요즘 아청법이다 뭐다 해서 좀 민감한 추억이긴 한데
제가 고등학교 다닐때였죠. 저희 고등학교가 좀 수준이 높아서 학구열 넘치는 학생들이 자발적으로 만든 인터넷 클럽이 있었습니다. 마치 케임브릿지 클럽이나 옥스포드대학 신사들의 모임같은 거죠 ^^7
이 클럽은 첨단 네트워크 공유기술을 기반으로 하는데, 거대한 P2P 사이트에 한 개의 아이디를 만들어 수십 명의 클럽 회원들이 공유하는 것이었습니다. 클럽 운영비로 포인트를 충전했죠. 이 클럽의 묘미는 보다 저렴하게 복돌이짓을 할 수 있지만, 동시에 여러 명의 클럽회원들이 사용하기 때문에 누가 어떤 파일을 다운받는지 모른다는 거죠.
사유재산을 공유하여, 결정적으로 재화에 따른 계급차이가 없는 평등한 세상을 이룩했다는 점에서 저희는 혁명가라고 볼 수 있었습니다. 하지만 곧 비극이 벌어졌죠. 누군가가 어떤 한 주제의 동영상만을 다운받기 시작한 겁니다. 제목이 무척 평이해서 저희들은 아무 의심없이 그 동영상을 다시 받기 했는데...
동영상을 틀자 나온 건, 여러 명의 헐벗은 남자들이 강강수월래를 하며 모이더니 갑자기...
아 여기까지 하죠.
어쨌든 그런 불미스러운 주제의 동영상들만 다운 받는 사람이 누군지는 알 턱이 없었습니다. 수십 명이 넘는 클럽 회원들을 하나하나 조사할 수도 없는 노릇이고, 또 그런 식으로 범인을 밝혀내는 것 역시 친구된 도리가 아니라고 생각했죠. 그래서 지금도 그 사건은 우리의 아름다운 추억으로 남아 있습니다.
ps:근데 얼마전에 갑자기 기억이 나서 그 P2P 사이트 로그인 하려 했는데 막혀있더군여; 누군진 몰라도 비번 바꿔버리고 날랬나봄. 야레야레 인간이란w