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전에 개발자들이 버프한다고 한 사령관은 셋이 있었습니다. 피닉스, 한호너, 카락스죠. 카락스는 거신을 버프할 예정이라고 합니다. 뜬금없이 끼어 있어서 이해가 안된다는 시선도 있었는데, 카락스 거신을 버프할려는 이유를 한 번 알아봅시다. 장문의 글이니 읽기 귀찮으시다면 아래쪽의 3줄 요약을 봐주시면 되겠습니다.
1. 카락스가 거신을 쓸 상황은 많지 않습니다. 거신을 쓴다면 관문과 로공을 쓰는 지상 위주로 병력을 갖춘다는 의미인데, 거신을 주력으로 하는 지상 조합을 쓰기부터가 매우 어렵습니다. 여러가지 조건이 갖춰져야 하죠. 그 조건은
1. 공격 맵(코랄의 균열, 공허 분쇄 등)에서 적이 저그이면 안됨(살모사 있음)
2. 적이 저그인데 첫 번째 공세가 저글링이면 안됨(살변갈일 경우 살모사랑 갈귀에 업진살되고, 스카이 저그면 거신을 쓰기보다 우모 쓰는게 나음)
3. 적이 스카이 위주면 안됨(대공이 약해서)
별 것 아닌 조건 같지만, 엄청 까다로운 조건입니다. 생각보다 이 조건을 충족하는 상황이 잘 안나와요. 그래서 거신은 그 활용이 극도로 제한되어 있습니다. 설령 해당 조건이 갖춰진다 해도 솔직히 말하자면 우모 쓰는게 백 배 천 배 낫습니다. 그래서 일단 쓰기도 까다로워요.
2. 업그레이드가 비쌉니다. 사업이 150/150, 화염 장판이 200/200입니다. 더럽게 비싼데, 문제는 화염 장판 업글에 하자가 있다는 겁니다. 화염장판 업글을 하면 공격력 자체는 노업 기준 20X2으로 증가하지만(업글 전엔 15X2) 공속이 낮아집니다.(1.65→2.2) 그래서 노업 기준 DPS 자체는 18.1818이지만 업글을 하면 일반 거신보다 DPS가 낮아집니다. 화염 장판으로 어느정도 무마가 가능하긴 하지만 문제가 또 있습니다. 화염 장판은 중첩되지 않기 때문에 생각만큼 딜이 잘 나와주지 않습니다. 결국 업그레이드를 통해 얻는 이득이 200/200의 가격 값을 하는지는 의문이 듭니다. 그리고 거신을 쓰게 된다면, 업글을 거신만 해주지 않습니다. 파수병 업그레이드 100/100, 150/150에 불멸자 200/200, 공업 450/450 방업 450/450, 동력기 업글 150/150, 200/200까지해서 거신 업글까지 총합 2,050/2,050씩 자원이 들어갑니다. 참고로 아둔의 창 업글은 제외한 가격입니다.
3. 딜러로서 거신이 적합한가에 대한 문제도 솔직히 말하자면 있습니다. 거신은 설계부터가 저글링, 해병, 히드라리스크 같은 많은 물량의 경장갑 유닛을 처리하는데 특화되어 있습니다. 화염 장판 업그레이드도 이러한 유닛들을 더욱 효과적으로 상대하기 위한 업그레이드죠. 문제는 이 유닛들을 상대할만한 상황이 자주 나오냐는 겁니다. 저글링이 적 공세에 포함되는 경우는 두 가지입니다. 살변갈이나 스카이 저그. 문제는 거신은 이 두 조합을 상대할 수 없습니다. 갈귀와 살모사 앞에 거신은 업진살이 되어 살살 녹고, 스카이 저그는 당연히 공중 유닛이 많이 나오는 관계로 거신은 아무 짝도 쓸모 없습니다. 해병의 경우도 마찬가지입니다. 적 공세에 해병이 자주 나오는 경우는 바이오닉, 스카이인데 바이오닉은 그렇다쳐도 문제는 스카이입니다. 설명할 필요도 없어 보이네요. 남은건 히드라리스크인데... 히드라리스크는 공세에 나오는 경우가 지상 조합일 때만 이니까 뭐 상대할 순 있지만, 히드라보다 바퀴나 울트라 같은 중장갑 탱커는 어떻게 하죠? 바퀴야 피통이 그렇게 많은 유닛은 아니지만, 울트라는 생각보다 거신만으로 상대하기 버거운 유닛입니다. 울트라를 잡긴 잡지만 신속하게 잡아낼 수 없어요. 결국 본래 역할을 제대로 수행하지 못합니다.
그렇다면 다른 지상 위주 조합을 눈여겨 봅시다. 테란부터 봅시다. 바이오닉은 그나마 거신이 밥값하겠군요. 그런데 메카닉은? 경장갑이래봤자 화염기갑병 뿐이네? 공성 전차, 토르, 골리앗을 거신이 상대할 수 있을까요? 못하진 않겠죠. 다만 다른 사령관의 지상조합보다 더 많은 손실을 발생시킬겁니다. 바퀴 저그는 전술했으니 생략하고, 프로토스의 경우는 기사단 플토는 그래도 그럭저럭 상대해냅니다. 로공도 뭐... 어떻게 비벼볼 순 있겠네요. 문제는 거신은 이 적들을 효율적으로 상대할 수 없다는 겁니다. 메카닉 유닛, 바퀴와 울트라, 로공 유닛은 카락스가 불멸자나 우모로 상대해야 합니다. 문제가 여기서 나옵니다. 거신 중심의 조합에 불멸자를 많이 섞을 수가 없어요. 로공은 거신 뽑느라 계속 돌아가야 하고, 거신 탱하느라 파수병 뽑고, 딜량 늘릴려고 동력기 뽑고, 3/3 업 돌려주면, 불멸자는 언제 뽑습니까? 애초에, 거신 뽑느라 바쁜데 불멸자를 뽑는건 불멸자를 대중장갑 딜러로서 뽑는게 아니라, 그림자포를 이용한 대공 유닛으로서 뽑기 때문입니다. 거신 로공에 있어 대중장갑은 사실 부가효과에 가까워요. 이미 딜러를 뽑느라 로공을 돌리고 있는 이상 다른 중장갑 딜러을 위해 뽑을 수가 없어요. 그렇다고 불멸자를 많이 뽑았다간 거신을 뽑을 틈도 없어지고 무엇보다도 더 이상 거신 중심의 조합이 아니게 됩니다. 한 마디로 거신이 가지는 이점이 거의 없어요. 대공을 불멸자가 맡는 이유는 에너지의 수요가 많아서 대공에 에너지를 투자하기 어렵기 때문입니다. 아둔의 창 업그레이드를 해주기엔 가뜩이나 비싼 업글 비용에 아둔의 창 업글까지 해주기엔 돈이 모자라요. 해줘봤자 200/200 짜리 초당 에너지 회복 업글이랑 150/150 짜리 재구축 광선 업글이 최대입니다. 더 이상 업그레이드하기엔 너무 돈이 모자랄겁니다.
중추가 되는 거신이 이 모양이니, 거신 위주의 조합이 힘든 겁니다. 당장 거신 위주의 조합이 봤을 땐 튼튼해보여도 유지력이 약해요. 적들이 순순히 녹아주질 않거든요. 심할 땐 교전 한 방에 인구수가 60 이상 날아가기도 합니다. 광물이야 남으니까 파수병을 엄청나게 뽑으면 되지 않냐고요? 이 수치는 바로 그렇게 했을 때 나온 겁니다. 또 파수병이 너무 많으면, 주력 딜러인 거신과 대중장갑과 대공을 겸하는 불멸자가 부족해져요. 막말로, 카락스가 패널 위주 사령관이 아니였다면 로공토스는 진작 사장되었을 겁니다. 괜히 갑자기 거신을 버프한다는게 아니에요. 거신 버프는 필요합니다.
요약
1. 범용성 구림
2. 업글 비싸고 하자 있음
3. 거신 자체가 협동전의 딜러로 부적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