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김강건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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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2-03-11 17:46:09 KST | 조회 | 423 |
제목 |
이 잔혹한 카바레
|
그들은 말하지
브로드웨이에는 모든 사람들의
마음에 깨진 조명이
하나씩 있다고.
그들은 말하지
인생은 게임이며 브로드웨이로
향하고 있다고.
마스크를 받고
코스튬을 받고
이야기의 줄거리를 받으면
그들은 당신에게
잔혹한 카바레를 즉흥적으로
공연하라고 두고 가 버리지.
더 이상 화려하지만은
않은 도시.
키티즈에는
손가락들이 있고
영장이 있고, 범죄기록부와
각서, 계단엔 군화가 있어...
흑백 톤의 섹1스, 죽음
그리고 인간의 추악함을
단돈 10센트면 구할 수 있고
전철도 제 시간에 오지만
결국 어디로도 가지 않아.
누워서, 혹은 무릎을 꿇고
자신들의 책임을 받아들이며
그대로 얼어붙어
도망치지 못하는
아가씨들이 있어...
울기를 거부하는
과부들은 가터벨트와
나비넥타이를 하고
이 잔혹한 카바레에서
발을 높이 올려 차도록
강요받는다네.
드디어 1998년의 쇼!
불타는 스테이지 위의 발레!
깨진 화면 위로
상영되는 다큐멘터리...
구겨진 종이에 휘갈겨 쓴
따분한 시!
장대 끝에 걸린 머리를 본
영혼이 정직한 경찰은
명령에 따라
불편한 마음으로 장미가지로
만든 바가지를 씌우네.
...그리고는
지문이나 핏자국을
찾으려 찢긴 시체를
바삐 뒤지면서
자기 무릎까지
채워진 쇠사슬을
무시하려 애쓰지
그 동안 그의 주인은
가까운 어둠 속에 숨어
단 한 번도 연인의
허벅지를 만진 적 없는,
그러나 한 나라의 목을
조른 적은 있는 손을
냉엄히 바라보며...
은밀한 자신의 꿈속에서
잔인한 기계의
포옹을 갈망하고 있어.
하지만 그의 연인은
보이는 모습과 다르고
편지를 남기지도 않아.
1998년의 마지막 쇼!
비극적 상황! 거대한 연속극!
희망 없는 서스펜스가
계속되는 드라마!
홍수로 잠긴 갤러리 안의
수채화.
밀어내려 해도
밀리지 않는 소녀, 그녀는
아버지의 사랑에 목말라 있어.
그녀는 장갑 낀 손이
그녀가 잡아야 하는 손일지도
모른다고 믿고 있어.
그녀는 집주인의
도덕성을 의심하지만
추운 바깥세상보다는
마음대로 하는 나라에서
지내는 게 더 편하다고 생각해.
배경막이 걷히고
세트가 무너지고
배우들은 연극에 잡아먹히고
마티네에 살인자가 있고
통로에는 시체들이 있어.
그리고 관객과 연기자들은
쇼가 끝난 건지 알지 못해
곁눈으로 신호를 기다리지...
하지만 얼어붙은
마스크는
그저 미소만 짓네.
1998년의 마지막 쇼!
아무도 부르지 않는
토치송! 소등령
코러스 라인! 神曲!
자기 줄에 목이 졸려
눈이 튀어나오려는 꼭두각시!
그곳엔 스릴의 공포와 여자들이
널려있고, 노래와 깜짝 쇼도 있네!
그곳엔 모두를 위한 무언가가
있으니 오늘 당장 자리를
예약하시라!
그곳엔 못된 장난과
바보같은 소리도
있지만
게이는 없어...
유대인도 없고...
흑인도 없지...
이 나쁜 녀석들의 카니발.
이 잔혹한 카바레!
브이 포 벤데타 "만화책" 에 나온 앨런 무어가 직접 작곡한 곡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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