로모는 반쯤 열린 문을 마저 열고 아파트로 들어와 눈을 깜빡였다.

해진 융단 위에는 어깨에서 걸쳐내려오는 붉은 천만을 걸친 노인이 앉아 있었다. 벽은 갈대 깔개로 덮혀 있었고 독한 냄새가 나는 가마솥에서 거품이 올라오고 있었다. 횃불만이 유일하게 빛을 제공했다.

"이건 뭡니까?" 메로모가 물었다. 메로모는 노인이 주변처럼 비합리적으로 보이기라도 한 양 복도로 뒷걸음질 칠 태세가 되었다.
"와서 내 반대편에 앉으시오, 조지프 메로모." 노인이 말했다. "이게 그대의 악몽보다는 덜 무서울거요."
"제 악몽에 대해 아시는 게 있습니까?" 메로모가 캐물었다.
"왜 악몽을 꾸게 되었는지도 알고 있소. 그리고 올두바이 계곡 바닥에 묻힌 것이 무엇인지 또한 알고 있소."
메로모는 재빨리 문을 닫았다.
"누가 말해준 겁니까?"
"누구도 알려주지 않았소. 그대의 꿈 속으로 들어가서 진실을 찾을 때까지 걸러냈소. 와서 앉으시오." 
메로모는 노인이 지목한 곳까지 가서 갓 다림질한 옷에 먼지가 너무 많이 묻지 않도록 조심스럽게 앉았다.
"무레오 선생님 되십니까?"
노인이 고개를 끄덕였다. "내가 무레오요."
"대체 그런 건 어떻게 알고 있는 겁니까?"
"나는 라이본이오." 무레오가 말했다.
"주술사 말입니까?"
"사라져가는 기술이오." 무레오가 말했다. "내가 마지막이지."
"라이본은 주문을 외우고 저주를 건다고 들었는데요."
"라이본은 또한 저주를 지우기도 하지. 그대의 밤, 그리고 대낮까지도 저주받지 않았소?"
"다 알고 계시는군요."
"그대가 나쁜 일을 했고, 그것 때문에 그 일의 악령뿐만이 아니라 미래의 악령에게서도 저주받았다는 것을 알고 있소."
"그러면 꿈이 끝나게 할 수 있습니까?"
"그래서 여기로 부른 것이오."
"하지만 제가 그렇게 끔찍한 일을 했는데도 왜 도와주려고 하시는 겁니까?"
"내 일은 도덕적인 판단을 하는 게 아니라 마사이를 돕는 것이오."
"그러면 계곡에 사는 마사이들은 어떻게 하죠?" 메로모가 물었다. "내 꿈에서 저주받은 사람들인 그들은요?"
"그들이 도움을 청하면 그들을 도울 것이오."
"거기 묻혀있는 것이 사라지게 만들 수 있습니까?"
무레오는 고개를 저었다. "이미 행해진 일을 없던 일로 만들수는 없고 그대의 죄책감도 없앨 수는 없소. 그냥 죄책감일 뿐이니까. 내가 할 수 있는 것은 그것을 꿈에서 쫓아내는 것 뿐이오."
"그거면 좋습니다." 메로모가 말했다.
어색한 침묵이 흘렀다.
"이제 어떻게 합니까?" 메로모가 물었다.
"내가 해줄 일의 가치에 해당하는 공물을 가져오시오."
"지금 수표를 써 드릴수도 있고, 계좌로 이체해 드릴수도 있습니다."
"돈은 이미 내게 필요한 것보다 많이 있소. 필요한 건 공물이오."
"하지만..."
"내일 밤에 가져오시오." 무레오가 말했다.
메로모는 늙은 라이본을 오랫동안 쳐다보다가 말없이 일어나서 떠났다.

그는 다음 날 아침, 병가를 내고, 도도마의 큰 골동품 가게 두어곳을 찾아갔다. 마침내 그는 찾던 것을 발견하고는 개인 계좌로 처리하고 집에 가져왔다. 그는 저녁 전에 낮잠 자는 것이 너무 두려웠기 때문에 오후 내내 책을 읽다가 저녁을 대충 먹고 무레오의 아파트로 돌아갔다.

"무엇을 가져오셨소?" 무레오가 물었다.
메로모는 물건을 노인 앞에 두었다. "사자의 가죽으로 만들어진 머리쓰개입니다." 그가 대답했다. "거기서 말하길 가장 위대한 라이본인 센다요가 직접 썼다더군요."
"그렇지 않소" 무레오가 포장을 채 뜯지도 않고 말했다. "하지만 충분한 공물은 되겠소." 그는 붉은 천 속으로 손을 집어넣어 작은 목걸이를 꺼내고는 메로모에게 내밀었다.
"이건 어디 쓰는 겁니까?" 메로모가 목걸이를 둘러보면서 말했다. 목걸이는 줄에 매인 작은 뼈들로 이루어져 있었다.
"잘 때 이것을 끼고 있어야 하오" 노인이 설명했다. "이 목걸이가 그대의 환각을 다 가져갈 것이오. 그리고 내일 올두바이 계곡으로 가서 이것을 바닥에 던지시오, 그러면 환상이 현실과 나란히 위치하게 될 거요."
"그게 답니까?"
"그게 전부요."

메로모는 자기 아파트로 돌아갔고, 목걸이를 끼고 잠에 들었다. 그 날 밤의 꿈은 여태껏 꿨던 어떤 것보다 나빴다.

아침이 되자 그는 목걸이를 주머니에 넣어서 관용기로 아루샤까지 날아갔다. 거기서 그는 자동차를 빌렸고, 두 시간 뒤에 그는 계곡 모서리에 서 있었다. 매립물의 흔적은 없었다.

그는 손에 목걸이를 쥐고 계곡 끝에서 밖으로 멀리 집어 던졌다.

악몽은 그날 밤 사라졌다.


134년이 지나고, 강대한 킬리만자로는 내부의 오래된 사화산이 잠시 동안 생명을 얻자 몸을 떨었다.

일백 마일 떨어진 곳에서 올두바이 계곡의 바닥이 뒤집혔고, 납 안감의 용기 세 개가 파손되어 열렸다.


그 때 조지프 메로모는 이미 죽은 지 오래였다. 그리고 불행하게도 메로모의 악몽 속에서 살게 된 사람들을 도와 줄 라이본은 남아 있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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