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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3-08-14 15:05:47 KST | 조회 | 294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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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에 수업에서 쫓겨난 썰 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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몇달 전에, 그러니까 올해 2월쯤에 새 봄 학기가 시작했는데 (미국 대학임)
학기 초에 영문학 수업을 하나 등록했었음.
그런데 방학 한달 하고나니 공부하기가 너무 싫은 거임.
게다가 영문학 수업은 읽을 것이 열라 많아서 손에 더더욱 안 잡혔음.
그래서 매번 읽어가야 할 거 안 읽고 그랬는데 그러다보니 수업 시간에 할 말이
없어짐 ;; 더 최악인 건 그냥 일반적인 수업이었으면 나같은 놈 하나 조용하다고
별로 상관없는데 문제는 그 수업이 토론식 수업이라서 말 없이 가만있으면 눈에 엄청 띄임 ;;
그러다가 어느 한 주는 정말로 아무 것도 안 읽었음..
근데 토론식 수업이니만큼 아무 것도 안 읽어가면 수업에 가는 의미가 없기 때문에
결국 그 주에 있던 수업 두개를 한꺼번에 다 빼먹음.
근데 그러자 그 다음 주 월요일에 갑자기 Academic Department에서
"님 수업에서 쫓겨남 ㅂㅂ"라고 메일이 옴 -_-;; 그래서 화들짝 놀라서 영문학 수업
담당교수 사무실 앞에서 한 시간 동안 기다린 뒤 면담을 함.
그랬더니 교수가 "수업 내내 조용한데다 수업까지 빼먹기 시작하니 너를 쫓아낼 수 밖에 없다"라고
차갑게 말함.. 내가 한번만 다시 기회를 달라고 그랬는데도 안된다고, 너는 수업에서 쫓겨났다고
차갑게 말함 ;; 얼굴이 너무 냉정하고 차가워서 더 이상 아무 말도 할 수 없었음.. 그래서
내가 돌아서나오는데 갑자기 이거나 받아가라며 수업 드롭할 때 쓰는 문서를 줌 -_-;;;
그래서 결국 그 길로 학교 등록처에 가서 수업 드롭함 -_- (드롭 가능한 기간이었음)
사실 학교 시스템상 수업에서 학생을 쫓아내는 건 따로 시스템이 있지는 않은데
교수한테 강제적으로 수업을 드롭하게 된 것이니 사실상 수업에서 쫓겨난 거임 -_-
그런데 사실 교수가 날 수업에서 쫓아냈다고 무조건 미워할 건 아닌 게, 사실 교수가 맘만
먹었더라면 그냥 학기 내내 날 가만히 지켜보고 있다가 학기 말에 F를 주며 뒤통수를 칠 수도
있었음. (사실 나라면 그렇게 했을 듯..) 그런데 그 교수는 차마 학생한테 F를 줄 수가 없어서
미리 나를 수업에서 그냥 쫓아낸 거임. 어찌 보면 덕분에 F는 안 받았으니 오히려 인간적이라
볼 수 있을 지도..
그런데 인터넷에 나처럼 수업에서 쫓겨난 경험이 있는 사람들이 더 있는지 한번 찾아봤는데,
그런 사람이 없음. 구글에다 "kicked out of class"라고 쳐봐도 수업 중에 딴짓하다가
그 해당 수업시간에 교실 밖으로 쫓겨났다는 경험들은 있어도 나처럼 아예 수업 과정에서
쫓겨나버린 사례는 전혀 찾아볼 수가 없음 -_-
그래서 기분이 더 비참 ㅠㅠ 수업에서 쫓겨나는 머저리는 이 세상에 나 밖에 없다는 기분에... ㅠ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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