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와일드 웨스트'(Wild West)란 참으로 강렬한 신화였다. 그것은 어떤 리얼리즘으로도 분석할 수 없었다. 오늘날에 이르기까지 일반적으로 알려진 '와일드 웨스트'에 관한 역사적으로 정확한 사실이란 다음과 같은 것뿐이다. 즉 그것이 아주 잠깐 동안 계속되었다는 것, 그리고 그 전성기는 남북전쟁과 1880년대의 채광 붐과 축산 붐 쇠퇴의 중간 시기에 해당한다는 것 두 가지이다.
'와일드 웨스트'의 미개성, 무법성이 인디언의 탓은 아니었다. 남서부의 맨 끝부분은 아마도 예외겠지만 그 밖의 곳에서 인디언들은 백인들과 함께 평화롭게 살아갈 용의가 충분히 있었다. 그러나 남서부의 오지에서는 아파치족(1871~1886년), (멕시코의) 야키족(1875~1926년)과 같은 부족이 백인으로부터 독립을 지키기 위하여 몇 세기에 걸친 싸움의 마지막 한판 승부를 벌이고 있었다.
서부가 미개, 무법했던 원인은 이와 같이 인디언의 탓이 아니라, 미국정부와 그 법률사이의 여러 제도 탓이었다. 아니, 그보다는 효과적인 제도가 없었던 탓이라고 해야 할 것이다-캐나다에는 '와일드 웨스트'란 존재하지도 않았으며, 또 골드러쉬(gold rush)마저도 그곳에서는 무질서하지 않았다. 수족(Sioux)은 미국에서 커스터(Custer) 장군과 싸워 이겼고 그 후 대량학살당했지만 캐나다에서는 조용하게 살고 있었으니 말이다.
무정부상태, 즉 아나키(혹은 좀더 중립적인 말을 사용하면, 무장된 개인의 자유를 추구하는 정열)는 사람들을 서부로 유인한 황금의 꿈, 그리고 그와 마찬가지로 자유의 꿈에 의하여 아마도 과장되었던 것 같다.(...)
이 모든 것을 참작하더라도 자유의 꿈을 이상화해서는 안 될 것이다. 자유의 꿈은 인디언이나 중국인(그들은 1870년에 아이다호의 인구 중 3분의 1을 차지했다)의 경우에는 해당되지 않았다.
에릭 홉스봄, 자본의 시대 中
딱히 여기다 올리려고 친 건 아니니까!
사실 진짜로 여기다 올리려고 친건 아니고 어디다 적던 중...ㅁㄴㅇ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