난 공돌이지만, 설계학 쪽 친구들은 정말 답이 없다.

건축에는 시공과 설계가 따로 있음. 우리 학교 기준으로. 

더 황당한점은 문과 쪽에 실내디자인, 조경디자인, 건축디자인 과 등등이 존재한다는 것. 

아마, 건축이 전공이 아닌 사람은 잘 모르겠지만, 설계에는 정말 여러 가지 분야가 있는데, 

디자인부터 시공까지 각 공정을 틀어지지 않게 관리하는 공정관리설계

법에 저촉되지 않으면서 최대한의 활용공간을 만들 수 있는 (왠지 도시의 건물들이 다 똑같아 보이지 안음? 법때문임.) 방법을 생각해내는 법규설계.

건물이 바람 좀 불거나 뭐 좀 더 올려놨다고(대표적으로 삼풍) 와장창 무너지는 일이 없도록 하는 구조설계

뭐 기타 등등. 

그 중에서 공정관리, 구조, 시공 등은 다 건축공학에서 도맡아 함. (사실 건물 짓기 전에 터 파는 건 심지어 토목과에서 와서 해줌). 그러므로 일단 착공이 된 상태에서 모든 과정은 다 건축공학과가 한다는 것. 

착공 전에는 설계단계와 입찰단계가 있음. 

발주자가 설계팀에게 건물설계를 맡기고 시공사가 '이거 내가 건축하겠다'하고 입찰해서 계약을 따는 단계임.

이 때, 설계팀은 여러 종류로 나뉘는데 그게 바로 위에 설명한 각종 설계임. 

그 중 구조, 공정관리 등은 건축공학과에서(할줄 모르면 할 수 없으니) 맡고 건축학 쪽에서 설계를 맡는 건 거진 외관설계 내부설계 정도임. 

그리고 시공사가 입찰할 때, 기술검토-물량산출-돈계산의 3단계를 거쳐서 입찰하게 되는데, 기술검토 물량산출은 당연히 공학에서 맡음. 돈계산은 공사기간 예측이 얼마 정도일테니 처음에 얼마를 빌려서 시공 사이클동안 돈을 어떻게 쓰면 최소한으로 지출할 수 있겠다 하는, 캐시플로우를 계산하는 것. 이건 건축학에서 할 수도 있으나 아쉽게도 경영쪽에서 치고들어옴. 

그럼 건축학은 결국 하는 게 뭐냐면 이쁜 외관 그리는 것, 그리고 법규 외워서 법에 맞게 그리는 것 정도.

여기에 어떤 공학정 계산이 필요할 리가 없음. 직접 법규설계를 배우고 있지만 더하기 빼기 계산기 두들기는거랑 굵직한 법전 안에 어떤 내용이 어디 있는지 적응되도록 외우는 정도만 하면 되니까. 

이제 공학이 오히려 디메리트가 되기 시작함. 

문돌이들은 사실 공학적인 뭔가를 배울 필요가 없기에, 정말 법전을 뒤지고 이쁜 그림 그리는것만 신나게 연습함. 하지만 공학은 그렇지 못함. 당장 문돌이는 안 배우는 공업수학이 앞길을 가로막고, 공학인증제도? 뭐가 있어서 재료학, 구조론 등 곁다리로 (쓰지 않음에도) 배워야 하는 게 수두룩함. 

길게 보면 이런 교육받은 것들이 도움될 수 있음 물론. 그러나 그 양이 당장 배우기엔 방대해서 문돌이들이랑 겨루기 매우 어렵다는 것이 크나큰 문제. 취업때 보면 건축학 전공자는 아무래도 좀 후달리는 경향이 있음. 

아는 형이 졸업 전 마지막 순간에 학교를 1년 연장하면서 공학으로 이수를 바꾸고 내게 남긴 불후의 명언이 있음. 

"집에 돈이 엄청 많은 것 아니면, 설계는 그냥 취미로 좋은 것 같아."

결국 플랜트설비설계 쪽으로 갔지만 국내기업의 플랜트에 대한 노하욱가 별로 없고 국가적 지원도 없는고로 플랜트사업 전체가 쓰러져가고, 이젠 어찌 되었는지 연락이 안됨. 

난 다행이 공학이지만, 그럼에도 미래가 두려운 것은 어찌할 수가 없다....

3줄요약

1. 건축과는 건축학과 공학이 있는데 건축학이 여러분이 흔히 생각하는 집 그리는 설계하는 과임.

2. 근데 조경, 인테리어, 디자인 등등 문과에 건축학과 하는 짓이 똑같은 과가 많음. 

3. 그래서 곁다리칠게 많은 공대의 건축과를 듣는건 오히려 디메리트. 

추신. 좋은 대학교 건축관련 과에 성적이 된다 하더라도 가는 걸 추천하지는 않음. 

물론 존잘러라서 모든 공학과목을 쓸어버리면서 설계도 잘한다면 떼돈을 벌 것임.
1~2년에 1명씩은 꼭 그렇게 외국진출하고 젊은 나이에(보통 이런애들은 군대 안감. 25살정도에 졸업함) 엄청난 돈을 벌어 연락할 수 없는 어떤 경지로 사라진다고 알고있음.

문돌이가 똥을 그리면 공돌이는 그 똥이 땅 위에 서 있게 해 주죠

우리학교쪽에는 조경학과가 공대소속이던데 학교마다 다른가보네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