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주는 완전히 안정하다. 이 상상할 수 없이 광활한 공간은 완전히 똑같은 온도이며, 완전히 같은 수준의 에너지가 퍼져있고, 미립자들이 모두 균일한 숫자로 퍼져있다. 엔트로피는 마침내 그 정점을 찍었으며, 이제 우주에 시간이란 의미가 없다. 오직 아무 사건도 발생하지 않는 공간만이 남아있을 뿐이다. 한때 찬란히 빛나던 수많은 항성들, 모든 것을 집어삼키던 무한한 중력의 블랙홀들, 성운, 성단, 그리고 수많은 지성체들, 그들이 일궜던 찬란한 문명들. 모두가 열역학 2법칙 속에 천천히, 그러나 확실히 완전히 사라졌다. 영원하고 거대한 공허만이 남아있다.
그러나 그 거대한 공허 속에, 우주의 마지막 역사를 유일하게 이어가고 있는 인공물이 떠 있다. 아직 우주는 완전히 안정되지는 않았다. 공간의 안정을 해치고 당당하게 하얗게 빛나고 있는 그 인공물은 거대한 하나의 구이다. 하얗고 매끈매끈한 단열재질이 하나의 틈도 허하지 않고 그 구를 감싸고 있다. 추진기 같은 것은 전혀 눈에 띄지 않는다. 이 거대한 구는 단지 이 곳에 존재하기 위해 만들어진 것이다. 물론, 지금의 우주는 공간의 의미가 없지만.
그 구는 하나의 특이점이다. 오직 그 하얀 구만이 우주의 심연 속에 삼켜지지 않고 유일히 존재하며, 우주에 존재하는 유일한 무질서이자 혼란이다. 그것은 인류의 마지막 유산이다.
인류는 영겁의 세월동안 열역학 제 2법칙과 끝없이 싸워왔다. 인류는 스스로를 개조하여 신진대사의 효율을 최대 72%까지 끌어올렸고, 그들이 만든 기계들은 최대 86%에 달하는 에너지변환 효율을 보여주었다. 그들은 무한을 꿈꿨다. 비록 그들이 우주의 초기에 탄생하여 억겁의 역사를 써왔더라도 그들의 욕심은 그 역사보다 더 거대했다. 하지만 인간은 신이 되지 못했다.
별이 흩어지고 블랙홀이 증발하기 시작할 때, 인간들은 우주 전역에서 아직 붕괴되지 않은 원자들을 모아 거대한 연구시설을 지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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