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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6-03-01 12:32:15 KST | 조회 | 1,258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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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 오늘 조조로 본거 제 인생 역대급 관크를 경험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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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모르는 분을 위해 : '관크'는 '병신 관객 크리티컬'의 줄임말입니다)
결론부터 말하자면 이래서 공휴일 조조는 안 된다
200명이 가득찬 영화관에서 보니 붐비는 느낌도 좋았고
웃으라고 만든 씬에서 다 함께 터지는 맛은 있었는데 그 대가로 너무나 많은 걸 희생해야 했음
우선 전 스크린에서 바로 앞앞인 B열에 앉았는데
제 앞줄엔 딸아이 둘을 데리고 온 어떤 아주머니가 앉으셨고
뒷줄엔 딱 초등학교 저학년 꼬마라고 부를 만한 남자 아이 두 명이 앉았고
좌우로는 커플 한 쌍에 아주머니 두 분이 와서 앉으셨음
가장 핵심 문제는 바로 앞에 앉아있던 여자아이들 중 한 아이였는데,
얘네는 딱 보니까 나이가 7, 8살도 아니고 한 네 다서 여섯 살 쯤 되어보이는 애들이었음
영화관을 처음 와 본 건지 스피커에서 조금만 큰 소리가 나기만 해도 칭얼거리고
'무서워...', '앙 싫어어엉', '으↗에↓에→엉↗', '나갈래'라고 투덜거리고 그랬음
이걸 영화 시작하기 몇 분 전인 광고 타임부터 계속 해대는 거임
이 때부터 조짐을 좀 느꼈는데, 아주머니가 딸 애들을 계속 다독여주기도 했고,
영화 자체는 재밌으니까 시작하면 좀 괜찮아지겠지 했음
내가 어리석었다
영화 시작한다고 관에 불이 다 꺼지니까 애가 반쯤 작게 흐느끼는 상태가 됨.
불 꺼지고 어두운게 무서웠나봄.
애가 무서워하는 건 이해함, 애니까.
근데 그 보호자로 오셨단 분은 애가 그러게 냅두고 해결을 안 함?
그 이후로 디즈니 로고 뜨고 미키마우스 지나가고 로고 뜨는 장면까지 애가 흐느낌을 그치질 않음
그래서 제 열을 포함한 뒤로 두 줄 정도까지가 막 불평을 중얼대고 '저게 뭐하는 거냐'라고 속삭이고 그랬음
들리라고 그런 건진 모르겠는데 제가 들었으니 아마 앞줄에도 들렸을 거임.
근데 난 중간에서 그런 불평 듣는 것도 고역이었다
아주머니는 꿋꿋하게 애를 토닥이기만 하고 별 움직임은 없었음.
그 여자애의 형제로 보이는 애는 자기 옆에서 동생이 울든말든 푹 빠져서 조용히 보더라. 그 집중력이 부러웠다.
초반부에 주인공이 못된 애랑 싸우다가 얼굴을 할큄 당하는 장면이 있는데, 그게 시작이었음
앞에 있던 애가 울랑말랑 한 상태였다가 여기서 울음이 빵 터져버린 거임.
그냥 앙앙 하는게 아니고 아주 자지러지게 울음
영화 사운드가 빵빵한 편인데 그걸 뚫고 앞쪽 라인의 모든 관객에게 다 들리게 울음
애가 그러니까 주변에 앉아있는 관객들도 작게 '어우 뭐야~'하는 정도는 했는데
뒤에 앉아있던 남자애 둘이 '아 시끄러워~ 중얼중얼' 하면서 또 소음을 만듬
날 죽여라
이 환상적인 소음의 하모니가 주인공이 기차를 타고 고향을 떠나는 장면까지 계속됨
다행히 OST가 나오는 기차씬에서는 조용했다
근데 조용하기만 했고 뒤에 앉은 남자애들이 신이 났는지 의자 등을 발로 뻥뻥 차대서 영화가 4D로 변했다
하지만 아직 시작하고 10분 밖에 안 된데다가 본인도 집중해서 보느라 참았읍니다
이후 좀 잠잠한가 싶었는데 그 아주머니가 아예 애를 껴안고 입을 틀어막고 있었음
그걸 보고 조금 기가 찼지만 어차피 남이니까 그냥 그러려니 하고 보는데
영화가 한창 진행되는 장면에서 멀리 있던 어떤 어린 아이가 화장실 간다고 울어서
거기 보호자 되는 분이 급히 데리고 나가는 소리가 들렸음.
근데 그러자마자 앞에 있던 애가 또 울음이 빵 터진 거임. 막 뭐라고 우는데 내용은 대충 '싫어 무서워 나갈래' 이거였음
그러나 그 아주머니는 황급히 애를 데리고 나가는 다른 분의 모습을 보고 느낀 점이 없는지 그냥 건성으로 애를 달래기만 함
애를 좀 온 정성을 기울여서 달래도 모자랄 판에 그렇게 그냥 보는 둥 마는 둥 하면 애가 그칠 리가 있나. 계속 울어재낌
그러고 있으니까 좀 뒤로 몇 줄 정도 되는 위치에서 애들이 또 울음이 터짐
좀 있으니까 뒤에서 남성 분들이 막 싸우는 소리가 들림
shi발이네 뭐네 ㅈㅗㅈ이네 뭐네 하는 육두문자가 마구 오고가고 3분 정도 싸우다가 한 쪽이 나가기로 한 것 같았음
그리고 그 때까지도 앞 줄의 애는 울음을 그치질 않았고 뒷자석의 초딩들은 계속 영화를 4D로 만들어줌
뒷좌석에 있는 애들은 그냥 뒤돌아서 가로저으면서 쳐다보기만 해도 조용해져서 크게 문제가 되진 않았는데
앞에 있는 애기가 너무 크게 울어재껴서 도저히 무시를 하고 관람이 불가능한 수준이 된 거임
그래서 (상영이 한 시간 정도 되었을 상황에) 정중하게 '아주머니, 지금 한 시간이 다 되도록 뭐하시는 건가요.
아이를 데리고 잠시 나갔다 오시던지 하세요'라고 뒤에 대고 말했음
못 들은 척을 함.
그래서 몇 초 정도 있다가 다시 한 번 그 분의 어깨를 두드리면서 뭐라고 하려고 하는데
이 사람이 갑자기 막 진저리를 치면서 손을 때리면서 치워내는 거임(뭐라고 말은 안 하고)
순간 너무 당황해서 좌우를 봤는데 우측에 앉아있던 커플 남녀도 그걸 봤는지 벙찐 표정으로 날 보고 있었음
좌측에 있던 아주머니들은 '어머 별꼴이다' 등으로 수군대고 있었고
그 상황에서 본인은 포기를 함
좀 있다보니까 누가 나가서 직원을 불렀는지
직원 두 명이 스크린 안 가리려고 포복 자세로 맨 앞줄 앞으로 걸어와서 그 아주머니한테 뭐라뭐라 말함
그러면서 뭔 실랑이가 있었는데 그 아주머니가 악을 쓰고 막 직원을 밀어내고 성질을 부리고 하는 거임
나는 도저히 이해가 안 되는 처사에 스크린은 못 보고 그것만 쳐다보고 있었음 제일 중요한 장면인데(아마 주변도 그랬을 것)
한 직원이 나가서 다른 직원을 두 명 더 데려오고 그 사람을 강제로 끌어내기로 했나 봄
그 과정에서 애는 또 자지러지게 관이 미어지도록 울어대고 있고 주변에서는 한숨 소리랑 한탄 소리만 들리고
문제는 이 아주머니와 아이들이 끌려나가는 과정에서 몸싸움 중에 뚜껑이 열린 사이다인지 뭔지를 흔들다가 놓쳤는데
그게 내 위로 떨어짐
아마 뒷좌석에 앉아있던 초딩들도 좀 맞았을 거임 내가 맞은 것만큼 직빵으로는 안 맞았겠지만
일어나서 털어낼 순 없으니까 잠깐 나가서 닦고 왔는데 그러는 동안에 영화가 거의 다 끝남
음… 그리고 근처 피시방에 와서 이 글을 쓰고 있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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