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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1-02-24 22:34:37 KST | 조회 | 87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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폰 하니까 생각나는 스마트폰에 얽힌 저의 슬픈 이야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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벌써 1년이 넘은 이야기.
휴대폰을 산다는 마음에 들떠 아버지에 함께 휴대폰 매장이 갔드랬지요.
매장에 들어서자 마자 시력이 좋지않은 제가 부담스러워 눈길을 피할 정도로 환한 미소를 지으며 여기서 폰을
팔지 않으면 네놈을 돌려보내지 않겠다는, 분명 제가 들어오기 전까지 화장을 고치던 것이 확실하던, 양쪽
뺨만 이상스레 하얀 여직원의 의지를 느끼며 자리에 앉았드랬지요.
아버지는 인자한 웃음을 지으며 아무거나 고르라 하셨고 그게 당장 꽁짜폰을 고르라는 무언의 압력이라는 것을 아버지와 17년 동안 같이 살아왔던 저는 금방 알아챘지만 이때 저는 정신이 나갔는지 저 또한 인자한 미소로 되받아치며 뉴 초콜릿폰을 골랐고, 여직원은 당장 제 신발이라도 핥겠다는 기세로 "잘 선택하셨습니다, 고객님." 을 연발하며 유리 테이블에 꺼내놓았던 모든 폰을 10초도 안 되는 순간에 치워버렸고 결국 퇴로가 막힌 아버지는 인자한 미소를 거두지 않은채 주먹을 불끈쥐시고 분노의 1년 약정 결재를 응하셨습니다.
지금 돌이켜보면 휴대폰을 산 후 당시 1주일 동안 아버지의 심기가 좋지 않았던 것은 이 문제가 확실했던 거 같습니다.
아무튼, 풀 터치폰을 손에 넣은 저는 감격에 겨워 주위에 자랑질을 하고 다녔고 모든 친구들의 선망의 시선과
질투의 시선을 한 몸에 받았드랬지요. 친구들로부터 막대기냐, 리모콘이네, 둔기로 써도 되겠네 등등 갖은 질타를 받았지만 그게 모두 저를 질투하여 나온 발언임을 알고있던 저는 친구들의 어깨를 두번씩 두드려주며 대인배스럽게 흘려버렸지요.
하지만 언제까지나 지속될 꺼 같던 이 스토리도 여기서 끝을 맺게 되는데, 3일 후에 아이폰이 출시돼 버렸습니다.
3일만 더 참고 사면 될 껄 결국 인내심을 못 이기고 산 저는 최고의 스마트폰을 거머쥘 수 있는 영광을 길바닥에
날계란 내던지듯 제 손으로 날려버렸고 1년이 훨씬 지난 지금도 차마 휴대폰을 바꿔달라는 소리는 하지 못하고
있습니다.
그래서 저는 속으로 백만팔번뇌를 외치며 모으고 모았던 사비를 털어 아이팟 3세대를 손에 넣었죠.
어? 쓰고보니 별로 슬픈 이야기가 아니네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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