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보로 빵은 그 묘한 향 때문인지 입에서 항상 침이 고이게 만든다. 아무래도 나는 그 달콤한 향을 살아가면서 항상 기억하고 있는 것 같다. 소보로 빵은 땅콩으로 바삭한 위에 과자(Cookie) 부분을 만든다. 그 향은 그러나 땅콩보다는 버터 향을 닮아 있으며 그 윗부분은 과자보다 부드럽고 빵보다 바삭하다. 식어 버린 소보로 빵은 향을 맡다보면 어느새 무뎌지기 마련이지만 갓 나온 소보로 빵에서는 그 향이 더욱 진하고 오래간다. 그 진한 버터 향은 빵 봉지를 들고 집에 도달 할 때까지 계속해서 흘러나와 코끝을 자극할 것이다. 기분이 좋아지는 것은 물론이며 그 빵 냄새에 의해서 쉽게 세상을 긍정적적으로 바라볼 수 있다.
빵이란 본래 굽거나 찌는 것이다. 그 두 가지를 동시에 실현하는 것은 매우 어려운 기술을 요한다고 들었다. 하지만 윗부분은 바삭하게 구워지고 그 속은 증기에 찌어 부드럽게 나온 소보로 빵은 매우 어려운 기술을 실현해내고 있다. 그러나 우리는 이 빵을 놀랍다고 생각하면서 먹은 적은 없다.
하나에 500원, 비싸면 600원 정도의 이 빵을 우리는 입안으로 밀어 넣을 때에는 약간은 까슬한 느낌에 이대로 베어 물지 살짝 망설이게 된다. 조심스럽게 한입 베어 물면 그 입천장을 살살 어르는 땅콩가루의 감촉에 입안은 벌써 침이 가득 고이게 된다. 음료가 없어도 상관없다. 빵 안은 그 속에 발효되어 부풀어 올랐던 기체가 뚫어 놓은 공기구멍에 의해 이미 벌집이 되어있으니 그 속으로 침 스며드는건 금방이다. 이렇게 살살 녹아내리는 소보로 빵이니 대충 씹다가 입안에 땅콩과 버터향이 가득 채워지면 부드럽게 목 너머로 넘겨버리면 된다.
소보로 빵을 먹는 취향은 매우 다향한데, 윗부분의 바삭한 과자 부분을 먼저 때어먹고 부드러운 빵을 우유와 함께 먹는다던가. 입에 베어 물고 빵을 먹기 위해 사온 진한 향 가득한 음료와 함께 입안에서 부드럽게 저어준다던가. 어떤 식으로도 소보로 빵을 먹을 수 있고 그 방법 또한 매우 다양하니 고민하게 된다. 나는 그중 가장 맛있게 먹을 수 있는 여러 방법을 만들어 놨다. 그렇지만 방법을 철저하게 외워뒀다가 먹는 것은 아니다. 그날 기분에 따라 나의 먹는 방법은 달라지고 그것은 머리가 기억하기보다는 내 혀가 원하는 먹는 경우가 많다.
나는 소보로 빵을 매우 좋아한다. 낯선 곳에서도 빵집을 찾아 들어가면 가장 쉽게 찾을 수 있는 빵이 소보로 빵이며 그 빵집에 가득 흘러나오는 향중에 가장 으뜸이 되는 것도 소보로 빵이다. 당신이 새로 생긴 빵집에 가서 그 빵집의 솜씨를 알아보려 한다며 나는 이 기본 중에 기본이라고 하는 소보로를 먹어보라 추천한다.
이 글을 땅콩 알레르기 때문에 소보로 빵을 먹지 못하는 나의 친구 K군에게 바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