늑대 이야기 - 검은 늑대의 몰락

302M이 떠나고 남은 480M의 이야기를 계속 해 보자.

 

480M은 이전에...늑대 이야기 - 카사노바(上)  늑대 이야기 - 카사노바(下)

위기와 추방, 재기와 복수의 스토리는 302M과 매우 많이 겹치니까 링크로 대신.

 

2009년, 드루이드 팩은 다시 위기를 맞이했다. 옴진드기가 창궐해 9마리가 넘는 새끼 중 절반 이상이 가을을 보지 못했고, 나머지도 10월을 넘기지 못했다. 10월에는 또 480M의 배우자로써 3년간 알파 암컷이었던 569F가 다른 늑대의 공격으로 죽는다.

 

2005년, 왼쪽이 569F. 오른쪽은 아마 480M.

 

480M에게 이것은 심각한 문제를 야기했다. 적당한 배우자가 팩 안에 없는 것이다. 물론 암컷 늑대가 부족한 것은 절대 아니었다. 하지만 5년 전, 4마리만 남았던 드루이드 팩에 있었던 두 암컷 중 하나가 569F였고 다른 하나인 529F는 진작에 팩을 떠났기 때문에 팩에 남은 7마리 암컷 모두는 480M이나 형인 302M의 자식이었다.

 

480M은 잠시 팩을 지키고 바깥의 배우자를 찾으며, 딸들을 노리고 침범하는 수컷들을 쫓아냈지만 참을성이 다 했는지 12월에 팩을 떠났고 크리스마스 이후로 보이지 않았다.

 

이듬해 3월 1일, 연구자들은 부패해가는 480M의 시체와 목줄을 발견한다. 부검 결과 원인 미상의 자연사로 죽은 지 1~2개월이 지난 상태인 것으로 밝혀졌다. 이로써 480M은 8년에 달하는 생애를 마쳤다.

 

드루이드 팩도 2010년이 되자 알파 수컷의 부재로 인해 세 개 이상으로 갈라지게 되고, 수의 부족으로 사냥을 제대로 수행하기 힘들어지게 되자 다른 팩이 남긴 사냥감에 의존하게 된다. 이러기 위해서는 다른 팩의 영역과 행동 반경이 겹치게 되는데 이로 인한 타살과 옴진드기로 인한 병사로 7마리의 암컷을 잃는다. 690F를 비롯해 남은 소수는 다른 무리와 합류하거나 죽어서 드루이드 피크 팩은 사라진다.

 

690F은 그 해 말, 국립공원 경계 밖인 몬태나에서 가축 근처를 얼쩡거리다 총에 맞아 죽는다. 

총살엔딩 ㅠ