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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A-27크롬웰
작성일 2019-09-16 23:31:12 KST 조회 5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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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두바이 계곡의 일곱가지 관점(1)

올두바이 계곡의 일곱가지 관점Seven Views of Olduvai Gorge


마이크 레스닉의 1994년 단편소설. 버스라이트Birthright 시리즈의 일부.

 

그 생명체들은 지난 밤에 다시 돌아왔다.

 

우리가 처음 풀잎이 부스럭거리는 소리를 들었을 때는 달이 막 구름 뒤로 숨어 들어간 뒤였다. 그리고는 우리가 그들의 소리를 듣고 있다는 것을 알기라도 한 것 처럼 완전한 침묵이 찾아왔다. 마침내 그들은 우리에게 익숙한 휘파람 소리와 고함을 냈고, 우리에게서 50미터 안까지 다가왔을 때도 여전히 공격적인 자세를 지으며 소리지르고 있었다.

 

나는 그들에게 매료됐다. 그들은 절대 대낮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지만, 그들에게는 진정한 야행성 동물의 특징이 없었기 때문이다. 그들의 눈은 크지 않았고, 귀가 따로 움직이지도 못하며, 그들은 무거운 발걸음으로 서서 걸어다녔다. 그들은 우리 조사단의 다른 인원들을 겁에 질리게 했고, 나는 그들에 대한 호기심을 여전히 가지고 있었지만 그들 중 하나를 흡수해서 조사해보지는 못했다.

 

사실, 내 흡수 능력이 저 생명체들보다 내 동료들에게 더 겁을 주고 있다고 생각한다. 그럴만한 합당한 이유가 전혀 없었지만 말이다. 나는 내 종족의 기준에서는 상대적으로 젊은 편이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단원들 중 누구보다도 훨씬 나이가 많았다. 조사단원들의 배경을 생각해보면 나만큼 나이가 많은 사람은 생존에 필요한 능력이 있으리라는 것을 알고 있을 것이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조사단원들은 흡수 능력을 불편해했다. 그 능력은 나의 기억능력만큼이나 그들을 혼란스럽게 했다. 물론 내게는 그들이 비효율적인 것으로 보이지만. 아무것도 모르는 상태로 태어나 일생동안 모든 것을 배워야 한다고 생각해 보라! 그것보다 어머니parent의 지식을 뇌에 그대로 가진 채 쪼개져 나오는 게 더 낫다, 그런 방식으로 내 조상들의 지식이 내 어머니를 통해 나에게 계승되었다.

 

하지만 우리가 온 이유는 유사점을 비교하려는 것이 아니라 차이점을 연구하기 위한 것이다. 그리고 모든 종족 가운데 인간만큼 독특한 종족은 없었다. 그들은 이곳, 그들의 고향 행성에서 대담하게 은하로 나온지 겨우 1만 7천년만에 사멸했다. 하지만 그 짧은 시간 동안 인류는 은하계 역사에 영원히 남을 한 장을 남겼다. 그들은 자신들을 위해 별들을 정복했고, 백만의 행성들로 이주했으며, 철의 의지로 제국을 지배했다. 그들은 전성기동안 무자비했으며, 쇠락과 멸망에 이르기까지 누구에게도 도움을 구하지 않았다. 인류가 사라지고 48세기가 지난 지금도 그들의 성취와 실패는 상상력을 자극하고 있다.

 

그래서 우리가 지구, 그 중에서도 인류가 진화론적인 장벽을 처음 넘었고, 새로운 눈으로 별들을 바라보며 언젠가는 그것들을 자신의 것으로 하겠다고 다짐했던 곳, 인류의 진정한 탄생지로 불리는 바위 계곡으로 온 것이다.

 

우리 조사단장은 크라간 종족의 장로인 벨리도어이다. 그는 주황색 피부와 황금빛 털을 가진 현명하고 인내심 많은 자이다. 그는 지성체들의 행동을 잘 이해하고 있고, 우리가 분쟁을 알아채기도 전에 해결하곤 한다.

 

그리고 스타더스트 쌍둥이도 있다. 그들은 서로의 이름으로 답하고, 서로 반대편의 생각을 마무리 지어준다. 그들은 17개소의 고고학 발굴지에서 작업했지만, 그럼에도 불구하고 벨리도어가 가장 명예로운 이 임무를 위해 그들을 선택했을 때, 그들조차 놀랐다. 스타더스트 쌍둥이는 성적인 표지가 전혀 없음에도 평생연분처럼 행동한다. 하지만 다른 조사단원들과 마찬가지로 그들도 나와의 신체적인 접촉을 거절했고, 그래서 내 호기심을 해결할 수는 없었다.

 

또한 우리 조사단에는 모리투도 있다. 그는 흙을 맛있게 먹고, 누구에게도 말을 하지 않으며 근처 나뭇가지에 매달린 채로 거꾸로 잠을 잔다. 왠지는 모르겠지만 그 생명체들은 그를 항상 가만히 내버려뒀다. 어쩌면 그들은 그가 죽었다고 생각했을 수도 있고, 아니면 그가 잠들어 있으며 해가 뜨기 전까지는 깨어나지 않을 것이라는 것을 알아서일지도 모르겠다. 이유가 무엇이든 간에 그가 없으면 우리는 작업을 할 수 없었을 것이다. 그의 입에서 뻗어나오는 정교한 촉수만이 우리가 적절한 과정을 거쳐 발견한 옛 유물들을 캐낼 수 있기 때문이다.

 

우리 조사단에는 다른 네 종족이 더 있다. 하나는 역사학자이고, 다른 하나는 외계생물학자, 또 하나는 인간 유물 애호가, 마지막은 주술사이다(일단 나는 그의 접근 방식에서 어떤 규칙을 찾아내지 못했기에 그가 주술사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그건 내 무지때문일지도 모른다. 어쨌든 내가 하는 것도 동료들에게는 마법처럼 보이지만, 엄밀한 응용 과학이니까.)

 

그리고 마지막은 나다. 내 종족은 이름을 사용하지 않아서 나도 이름이 없다. 하지만 조사단의 편의를 위해 발굴 동안은 '보는 자He Who Views'라는 이름을 쓰기로 했다. 이건 두 가지로 잘못되어 있다. 내 종족은 성적인 구분이 없어서 남성 대명사를 사용할 수 없다. 그리고 나는 보는 자가 아니라 4등급 감각자이다. 하지만 나는 이 항해 처음부터 나와 내 동료들에게 이 느낀다는 것이 다르다는 것을 알 수 있었고, 그들의 감각능력에 대한 존중으로써 덜 정확하지만 이 이름을 택했다.

 

하루 하루가 다양한 지층들을 조사하는 작업의 연속이었다. 생명체의 폭발적 증가가 있었던 이후로 과거에는 이 곳에 많은 생명이 번성했다는 흔적이 많지만 지금은 거의 남아 있지 않다. 곤충과 새 몇 종류, 작은 설치류 약간, 그리고 밤마다 우리 야영지를 찾아오는 그 생명체들 정도이다.

 

우리의 발굴품들은 조금씩 늘어나고 있었다. 내 동료들이 일하는 것을 지켜보는 것은 멋진 일이었다. 여러 모로 그들의 작업방식은 내 작업방식이 그들에게 느껴지는 것만큼 미스테리했다. 예를 들어, 우리 외계생물학자는 그녀의 촉수로 한번 훑어보는 것 만으로 이 물체가 생명체였는지 알 수 있고, 복잡한 장비에 둘러 싸여있는 역사학자는 탄소 기반이건 아니건 어떤 물체라도 보존 상태를 불문하고 10년 단위로 생성 연대를 알 수 있었다. 그리고 모리투조차도 지층에서 오랫동안 잠들어 있던 유물을 부드럽게 분리해내는 모습을 보니 그에게서 아름다움과 신비로움을 느꼈다.

 

나는 이 임무에 차출된 것이 매우 기뻤다.

 

 

우리는 두 위성 주기동안 이 곳에 머물렀고, 작업은 느렸다. 하부 지층은 오래 전에 완전히 발굴이 끝났고(나는 인간을 연구하는 것에 개인적으로 관심이 많았기 때문에 더 이상의 유물을 찾지 못했다는 것에 대한 불만 때문에 '발굴이 끝났다' 대신에 '약탈당했다'라는 표현을 쓸 뻔 하기도 했다), 알 수 없는 이유로 최근의 지층에는 거의 아무것도 없었다.

 

조사단원 대부분은 결과에 만족했고, 벨리도어는 특히 행복해했다. 그는 거의 완전한 유물 5개 정도면 이 조사는 유례없는 성공이라고 말했다.

 

다른 조사단원들도 도착한 이후로 쉴새 없이 일했다. 이제 내가 내 특별한 기능을 활용할 때가 되었고, 매우 흥북되었다. 내 발견이 다른 대원들의 발견보다 더 중요하고 그렇지는 않지만 우리가 발견한 사실들을 한데 모으면 인간이 어떻게 우리가 아는 인간이 되었는지 이해하기 시작할 수 있을 것이다.

 

"이제..." 스타더스트 쌍둥이 중 하나가 말했다.

"준비됐나요?" 다른 하나가 말했다.

나는 준비됐고, 이 순간이 매우 기대된다고 말했다.

"그러면 이제..."

"...조사를 시작할까요?" 그들이 물었다.

"여러분이 불쾌해하지 않는다면요." 내가 대답했다.

"우리는...."

"...과학자입니다." 그들이 말했다. "우리가..."

"...객관적으로..."

"...볼 수 없는 것은...."

"...없지요."

 

나는 유물이 놓여 있는 탁자로 갔다. 유물은 돌이었다, 최소한 내 외부 감각기에는 그렇게 보였다. 그것은 삼각형이었고 모서리에는 깎은 흔적이 있었다.

"이건 얼마나 오래되었습니까?" 내가 물었다.

 

"356만..."

"...1800..."

"...20년 되었습니다." 스타더스트 쌍둥이가 대답했다.

"알겠습니다." 내가 말했다.

"이 유물이..."

"...우리 발굴품 중..."

"....가장 오래된 겁니다."

 

나는 그것을 오랫동안 쳐다보면서 마음의 준비를 했다. 그리고 나는 천천히, 조심스럽게 내 몸 구조를 바꾸어 내 몸이 돌 주변으로 흘러서 돌을 삼키고, 그것의 역사를 동화할 수 있도록 했다. 나는 그것이 나와 하나가 되면서 달콤한 온기를 느꼈고, 내 외부 감각이 모두 꺼졌음에도 내가 발견의 흥분으로 진동하고 빛을 내고 있다는 것을 알았다. 나는 돌과 하나가 되었고, 내 교감을 위한 내 마음 한켠에서 나는 지구의 달이 지평선 바로 위에 불길하게 떠 있는 것을 느꼈다.

 

 

엔카타이는 해가 뜬 직후 일어나서 여전히 하늘에 높이 떠 있는 달을 올려다보았다. 몇 주동안 이곳에서 보냈음에도 하늘에 떠 있는 달은 너무 커 보였고, 언젠가 행성에 부딪힐 것이 확실했다. 그 악몽은 그의 마음 속을 떠나지 않아서 고향 행성의 은빛 하늘 이곳 저곳에 흩어져 있는 다섯 개의 작고 위협적이지 않은 위성들을 떠올리고자 했다, 하지만 그 상상은 그의 머리 위에 있는 거대한 위성의 모습으로 바뀌었다.

 

그의 동료가 다가왔다.

"또 악몽이야?" 그가 물었다.

"지난번하고 똑같아." 엔카타이가 불편하다는 듯 말했다. "대낮에도 보이는 달 아래서 우리는 오솔길을 따라 걸어갔지..."

동료는 그를 동정의 눈빛으로 바라보고는 먹을 것을 주었다.

엔카타이는 그것을 기꺼히 받아들였고 초원 너머를 바라보았다.

"이틀만 더 있으면" 엔카타이는 한숨쉬었다. "이 끔찍한 곳을 떠날 수 있어."

"그리 나쁜 곳은 아니야." 보카투가 답했다. "좋은 점도 많다구."

"여기서 시간을 너무 허비했어." 엔카타이가 말했다. "여기는 개척하기에 적합하지 않아."

"그렇고 말고." 보카투가 동의했다. "우리 작물은 이곳 토양에서 잘 자라지 못할거고 물 문제도 있지. 하지만 이곳에서 많은 것을 배웠으니 좋은 개척 장소를 찾는데 도움이 될 거야."

"새 발견들은 거의 첫 주동안 다 이루어졌지." 엔카타이가 말했다. "나머지는 시간낭비였어."

"우주선은 조사해야 할 행성들이 많아, 우리가 이렇게 빨리 분석을 끝낼 줄은 알 수 없지."

엔카타이는 차가운 아침 공기에 몸을 떨었다. "나는 여기가 싫어."

"언젠가는 좋은 곳이 될 거야." 보카투가 말했다. "저 갈색 원숭이들이 진화하기만 하면 말이야."

 

그가 말하는 동안, 체중이 350파운드는 족히 되고, 근육질인 데다 털이 성성한 가슴과 대담하고 호기심에 가득찬 눈을 가진 거대한 개코원숭이가 저 멀리 나타났다. 네 발을 모두 써서 걷고 있음에도 개코원숭이의 몸집은 상당했고, 큰 점박이 고양이과 맹수의 두 배는 족히 되어 보였다.

 

"우리는 이 행성을 쓸 수 없겠지만" 보카쿠가 말을 이었다. "언젠가 저들의 후손들이 사방에 퍼질 거야."

"저 녀석들은 평온해보이네" 엔카타이가 말했다.

"평온하지" 보카투가 개코원숭이에게 먹이를 하나 던져주면서 동의했다. 비비원숭이는 먹이를 따라가 땅에서 붙잡고 냄새를 맡으면서 이걸 먹어야 할지 고민하는 듯 했다. 마침내 잠시동안의 망설임을 끝내고 개코원숭이는 먹이를 입 안에 넣었다. "하지만 저 녀석들이 이 행성을 지배하게 될 거야. 커다란 초식동물들은 먹는데 시간을 너무 많이 쓰고, 육식동물들은 내내 잠만 자니까. 아니, 난 갈색 원숭이에 걸겠어. 녀석들은 친절하고, 힘 세며 영리한 동물들이야. 이미 엄지도 발달되어 있고, 무리 생활도 발달되어 있으며, 대형 고양이과 맹수들도 녀석들을 쉽사리 공격하지 못해. 사실상 천적이 없는 거지." 그는 고개를 끄덕여 자기 말에 동의했다. "그럼, 바로 저 녀석들이 먼 훗날 이 행성을 지배하게 될 거야."

 

"천적이 없다고?" 엔카타이가 말했다.

 

"아, 물론 하나가 맹수 하나에게 잡아 먹히는 건 종종 봐 왔지, 하지만 맹수들도 녀석들이 무리지어 있을 때는 덤벼들지 않아." 그는 개코원숭이들로 눈길을 돌렸다. "녀석들은 가장 큰 고양이과 맹수도 산산조각 낼 힘을 가지고 있고."

 

"그러면 우리가 협곡 바닥에서 발견한 것들은 뭐라고 설명할래?" 엔카타이가 계속 캐물었다.

"그정도 크기라면 민첩성은 좀 희생해야지. 가끔씩 비탈에 미끄러져 죽는 건 자연스러운 일이야."

"가끔씩이라고?" 엔카타이가 또 물었다. "7개의 두개골을 찾았는데 모두 뭔가에 맞아 깨져 있었어."

"추락시의 충격이겠지" 보카투가 어깨를 으쓱이며 말했다. "고양이과 맹수가 녀석들을 죽이기 전에 머리를 깰 수 있을 거라고 생각하지는 않겠지?"

"고양이과 맹수 이야기가 아냐." 엔카타이가 대답했다.

"그러면 뭘 보고 이야기하는 건데?"

"협곡 안에 사는 작은 꼬리 없는 원숭이들 이야기지."

보카투는 유리한 고지에 선 사람만이 지을 수 있는 미소를 지었다. "그 녀석들을 한번 보기는 했어?" 보카투가 말했다. "녀석들은 갈색 원숭이 몸집의 4분지 1밖에 안 된다고."

"물론 봤지." 엔카타이가 말했다. "그리고 녀석들도 엄지손가락이 있어."

"엄지 손가락 만으로는 충분하지 않아." 보카투가 말했다.

"그들은 갈색 원숭이에게 가려져 있지만, 여전히 여기 살고 있어." 엔카타이가 말했다. "그거면 충분하지."

"갈색 원숭이는 과일과 잎사귀를 먹어. 그러니 꼬리 없는 원숭이에 신경 쓸 이유가 없잖아?"

"신경 쓰지 않는 것 이상이지" 엔카타이가 말했다 "갈색 원숭이는 그들을 피해 다녀. 그게 언젠가 이 행성 전역으로 퍼질 종 같지는 않아."

보카투는 머리를 저었다. "꼬리 없는 원숭이들은 진화론적 막장일거야. 사냥을 하기엔 너무 작고, 협곡에서 찾을 수 있는 것들을 먹기에는 너무 크고, 더 나은 영역을 위해 갈색 원숭이들과 경쟁하기엔 너무 약해. 내가 보기엔 녀석들은 좀 더 오래되고 원시적인 종이고, 곧 멸종될거야."

"어쩌면" 엔카타이가 말했다.

"내 말이 틀린가?"

"녀석들에겐 뭔가가 있어..."

"뭐가?"

엔카타이는 어깨를 으쓱했다. "모르겠어, 뭔가 불편해. 녀석들 눈 속에는 뭔가가 있어. 내 생각엔 악의 같아."

"그건 순전한 네 상상이야." 보카투가 말했다.

"어쩌면" 엔카타이가 다시 대답했다.

"나는 오늘자 보고서를 써야겠어" 보카투가 말했다. "하지만 내일은 내가 너에게 그걸 증명해 보이도록 할게."

 

다음날 아침, 보카투는 해 뜨는 것과 같이 일어났다. 그는 엔카타이가 기도하는 동안 첫 식사를 준비했고, 엔카타이가 먹는 동안 자기 기도를 했다.

 

"이제" 보카투가 말했다. "우리는 협곡 아래로 내려가서 꼬리 없는 원숭이 한 마리를 생포할거야."

"왜?"

"얼마나 잡기 쉬운지 보여주려고. 애완동물로 데려갈까 싶기도 하고, 어쩌면 실험실에서 해부해서 생명 과정을 더 연구해볼수도 있겠지."

"애완동물 같은 건 필요 없어, 그리고 우리는 어떤 동물도 죽이도록 허가받지 않았다고."

"원한다면야" 보카투가 말했다. "그냥 풀어주지 뭐."

"그러면 애초에 왜 붙잡으려는 건데?"

"녀석들이 영리하지 않다는 걸 보여주려고, 만약 네 생각만큼 저들이 똑똑하다면 못 잡겠지." 보카투는 엔카타이를 위로 잡아끌었다. "이제 시작하자."

"이건 멍청한 짓이야" 엔카타이가 항의했다. "우주선이 오후에 올 거라고, 왜 그냥 우주선을 기다리지 않겠다는 거야?"

"시간 맞춰 돌아오면 되지" 보카투가 자신있게 대답했다. "걸려봤자 얼마나 걸리겠어?"

 

엔카타이는 우주선이 나타나기라도 바라는 듯 청명한 푸른 하늘을 쳐다봤다. 거대하고 흰 달이 지평선 바로 위에 걸려 있었다. 마침내 엔카타이는 보카투를 향해 돌아봤다.

 

"알았어, 잡지는 않고 관찰만 하겠자면 따라갈게."

"그러면 내 말이 맞는거지?"

"네 말이 맞다고 하던 틀리다고 하던 그건 사실과는 무관한 일이야. 네 말이 맞기를 바래. 꼬리 없는 원숭이들은 뭔가 두려워. 하지만 난 네 말이 맞는지는 모르고, 너도 마찬가지야."

보카투는 오랫동안 그녀를 쳐다봤다.

"알았어." 결국 그가 말했다.

"너도 모르겠다는 데 동의한 거야?"

"붙잡지 않는다는데 동의한 거야." 그가 말했다. "이제 출발하자."

 

그들은 협곡 모서리까지 걸어갔고, 나무와 다른 식물들로 사지를 고정하면서 가파른 퇴적층을 타고 내려갔다. 그 때 그들은 커다란 고함 소리를 들었다.

 

"무슨 일이지?" 보카투가 물었다.

"녀석들이 우릴 봤어." 엔카타이가 대답했다.

"어째서 그렇게 생각하는 거야?"

"내 꿈 속에 이 비명소리가 났거든, 그리고 달도 그 때와 똑같아."

"이상하군" 보카투가 말했다. "이 소리를 여러번 들었지만 지금만큼 큰 적은 없었어."

"어쩌면 녀석들이 여기 더 많아서 그럴지도 모르지"

"아니면 더 겁먹어일수도 있고." 보카투가 말했다. 그는 위쪽을 쳐다봤다. "이제 알겠다." 손가락으로 가리키며 말했다. "우리 동행자가 있었네."

 

그녀는 위로 올려다봤고, 커다란 개코원숭이를 발견했다. 여태껏 보지 못한 정도의 크기였고 50피트 정도의 거리에서 이들을 따라오고 있었다. 개코원숭이의 눈이 그녀의 눈에 닿았을 때, 개코원숭이는 으르렁거리고는 눈을 돌렸다. 하지만 가까워지거나 멀어지려고 하지도 않았다.

 

그들은 계속 암벽을 타고 내려갔다. 그들이 쉬려고 멈췄을 때도 익숙한 50피트 거리를 두고 개코원숭이가 여전히 있었다.

"녀석이 널 무서워하는 것 같아?" 보카투가 말했다. "만약 저 작고 하찮은 생명체들이 녀석을 해칠 수 있다면 우리를 따라서 협곡까지 내려오려고 했을까?"

"용기와 멍청함은 종이 한 장 차이고, 확신과 과단은 더욱 구분하지 힘들지." 엔카타이가 말했다.

"만약 녀석이 여기서 죽는다면 다른 원숭이들처럼 죽을 거야." 보카투가 말했다. "발을 헛디뎌서 추락사하는거지."

"떨어질 때마다 머리를 부딪히는 게 이상하다고 생각하지 않아?" 그녀가 물었다.

"온 몸의 뼈가 부러지겠지." 그가 대답했다. "왜 네가 머리 생각만 하는지 모르겠어."

"떨어질 때마다 똑같이 머리가 깨지지는 않을 테니까."

"상상력이 너무 풍부해진 것 같아." 보카투가 말했다. 그는 위에서 그들을 바라보고 있는 작고 털난 동물들을 가리켰다. "저것들이 우리 친구를 죽일 수 있는 무언가로 보여?"

 

개코원숭이는 협곡 아래로 쳐다보고 으르렁거렸다. 꼬리 없는 원숭이는 두려움은 커녕 관심조차 없다는 듯 위를 슬쩍 보고는 두꺼운 덤불 속으로 들어갔다.

 

"봤지?" 보카투가 으스대며 말했다. "갈색 원숭이를 한 번 보자마자 바로 도망가잖아."

"무서워서 그런 것 같진 않은데." 엔카타이가 말했다.

"녀석들의 지능을 의심할 또 다른 이유겠지."

 

몇 분이 지나서 그들은 꼬리 없는 원숭이가 있었던 장소에 도달했다. 그들은 원기를 회복하기 위해 쉬고는 협곡 바닥을 향해 계속 움직였다.

 

"아무도 없어" 보카투가 주변을 돌아보고는 말했다. "내 생각엔 우리가 본 녀석은 보초였고, 무리 전체가 지금쯤이면 멀리 떠났을거야."

"우리 동행을 한번 봐."

 

개코원숭이는 협곡 바닥에 도착하더니 다급하게 바람 냄새를 확인하고 있었다.

 

"아직 진화적 장벽을 못 건넜으니까." 보카투가 농담이라도 하듯 말했다. "녀석이 포식자를 센서로 찾을 거라고 기대하기라도 한 거야?"

"아니" 엔카타이가 개코원숭이를 보면서 말했다. "하지만 위험이 없다면 저 원숭이는 긴장을 풀겠지. 하지만 여전히 안 그래."

"그정도로 조심스러우니까 이만큼 크도록 살아남았겠지." 보카투가 그녀의 말을 거부하며 말했다. 그는 주변을 둘러봤다.

"여기서 먹을 수 있는 게 뭐가 있을까?"

"모르겠어."

"어쩌면 하나 잡아서 해부해 볼 수 있을 거야. 위 내용물을 조사해보면 여러 가지를 알 수 있겠지."

"약속했잖아."

"어려운 일 아니야." 그는 계속 고집했다. "과일이나 견과류를 써서 덫으로 유인하기만 하면 돼."

 

갑자기 개코원숭이는 으르렁거렸고, 보카투와 엔카타이는 개코원숭이가 어디를 보고 화를 냈는지 알아보기 위해 시선을 돌렸다. 거기는 아무 것도 없었지만 개코 원숭이는 더욱 더 흥분하기 시작했고, 마침내 협곡 위로 다시 올라갔다.

 

"대체 무슨 일이지?" 보카투가 말했다.

"여기서 떠야 할 것 같아."

"우주선이 오려면 반나절이나 남았다구."

"여기는 뭔가 불길해. 꿈에서 따라간 길이 바로 이거하고 똑같았다고."

"햇빛에 익숙해지지 않은 거 같은데." 그가 말했다. "동굴 속에서 좀 쉴 수 있을거야."

 

그녀는 주저하면서 협곡 벽에 있는 작은 동굴로 따라갔다. 갑자기 그녀는 멈춰서 더 나아가지를 않았다.

 

"뭐 잘못됐어?"

"이 동굴이 꿈에 나왔어." 그녀가 말했다. "더 들어가지 마."

"꿈에 인생이 좌우되게 두면 안 된다는 것 먼저 배워야겠는데." 보카투가 말했다. 냄새를 맡고 말하길 "이상한 냄새가 나는데."

"돌아가자. 여기 볼 일 없잖아."

그는 동굴 속으로 머리를 집어넣었다. "새로운 세상에는 새로운 냄새가 있기 마련이지."

"제발, 보카투!"

"냄새가 어디서 나는지만 확인해볼게" 불빛을 동굴 속으로 비추며 그가 말했다. 동굴 속에는 거대한 사체 더미가 있었고, 상당수는 반쯤 먹혔으며 각자 다른 정도로 썩어가고 있었다.

"저것들은 뭐지?" 그는 가까이 다가가며 말했다.

"갈색 원숭이들." 그녀는 보지도 않고 대답했다. "머리가 박살나 있지."

"이것도 꿈에 나왔어?" 그가 갑자기 긴장하면서 물었다.

그녀는 고개를 끄덕였다. "여기서 나가야 돼, 당장!"

그는 동굴 입구로 걸어갔다.

"괜찮은거 같은데." 그가 말했다.

"꿈 속에서는 절대 안 괜찮았어." 그녀가 불안한 목소리로 말했다.

 

그들은 동굴을 떠나 협곡 바닥의 굽은 곳까지 50야드 정도를 걸었다. 그 길을 따라가자 그들은 꼬리 없는 원숭이 하나를 만났다.

 

"한 녀석이 뒤쳐졌나봐." 보카투가 말했다. "겁줘서 쫓아낼게." 그는 바위를 들어서 원숭이에게 던졌다. 원숭이는 몸을 낮췄지만 도망가지 않았다.

엔카타이는 그의 어깨를 급하게 잡았다. "더 오고 있어" 그녀가 말했다.

 

그는 위를 바라봤다. 꼬리 없는 원숭이 두 마리가 거의 바로 위에 있는 나무에 있었다. 그가 옆으로 물러서자 네 마리가 더 덤불 속에서 천천히 걸어 나오는 것이 보였다. 또 다른 하나가 동굴에서 나왔고, 근처 나무에서 세 마리가 더 뛰어 내려왔다.

 

"놈들이 손에 들고 있는 건 뭐야?" 그가 긴장된 목소리로 말했다.

"초식동물의 허벅다리 뼈라고 할 수 있겠지." 엔카타이가 가슴에서 불편함을 느끼며 말했다. "녀석들은 저걸 무기라고 부를 거야."

털 없는 원숭이들은 반원형으로 퍼져서 그들에게 서서히 다가오기 시작했다.

"하지만 놈들은 하등하다고!" 보카투가 말했다. 그는 암벽에 막혀 더 못 갈 때까지 뒷걸음질쳤다.

"넌 멍청이야." 엔카타이가 말했다. 그녀는 현실이 된 꿈에 무력하게 갇혀 있었다. "이 행성을 지배하게 될 종족은 놈들이야. 놈들의 눈을 봐!"

 

보카투는 눈을 바라보았고, 무언가 끔찍한 것을 보았다. 그는 어떤 동물, 어떤 존재에게서도 이런 것은 보지 못했다. 그는 이 종족이 우주에 닿기 전에 어떤 재난이 이들에게 떨어지기를 기도할 시간도 채 가지지 못했고, 꼬리없는 원숭이 하나가 매끈하고 윤기 나는 삼각형의 돌을 그의 머리에 던졌다. 그는 정신을 잃었고, 쓰러진 그와 엔카타이를 몽둥이들이 박자에 맞춰 두둘기기 시작했다.

 

협곡 꼭대기에서 개코원숭이는 이 살육의 현장을 끝까지 쳐다보고는, 드넓은 사바나로 뛰어갔다. 그는 비록 잠시만이라도 꼬리 없는 원숭이에게서 안전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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