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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12-03 23:22:31 KST | 조회 | 22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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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쾌한 수령동지 Season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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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나레이터:가깝지만 먼 이웃나라, 북한을 떠난지 수 개월밖에 지나지 않았지만, 벌써 순박한 평양의 풍경이 그리워집니다. 그간 북한에는 많은 일이 있었습니다. 김정은 국방위원장과 카터 전 미국 대통령의 사소한 말다툼 이후 북한은 NATO 연합군 함대의 엄중한 감시를 받았습니다. 미국군과 영국군의 RC-135가 북한 영공을 24시간 감시했고, 핵잠수함과 항공모함이 북한의 모든 영해를 차단했습니다. 식량 지원이 끊기자 수 천명의 북한 사람들이 굶어죽었습니다.
결국 인권단체의 극심한 항의와 이란의 경계수위가 높아짐에 따라 NATO 연합군 함대는 뱃머리를 중동으로 돌렸습니다. 그리고 우리 다큐팀은 다시 한 번 북한 땅을 밟게되었습니다.]
[유쾌한 수령동지 오프닝 곡이 흐른다.]
#1
(북한 내각 집무실, 긴장된 분위기가 흐르는 가운데 김정은이 서류를 들춰보고 있다.)
[나레이터:우리의 젊은 국방위원장 김정은씨는 오늘도 업무에 열중하고 있습니다. 지도자부터 근면하게 일하니 북한의 노동자들도 힘이 날 것 같군요.]
김정은:(놀란듯이 눈을 치켜뜨며)아, 오셨군요. 안그래도 기다리고 있었습니다.
기자:국방위원장님, 그 동안 꽤 많은 일이 있었는데...
김정은:물론입니다. 우리 공화국에 있어서 힘겨운 오르막길이었죠. 하지만 우리 인민들의 근면함과 제 전략적인 외교능력 덕분에 결국 원만한 해결을 보게 되었습니다. 이제 이 나라에는 해가 뜰 일만 남았죠. 하하하.
[나레이터:오늘 김정은 국방위원장은 유달리 분주해 보입니다. 오늘은 북한의 인공위성 발사용 로켓의 취임식이 있는 날입니다.]
김정은:로켓 기술은 대표적인 고부가가치 기술이자 가장 중요한 신성장동력입니다. 슬프게도 남한은 아직 기술력이 부족해 로켓 개발에 난항을 빚고 있지만(웃음), 우리나라에는 수십 년간 이쪽 분야에 종사하며 노하우를 쌓아온 기술자들이 있죠. 여기, 이 사람이 이번 광명성 3호 프로젝트를 맡은 리승규 동무입니다.
리승규:제가 바로 로켓 공단 책임자입니다.
김정은:그래서, 우리 로켓은 이르면 10일 쯔음에 발사를 하게 될 겁니다. 흐흐. 동무의 입으로 직접 말하게, 리승규 동무. 현재 우리 발사체의 작업 상황이 어떤가?
리승규:매우 흥미로운 상황입니다. 이미 모든 부품은 지난 발사체 폭발 이후 떨어진 것들을 회수해서 만들었기 때문에 제작 기간을 단축할 수 있었습니다. 기존 구-소련에서 사용하던 수식을 도입해 본 바 광명성 3호의 부품 작동률은 0.00073%에 불과했습니다만, 이번에 수령동무가 새로 개발하신 혁신적인 검사법을 시행했더니 놀랍게도 부품 작동률이 557%를 상회했습니다.
김정은:흐흐. 그렇다는군요.
#1-2
김정은:제가 직접 발사체 제작 업무를 지휘했다는 사실에 놀란 분들이 많으실 겁니다. 알잖아요? 보통 사람들은 스테레오 타입의 경영자에 대해 이렇게 생각하죠. "아, 경영자란 것들은 기술에 대해선 아무런 이해도 없으면서 그냥 기술자들 닥달이나 하고 지는 혼자 골프나 치러 가는 그런 놈들이라구!" 라고 말이에요. 하지만 저는 달라요.(웃음) 저는 기술자들과 일심동체가 되는 경영자죠. 저는 발사체 개발 지휘에만 참여한 게 아닙니다. 실제 제작에도 참여했죠. 물리학, 화학, 항공역학, 입자물리학...예전 유럽에서 공부해 둔 게 도움이 되더군요.(웃음)
김정은:중요한 건, 단순히 경영자 뿐만이 아니라 지도자들도 새겨 들어야 하는 말인데요. 저에게는 하나의 철학이 있습니다. 우리 지도자들은 모든 인민들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거지요. 그들과 동등한 입장에 서서 같이 일을 해야한다는 겁니다. 인민들과 하나가 되어야 한다는 거지요. 2500만명의 인민들이 나와 하나가 된다고 생각해 보십시오. 물론 그들과 제가 동등한 위치에서 하나가 되는 건 아닙니다. 저는 그들보다 좀 더 높이 올라가서 하나가 되는 거죠. 그러니까, 인민 2500만명이 엎드리고 제가 그 위에서 그들과 하나가 된다고 가정하는 겁니다. 그게 바로 저의 경영 철학입니다.
#2
(광명성 3호가 설치된 거치대. 군악대의 요란한 퍼레이드가 이어지고 있다. 김정은과 리승규가 발사체 통제실 안으로 들어간다.)
김정은:이곳이 바로 발사체 통제실입니다! 원래는 일급 기밀이라서 절대로 외부인을 출입시키지 않습니다만, 남조선 동포들에게는 특별히 허락하는 바입니다.(웃음)
(김정은이 컴퓨터 장치 앞에 선다.)
김정은:이게 바로 컴퓨터입니다. 이 컴퓨터들은 발사체를 통제하죠. 그렇지 않소, 리승규 박사?
리승규:(기쁜듯이 고개를 끄덕이며)그렇습니다. 수령동지. 그 컴퓨터들은 지난주에 CPU가 전부 타버렸죠. 흥미로운 상황이 아닐 수 없습니다.
김정은:CPU가 타버렸다는군요. 이런! CPU는 컴퓨터의...마음...심장같은 존재죠. 심장이 타버릴 정도로 우리의 컴퓨터조차 열심히 노력하고 있다는 겁니다. 아, 그건 그렇고, 남조선 동무들이 들으면 깜짝 놀랄만한 소식이 있습니다.
(김정은이 어딘가에서 박스를 들고 온다.)
김정은:이게 뭔지 압니까? 이건 소프트웨어입니다. 미군이 극비리에 개발한 컴퓨터 소프트웨어죠. 소프트웨어는 컴퓨터에서 중요한 역할을 하는데...전문적인 용어는 설명해도 잘 모를테니 생략하도록 하죠. 어쨌든 이 소프트웨어는 엄청나게 복잡한 계산도 한 번에 해치울 수 있고, 순식간에 엄청난 규모의 보고서를 작성할 수도 있게 해주는 마법의 기계입니다. 누가 이런 소프트웨어를 줬냐구요? 그것도 미군이 극비리에 개발한 컴퓨터 소프트웨어를?
바로 마이크로소프트입니다! 하하! 제 천재적인 외교술은 미국이 아무리 함대를 앞세워 우리를 봉쇄한다 할지라도 언제나 솟아날 구멍을 만들어주죠. 저는 이미 마이크로소프트의 한 핵심 직원과 친분을 쌓아뒀죠. 그리고 그에게서 이 비장의 소프트웨어를 받았습니다. 코드명 윈도우 95라고도 불리는 소프트웨어죠. 개당 수십억 달러를 호가하는 군용 소프트웨어지만, 저는 그 반값으로 받아 왔죠. 아마 그쪽 사람들은 제가 무슨 말을 하는지도 모를 겁니다. 미국에서도 펜타곤 최고 수준의 장교들이 아니면 절대 알 수 없는 내용이죠.(웃음)
김정은:어쨌든 오늘은 발사에 앞서 마지막 점검을 하러 왔습니다. 무슨 점검인지 직접 말하겠소, 리승규 박사?
리승규:전기로 움직이는 킥모터에 전류를 주입하는 실험입니다. 인공웨성의 궤도를 설정하는데 가장 중요한 기술이라고 할 수 있습니다, 동무. 25kw까지 버틸 수 있는 케이블에 적정량의 전류를 흘려넣도록 전압을 컨트롤 하는게 가장 핵심적이죠.
김정은:아, 설명만 들어도 그 무궁무진한 미지의 첨단공학 세계에 대한 흥분감이 들끓어오르는군. 흐흐. 그래, 지금 전선에 흐르는 전류가 얼마인가?
리승규:정확히 57kw입니다, 동무.
김정은:리승규 동무. 내가 '숫자' 따위로 성공률을 측량화하는 자본주의적 발상을 얼마나 싫어하는지 알고 있을텐데. 중요한 건 '성공합니다' 와 '실패합니다' 일세. 둘중 하나로 대답하게.(웃음)
리승규:물론 이것은 완벽하게 성공을 보장합니다!
#2-2
김정은:10일이 되면 세계가 깜짝 놀랄 겁니다. 정말 깜짝 놀라겠죠. 서방 사람들은 저를 이렇게 생각할 겁니다. 아니, 북조선이라는 그 작은 나라의, 잘생겼지만 어딘가 유약해 보이는 구석이 있는 그 젊고 유망한 청년이 벌써 이런 일을 했단 말야? 그의 가녀린 감수성이 서린 외모에 그 누구도 넘볼 수 없는 강단이 숨겨져 있었구만! 이렇게 말이죠. 우리 북조선에 대한 항공우주 투자가 빗발을 칠 겁니다. 뭐, 남조선 동무들도 원한다면 저렴한 가격에 기술을 지원해 줄 수도 있겠죠.(웃음) 결국 우린 같은 민족 아닙니까!
#2-3
리승규:.....
리승규:이, 이 방송은...나 혼자만 찍고 있는 거 맞소? 다른 동무들이 듣고 있는 거 아닙네까? 아, 아니군요..
리승규:저는...(한숨을 쉰다)...중국에서 항공우주공학을 공부했습니다. 중국도 서방세계에 비하면 인프라가 대단한 건 아니지만...그래도 이 나라의 참담한 수준보다는 훨씬 나았죠. 10일...10일에 저와 제 연구원들은 다 죽을 겁니다...그래도 광명성 3호의 가장 쓸만한 부품만 몰래 가져다가 암시장에 내다 판 게 현명한 수였죠...적어도 우리 가족들을 풍족하게 먹여 살릴만한 돈은 될테니까요...멍..멍청한...저 돼지놈이 말도 안되는 검사법을 만들어 준 덕분에...부품 빼돌리는 게 쉬웠습니다...제 목숨을 빌어 가족을 행복하게 만들어 준 겁네다...저 정도면 훌륭한 아바이 아니겠습네까...?
(리승규가 울음을 참지 못하고 카메라로부터 고개를 돌린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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