흥행은 흥행대로하고 있고 상복은 상복대로 받고있지만
내 생각에 프로즌은 너무 큰 약점이 있다
보통 프로즌까는 스토리로 까고 / 프로즌빠도 스토리 점수를 후하게 못줄만큼
스토리 이야기들을 많이 하는데
애초에 디즈니-픽사에 '식스센스를 능가하는 스토리!!'를 바라는 사람은 별로 없을거다
진정한 사랑과 권선징악의 포맷이 대부분이고 '주 고객층'이라는 애니메이션의 특수성을 따지면 더더욱 그럴 수 밖에 없으니까
몇십년을 그래왔지만 디즈니-픽사가 사랑받는 이유는
ㄱ. 그 식상한 스토리를 다듬는 노하우와
ㄴ. 식상함을 뛰어넘는 감동을 주기 때문이지
토이스토리 시리즈랑 사자왕이 역대급 명작인건 다 이런 바탕이 있는거고...
그런데 프로즌은 사자왕 할아버지 담배 필 시절엔 상상도 못했던 기술력 코팅을 했고
골든 글로브의 갓-잇-고까지 등에 업었으니
억지로라도 사람을 찍어누를 감동이 넘치는데 프로즌까들은 왜 자꾸 잡소리를 하는걸까?
내 생각엔 위에서 말한 노하우가 빛을 발하지 못한 게 문제가 아닌가한다
그 놈의 노하우가 뭐냐고 물어보면 - 갈등구조를 극대화시키고 정점에서 해소시는 거라 할 수 있을건데
일반 영화에서는 어려운 일이지만
과장된 표현이 가능한 애니메이션이므로 오히려 쉬운 일이고, 그만큼 반드시 활용해야하는 요소지
여기서 내가 말하고싶은 약점이 정확히 드러나게 되는데
그 노하우를 활용하려는 단계에서 갈등구조에서 기인한 찝찝함 때문에 아쉬움이 남는 점이 요점이다
정확히 알기위해 먼저 프로즌에 나오는 갈등구조를 살펴보자
1. 안나 - 엘사
2. 엘사 - 공작
3. 왕국 국민 - 엘사
4. 엘사/안나 - 한스
5. 엘사 - 왕과 왕비
6. 엘사 - 타인
7. 엘사 - 엘사
대강 이 정도인데 엘사의 위엄을 엿볼 수 있는 부분이고
진히로인이 엘사라는게 확실해지는 부분이다
그런데 엘사 비중이 이 모양인 것도 짚고 넘어갈 부분이지
하지만 그건 모두가 느낄테니 넘어가고,
먼저 1,2,3번의 갈등 구조들을 보면
결혼도 반대당하고 공격까지 당한 안나는 자신을 희생하려함으로써 진정한 사랑을 보여주고 둘 사이의 갈등을 확실히 해소시켰고
공작은 내가 보기엔 정당방위였던 것 같지만...극내용 내내 더욱 폭력적이고 극단적이었으므로 권선징악을 당함으로써 해결된다
애초에 공주들에 우호적이었던 국민들은 '왕국을 얼린 저주'를 해결해준 엘사에게 다시 우호적으로 변하지
그런데 나머지들이 문제ㅇ
한스의 경우는 정말 계륵같은 인물이고 그렇기 때문에 찝찝함을 남기는 첫번째 요인이지
엘사와 안나 사이에 있는 갈등의 매개체였던 한스는 극중 최고 악당으로 그렸지만
이놈의 한스가 악역이 되면서 파괴되는 개연성이 생겼고 (왜 엘사를 바로 죽이지 않았는가)
막상 냅두자니 디즈니 입장에선 한스 없이 이야기를 전개할 수가 없었다 (왕국으로 엘사를 데려올 수가 없음)
그래서 반전의 형식으로 한스를 활용해서 갈등을 극대화시키려고 했겠지...만
뜬금없는 커밍아웃과 악역에 몰입할 새도 없이 극이 끝나버리려니 이건 뭐..하게 된다
차라리 초기디자인처럼 졸렬하게 그렸다면 저 새끼 저럴줄 알았다 정도로 넘어갈 수 있었을 것을-
또다른 찝찝함은 엘사의 자아에 관련된 갈등 때문에 일어난 문제인데
이는 갈등구조 자체가 문제를 갖기보다 극의 서사구조 자체에 오류를 갖게 되는 문제다
엘사는 태생적인 힘 때문에 부모에게 강요받고, 타인을 두려하게되고, 스스로를 억누르게 되는데
Let it go를 부르며 그 모든 갈등을 해소시킨다
그렇기 때문에 모두가 렛잇고를 보며 감명을 받게되는거고, 그렇기 때문에 이디나 멘젤이 쓰인거다
하지만 이게 디즈니의 입장에선 이야기는 아직 끝나지 않았고 결말을 봐야하니
겨울왕국을 녹여야되는 세금, 안나를 녹여야되는 세금, 한스를 막을 세금을 부과해서 얼음성에서 강제퇴거시켜버린다
갈등구조나 내용상으론 전혀 문제가 없다
모든 일을 마치고 진정한 사랑을 알게되며 얼음을 녹이는 힘, 다시말해 타인과 함께 할 수 있는 힘을 얻게 됐고
그러니 굳이 부모의 뜻에 거슬러, 스스로 격리되고, 산구석에서 힘을 누리며 혼자 살 이유가 없어진거지
하지만 그 때문에 Let it go의 의의, 가치는 반토막난다
아니 반대로 Let it go의 노래가사처럼 사는 것보다 진정한 사랑의 힘으로 모두와 행복하게 살 수 있는 모습을 교훈으로 그리고자 했다면
렛잇고를 뛰어넘는, 아니 하다못해 그에 버금가는 엔딩곡을 준비했어야한다는 것이지 레미제라블처럼 말이야
적어도 엘사가 얼음성을 지으며 즐거워하는걸 우리가 몰입했고, 또 그 감정이 렛잇고 때문에 증폭된만큼
스케이트장을 만들며 폭죽을 터뜨릴 때 행복했을 엘사의 감정 또한 우리에게 그만큼 느끼게 해줬어야된다 그 방법이 엔딩곡일테고...
그래야 이런 찝찝함이 안남았을거다 상상하자면 레미제라블보단 로렉스같은 느낌이려나?
이런 문제점들이 있는걸데 어떻게 했어야됐을까
가장 중요한건 러닝타임의 증가로 한스의 비중을 늘리면서 후반부의 아쉬움을 위한 충분한 시간보충이 필요했겠지
댓글처럼 삽입곡을 넣기위한 개연성도 조금 보충해주고 했다면 좋았을거라고 생각한다
물론 애니메이션이기 때문에 상영시간을 함부로 늘릴 수도 없었겠지만..
뭐 이미 개봉한 영화고 다행히도 흥행이면 흥행 상이면 상
승승장구하고있으니 좋지만 여러모로 좀더 과감했으면 더 좋았지 않았을까한다
메리다가 좆망행이라 용기가 안났는진 몰라도
여러모로 흥행면으로만 라이온킹에 근접하는걸 넘어 더 완벽한 작품이 될 가능성이 보이는데 정말 아쉽다
3줄요약
1. 한스는 넘 허접스러웠다
2. 엔딩곡이 필요했다
3. 상영시간이 더 필요했다
암튼 좋다 그래서 또 보러갑니다 ㅅㄱ
중복인가여?