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의정치의 쇠퇴가 이 땅에서만 벌어지고 있는 일은 아니다. 미국 역시 끝 모르는 정쟁에 국민 관심이 의회를 떠난 지 오래고, 프랑스 국민은 ‘최선’ 아닌 ‘차악(次惡)’ 논쟁을 벌이는 의회 지도자들에게 고개를 흔든다. 러시아에선 의원선거에 대한 불신이 ‘막강 푸틴’에 대한 공포마저 지워 가고 있다.
새로울 것도 없다. 대의민주주의의 종언은 이미 20~30년 전부터 예견돼 오던 것이다. 2020년대에는 국회의원이 멸종동물로 분류될 거라 점치는 미래학자들도 적잖다. 그럼, 대안이라도 있단 말인가. 그렇다. 당연히 직접민주주의의 화려한 부활이다.
대의민주주의는 사실 산업사회의 총아였다. 국민의 이름으로 기득권 부르주아 계층의 이익을 효과적으로 대변했다. 그래도 시간적·공간적 제약을 극복하는 데 그만한 것도 없었다. 하지만 정보사회는 다르다. 문제가 발생하자마자 순식간에 전국적 이슈가 되고 바로 집단행동이 가능하다. 대의민주주의는 고비용 저효율 구조일 뿐이다. 주인 뜻 거스르는 대리인들을 뭐 하러 비싼 돈 줘가며 고용한단 말인가. 여야 막론 관행이라던 ‘전대(錢大)’ 돈봉투는 결국 누구 주머니에서 나온 거란 말인가.
인터넷과 모바일로 무장한 ‘현명한 군중(smart mob)’은 이제 대리인들을 해고하고 직접 나서고자 한다. 과연 대중이 올바른 판단과 결정을 할 수 있을까. 직접민주주의를 상상한 건 아니겠지만 아이젠하워는 반세기 전에 이미 답을 하고 있다. “시민 대부분은 문제를 해결할 지식과 지혜를 갖고 있지 않다. 하지만 위기에 처했을 때 시민 다수가 내리는 결정이 대체로 정확하다는 전제에 입각한 것이 민주주의다. 설령 결정이 잘못되었더라도 대다수가 길을 바로잡는 방법은 남아 있다.”
국회의원이 없어질거라고 6년전쯤에 네이버에 글 싼적 있는데 ㅡ.ㅡ;
http://joongang.joinsmsn.com/article/aid/2012/01/10/6736743.html?cloc=olink%7Carticle%7Cdefault