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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자 아이콘 MakaAlban
작성일 2019-05-15 22:39:42 KST 조회 1,07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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케빈 동이 디자인한 알라라크는 보고 싶네요

알라라크는 탈다림이라는 설정이나 게임 상에서 보여준 면모들 덕에 직접 참전해서 무슨 깡패짓을 해도 납득이 가지 않을까 싶다보니 영웅에게 강한 힘을 몰아주는 케빈 동 스타일로 디자인이 됐다면 재밌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이 듭니다.

 

디자이너로서의 역량이 얼마나 뛰어나냐 라는 얘기가 많지만 일단 데이비드 썸은 정통적인 RTS 개념을 최대한 지키려 했고 케빈 동은 좀 더 RTS의 형식을 띈 다른 장르를 만들고 싶어하는 성향 차이가 크지 않나 싶습니다.

 

영웅 비중이 높은 사령관 케리건도 단독으로 모든걸 해결하는 임계점이 지금보다는 빠르게 임박했었고, 노바나 피닉스도 단독으로 강한 유닛이긴 하지만 "결국엔 유닛의 하나"라는 느낌이 들었었죠. 데하카도 성장이 일정 수준 진행되기 까진 마음대로 날뛰기 어려운 점이 있구요.

 

반면 케빈 동은 스타크래프트2 라는 툴을 활용해 다른 장르의 게임을 시도하려는 느낌을 줍니다. 타이커스는 강력한 무법자들을 불러오는 슬롯이 다섯개 존재하지만 대규모로 몰려오는 아몬 세력에 각자 따로따로 싸울 수 있을 정도는 못되기에 실제로는 하나의 영웅에게 스킬을 붙여주고 스킬의 레벨을 올리는, LoL이나 DOTA 같은 게임을 연상 시키죠.

제라툴도 최소한의 건물, 최소한의 유닛 로스터, 선택적인 패널, 그리고 이 모든 시스템의 기저에 깔린 유물 시스템으로 액션이나 RPG 같은 느낌을 줍니다. 다만 유물이 3개 뿐이고 그 3개로 모든 업그레이드를 퉁친다는 지나치게 간략화 된 시스템과 밸런스 조정에는 실패하긴 했지만 컨셉 만큼은 참신하고 좋다 생각합니다.

 

이렇게 디자이너의 성향과 사령관의 설계 방향이 맞물리지 않은게 디자이너들의 실패 사례라고 생각합니다.

 

그리고 두 디자이너는 전형적인 미스를 하나씩 꾸준히 저지르고 있습니다.

 

먼저 데이비드 섬은 영웅, 제한된 정예 유닛 등에 지나치게 많은 페널티를 주는 편 입니다.

피닉스는 영웅과 용사들에게 비중을 주고 용사들이 대신 맞아주고 보복 프로토콜로 돌아와서 다시 싸워줄거야 라는 생각으로 설계되었지만 다대다 전쟁이 벌어지는 스타크래프트에서는 화력도, 유지력도, 경제성도 없는 고난의 사령관이 됐었죠. 한과 호너도 용병은 역할이 제한적이고 함대는 가성비가 지나치게 안좋아 결국 사신 스패밍만 하다 버프로 구제되기도 했습니다.

알라라크를 플레이하던 중에도 이런 설계 미스는 곧잘 눈에 띕니다. 알라라크가 모든 공격을 받아내며 광신자를 희생 시키고, 희생에 따른 부가효과를 누리며 더욱 날뛰는 영웅을 생각했겠지만 솔직히, 아주 솔직히 날 강화하라를 켜지 않은 알라라크는 별로 쎄보이지도 않고 뒤에 부채꼴로 펼쳐져 몬스터볼 던지다 희생 효과도 발휘 못하고 쓰러져 가는 광신자들은 굉장히 눈에 거슬려요. 차 산게 밟아도 잘 안나가는 느낌인데 운전석에 앉아서 여기저기 보고 있으면 단차가 눈에 띄는 그런 기분 나쁨이 있습니다.

 

케빈 동은 RTS와는 다른 이질적인 컨셉을 설정하는건 좋았지만 정말로 참신하려면 그 특성을 더욱 밀어줘야 하는데 그걸 못하고 단순한 스펙 강화로 얼버무립니다. 그리고 스펙 강화가 역으로 컨셉을 잡아먹어 단순한 OP 사령관이 되버렸죠.

타이커스는 좀 더 약해도 됩니다. 그 상태에서 화력이 모자라면 총잡이를 뽑아 공격 스킬을 붙여주고, 생존력이 모자라면 덩치를 뽑아 제압기를 늘리거나 의무관을 뽑아 힐을 주면 됩니다. 선택이 실패해서 죽으면 노바나 데하카처럼 자원 주고 좀 더 빠르게 부활 시키면 됩니다. 하지만 기본적으로 스펙이 높아 내 상황과 적의 상황을 비교해 무언가를 정해나가기보다 그냥 현존하는 가장 쎈 빌드를 택합니다. 시리우스 몰빵 같은거요.

제라툴도 마찬가지입니다. 맵 곳곳에 숨겨진 유물을 찾으라는데 달랑 3개입니다. R 누르자마자 인디아나 존스 테마곡이 들린다 치면 17초 쯤에 호른 나오는 파트 전에 찾을 정도로 쉬운 난이도의 유물 찾기가 달랑 3개입니다. 그래도 R 누르고 그거 따라 맵 어딘가로 가야하는게 제일 특징인 사령관이 게임 내내 그걸 3번만 합니다. 감염체가 특징인 스투코프가 게임 끝나고 통계 보면 감염체 수가 천 단위 찍혀있는 것과 지나치게 대조적입니다. 저는 유물을 더 조각낸 다음 그걸 모을 수록 강해졌으면 좋겠습니다. 유물 한 10개 정도 모아서 지금 수준의 강함이 나온다면 이렇게까지 말이 많지는 않았겠죠. 그리고 젤나가 화신 디자인 매우 촌스럽습니다.

 

이러니 저러니 손은 못대고 불만이나 토로해야 하는게 제일 큰 벽 같네요. 여튼 데이비드 섬은 초기부터 디자인 해온 좋은 구성의 사령관들이 여전히 존재한다는 점, 케빈 동은 그 와중에 만들어진 못난 사령관들에게 나름 구제를 실시했다는 점을 들어 그렇게까지 마구 까고 싶진 않습니다. 요즘 타이커스나 제라툴로 스피드런 하는 사람이 많이 줄기도 해서 제가 즐길 구석도 나름 생기기도 했구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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