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딩때까진 뭐 걍 가족이랑 보내는 느낌이었는데
신촌거리에 혼자 동떨어져서 바깥은 완연한 크리스마스 분위긴데도 멍하니 방에 있다보면
창문 밖으로 빨갛고 노란 불빛이 흐릿하게 반짝이고 왁자지껄한 소리와 캐롤들이 아스라이 들리는데
그렇게 그 분위기 느껴나 보려고 옷을 추스리고 나가보면 흔한 크리스마스가 손댈 수 없는 배경처럼 깔려있는 것만 같아서 서글퍼짐
그럼 결국 맥주 한캔 사서 불 한번 들어오지 않는 핸드폰을 어디든 짱박고
찔끔찔끔 혼자 마시다가 불 끄고 우두커니 앉아있다 들지 않는 잠을 청해봄
그렇게 크리스마스 당일이 되면 막차 놓친 사람마냥 가슴이 휑해서
그 연말이 지나갈 때까지 바람이 물씬 차게 느껴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