재미로 쓰는 협동전 사령관 평가

 밑에 재미로 보는 협동전 사령관 평가가 있길래 내 주관적인 평가는 어떤지 생각하다보니 글로 쓰다보면 (보는 님들 말고 쓰는 내가) 더 재미있을 거 같아 적어봄.

 

 캠페인과 협동전 말고는 돌리지도 않는 심약한 사람이라 리그도 못 받았지만, 협동전은 컴까기하면서 '나도 왠지 스타 잘하는 거 같아'하는 기분을 느끼게 해줘서 재미있는 듯. 아어 돌리다보면 나보다 못하는 사람(주로 한자아이디)도 가끔 보는 걸 생각하면 이런 생각 하는 사람이 많은 거 같은데 스2 대중화 차원에서 블리자드도 협동전 추가 업데이트에 신경을 좀 써줬으면 좋겠음.

 

 

 부대지정은 생산건물(+여왕, 궤도사령부)만 하고 병력은 F2로 굴리고 왠만하면 마법 유닛도 안쓰고 가끔 캐리건 RPG에 심취해서 테크도 안올리다 동맹버스 강제탑승하는 똥컨에 최적화나 타임어택도 큰 관심없는 사람임을 감안해 주시길 바람.

 

 일단 사령관의 능력을 6개 지표로 나눈다면,

1. 활성화속도 : 초반에 일꾼 뽑고 확장 짓고 광물가스 붙이고 생산건물과 필수 업그레이드를 마치고 첫 진출병력(파편/균열이라면 두번째 파편/분쇄자 깨는 타이밍?)을 뽑기까지 얼마나 빠른가

2. 초반안정성 : AI의 첫 두번 공세를 '동맹의 도움 없이' 손해없이 막을 수 있는가

3. 화력 및 생존성 : 주 병력의 화력이 적의 방어선을 뚫거나 공세를 막아내는 걸 얼마나 빠르고 손해없이 해낼 수 있나

4. 기동성 : 주 병력이 맵의 병력 소요지점 사이를 얼마나 빠르게 오갈 수 있는가

5. 충원 : 소모되는 주 병력에 얼마나 빠르게 충원병력을 투입할 수 있는가

6. 방어력 및 임기응변 : 디펜스 미션에서는 핵심적인 능력이고, 오펜스 미션에서는 크게 중요하지 않지만 병력 기동성을 보조할 수 있음. 특히 핵공격.

(번외, 디텍팅)

 

1. 레이너

가스 요구량도 낮고, 요구 테크도 낮고, 보급고 즉시 소환에 지게로봇 때문에 활성화속도가 매우 빠름. 자가라와 함께 투탑인듯.

초반안정성도 나쁘지 않음. 첫 공세에 밴시가 준비 될 때도 있고 안될 때도 있어서 애매하지만 회수 가능한 벙커도 있고 병력이 워낙 빨리 나와서... 화력은 좋긴 한데, 사실 보라준 카락스 제외하면 주 병력의 화력은 고만고만한거 같음. 고만고만한 사이에서도 중간정도? 충원도 아르타니스만큼은 아니지만 좋은편. 사실 한번 싸울때마다 화력 손실이 심해서 충원이라도 좋아야 함. 디텍팅은 원탑.

반면 기동성은 매우 안좋음. 급하면 스팀팩 빨아도 되지만 메딕이 못 따라옴. 바이킹 밴시는 마이너한 조합이고...

방어력이 좋은 편은 아닌데, 방어미션이면 아예 시체매 테크로 가도 돼서 문제되지 않음. 난 히페리온이나 밴시 소환을 까먹을 때가 많아서 위험한 상황이 있어도 하나는 소환가능할 상태일 때가 많아 임기응변도 완전 나쁜편은 아니라고 생각함.

대부분의 항목에서 합격점 이상이고 초반 활성화와 병력 충원면에서는 매우 뛰어나다고 생각하지만, 기동력이 안좋고 병력 생존성이 낮아서 몇몇 임무에서는 아군이 노사람일때 좀 피곤해짐.

 

2. 캐리건

병력 모이는 속도가 느려서 그런가 자체 화력은 왠지 모르게 낮은 거 같은데, 그래도 캐리건 덕분에 다른 사령관과 크게 차이가 없음. 위협적인 유닛들을 캐리건으로 끊어주면 저글링만 소모하는 선에서 병력 소모도 줄일 수 있고. 땅굴망 때문에 충원도 좋고, 기동성은 보라준과 함께 투탑. 땅꿀망 잘 쓰고 부지런하다는 전제 하에 임기응변이나 방어력도 합격.

반면 초반 안정성은 최악이 아닌가 싶기도. 첫 러시를 캐리건 없이 막아야 하는데 여왕 하나로 막는 건 말도 안되고, 결국 병력을 뽑든 촉수를 짓든 피같은 애벌레를 써야 함. 활성화속도도 느린게 일꾼 뽑는 것도 한땀한땀 정성들여 해야 하는데 업그레이드도 많아 네거티브 시너지. 동화가 유일한 희망. 디텍팅은 안좋은 편이긴 한데, 그나마 감시군주는 적당한 곳에 고정해 놓을 수 있어서 예언자보다 낫다는 게 다행. 컨 잘하면 아무래도 상관없는 문제긴 하지만. 

결국 초반이 너무 힘듬. 동맹이 초반만 잘 해주면 혼자서 미션 깰 수 있는 사령관인 함. 그래도 땅굴망 타고 다니는게 너무 피곤하다. 동맹이 타임어택에 미쳐있으면 손만 빨다 버스타기도 하고.

 

3. 아르타니스

활성화 속도는 느리지만, 그래도 시증이랑 15렙 패시브 때문에 보통은 되는 거 같음. 아이어광전사 버프 이후에는 초반 안정성도 보통 정도인거 같고. 어차피 확장 지을려면 광전사는 뽑아야 하고, 폭격도 있고. 주병력의 화력도 좋은데, 돌입 직전에 진형 짜는게 너무 귀찮다. 동력장 덕분에 광전사 즉시 소환이 가능해서 주병력이 줄지 않음. 충원 원탑. 디텍팅이나 임기응변도 뛰어남. 동력장 남발만 안하면 됨.

기동성은 레이너랑 같이 투바텀. 방어력도 낮아서 태양포격 없는 타이밍에 병력 없는 곳에 적이 치고 들어오면 난감함. 그렇다고 주병력을 인구수 180 정도로 유지하면 방어선 뚫을 때 병력 소모가 체감되던데...

좋은 사령관이지만 병력이 이리저리 움직여야 하는 맵에서는 몹시 피곤함. 혼자서 미션 씹어먹기에는 약점이 좀 큼.

 

4. 스완

회수가능한 포탑도 있고 낙하기도 있어서 초반 안정성은 높은 편. 그런데 활성화 속도가 너무 느리다... 가스 채취기가 좋긴 하지만 스완 입장에서는 원래 그거 생각해서 가스 쓰는 거고, 사실 자기 보다는 동맹이 좋은 거임. 오히려 극초반 광물 배분하기가 까다로워짐.

그래도 화력도 좋고 군수공장 유닛들도 튼튼하고 헤라클레스를 다수 뽑아야 해서 기동성이 캐리건이나 보라준과 비교할 정도는 아니지만 필요한 만큼의 기동성은 차고 넘침. 여차하면 방어타워 깔아서 기동력이 불필요한 상황을 만들 수도 있고. 천공기 덕분에 임기응변도 좋음. 디텍팅이 까다롭긴 한데, 그렇다고 과학선 안뽑을 것도 아니고, 수리하느라 바쁜 과학선이 앞으로 튀어나가지도 않을거고.

보라준을 논외로 하면 특별한 약점 없는 가장 좋은 사령관이라고 생각. 그래도 너무 활성화가 느려서 재미가 없다...

 

5. 자가라

공짜맹독 덕에 초반 안정성 좋음. 활성화 속도 매우 빠름.

특별한 병력 이동 수단은 없지만 점막도 있고 유닛도 워낙 생산과 이속이 빨라서 기동성이나 충원, 임기응변이 중간은 감. 소모성이라 그렇지 화력도 좋고. 특별히 방어력에 도움 될 건 없지만 일꾼이 싸서 광물 남을 때 작정하고 촉수 도배해도 되긴 함.

문제는 최대인구수도 낮고 죄다 소모성 유닛이라 전투 한번하고나면 인구수가 반토막 난다는 점. 특정 맵에서는 병력 공백 타이밍이 좀 크게 느껴질 수 있음. 군단충-맹독충-갈귀 비율을 적정하게 맞추는 것도 좀 힘들고. 특히 공허출격맵에서 병력 구성이나 들이박는 타이밍을 잘못 정하면 지상도 못 막고 공중도 못막는 경우가 있어 어려움. 이런거 해결하라고 자가라 스킬이 있는거긴 한데...

밑에 더 높은 난이도에서 자가라가 도태될 수 있다는 글이 있던데, 동의함. 병력 공백 타이밍을 제외하면 약점이 없는데다 시원시원한 맛까지 있어 제일 좋아하는 사령관이지만 혼자 미션 진행해야 할 상황에서는 그 하나의 약점에 충분히 발목 잡힐 수 있다고 봄.

 

6. 보라준

가스 채취를 일찍 시작하는데다 일꾼 12기 뽑을 시간도 절약. 주력인 암기 뽑기까지의 시간 때문에 활성화 속도가 최고라고 하기는 어렵지만 그래도 레이너-자가라 투탑 바로 아래인듯. 첫 공세는 그림자파수대로 슥삭, 두번째 공세는 첫 암기로 슥삭. 안정적. 암흑수정탑때문에 기동력도 캐리건과 함께 원탑. 높은 기동력 때문에 별도의 방어력 필요 없음. 그림자파수대, 블랙홀, 시간정지로 임기응변도 좋음. 나머지 사령관들은 서로간에 화력차이가 크다고 느끼기 어렵지만 보라준은 독보적. 적이 닿으면 사라짐. 심지어 소모도 안됨. 소모가 안되니 충원의 필요성도 없음.

유일한 단점이라면 디텍팅이 가장 안좋다는 점. 사실 예언자를 미리 뽑아 놓을 준비성과 교전에서 예언자 적당히 빼주는 걸로 그 문제도 해결됨. 아예 문제가 아니라고 생각할 사람도 있을 듯.

독보적 원탑. 약점 없음.

 

7. 카락스

화력은 독보적 최약체. 유닛 개개는 약하지 않지만 유닛 수가 너무 부족. 업그레이드도 많고 1.5배 패널티도 있고. 동력기가 공속을 올려주지만 그걸 받는 놈들이 광전사라... 다행히 생존성은 좋음. 저그만 아니면 교화로 화력을 보충할 수도 있고. 기동성이 낮은 것도 흠.

대신 초반 안정성 원탑. 정 불안하면 수정탑 하나 지어둬도 됨. 시증+패시브+시간파도 때문에 활성화도 느리지 않음. 방어력도 스완 아니면 못 따라옴. 임기응변도 원탑. 디텍팅도 관측선이라 나쁘지 않음. 

여러모로 장점이 많은 사령관. 동맹군의 약점을 보완해주는데 탁월. 초반이 불안정하면 궤도타격으로 보호, 활성화가 느리면 시간파도로 가속화, 기동력이 부실하면 방어타워 도배로 기동력이 필요 없게 만들어줄 수 있고, 병력 생존성이 낮은 사령관이라면 아둔의창으로 위협적인 적을 끊어주고, 병력 공백이 있으면 방어선 만들고 생존성 높은 유닛으로 버텨주고 시간파도로 재생산 돕고, 동력기로 화력 버프에 관측선 지원까지.

그래도 병력의 화력이 낮다(정확히는 수가 적다)는 점은 심각한 문제. 다른 사령관은 고만고만하다고 표현하긴 했지만 실제로는 강력한 화력을 갖고 있음. 때문에 동맹군이 약점을 어느정도 보완해주기만 하면 캐리가 가능하고(보라준은 심지어 그것도 필요없고) 그렇지 않아도 1인분은 가능하지만 카락스는 가장 핵심적인 '주병력의 화력'이 부재. 아둔의창 화력이 상당하는 점은 다행. 돌겜으로 비유하면 하수인 부실한 주문법사? 어차피 상대가 여관주인이라 아주어려움에서 노사람 데리고 캐리하는 사람이 있다지만, 적어도 나는 못함;;

 

 

 개인적으로는 카락스를 버프하거나 보라준을 너프하거나 둘 중 하나는 블리자드가 꼭 해줬으면 함. 아래에 글들 읽어보면 보라준은 협동전 초보가 아주어려움을 클리어하기 위해 필요하다, 카락스도 잘 쓰면 충분히 좋은 사령관이다라는 말이 있는데, 둘다 동의함. 하지만 둘다 '동시에' 동의하지는 않음. 지금의 보라준은 승리를 위해 동맹군의 도움을 필요로 하지 않는 사령관이고, 카락스는 승리를 위해 동맹군과의 협동을 남들보다 훨씬 더 필요로 하는 사령관임.

 협동전의 본질이 협동이라면 보라준은 응당 너프되어야 할 것이고, 협동전의 본질이 컴까기라면 카락스는 반드시 버프되어야 한다고 생각합.

좋은 글이고, 전반적으로 구구절절맞는말이고 협동전의 본질을 잘 알고계신것같음.

그런데 개인적으로 약간 반박을 해보자면,

보라준의 디텍팅 능력은 상위권에 든다고 생각함. 일단 예언자 속도가 가장 빠름. 체감으론 뮤탈리스크 이상.
속업 관측선, 감시군주보다 빠르므로 속도 측면에서는 원탑인데다가 순수하게 디텍팅목적으로 쓴다면 느려터진 과학선은 그냥 아득하게 뛰어넘고, 감시모드에 영구은폐가 있는 관측선과는 일장일단이 있을뿐.

여러모로 따져봤을때, 즉각 디텍팅이 가능한 레이너, 알타가 디텍팅능력이 최상급이라면 보라준은 상급은 되지 않을까 싶음. 케리건 자가라가 중급, 카락스가 하급, 스완이 최하급.

거기다가 보라준 자체가 디텍팅을 별로 필요로 하지 않는다는것도 +@ 가 됨.
커닥을 갔을 경우에는 그냥 적 디텍터를 빠르게 녹이거나 정지, 기절시키면 암기는 맞을 일이 없으니...


'보라준은 협동전 초보가 아주어려움을 클리어하기 위해 필요하다는 것'도 전혀 공감이 안됨. 난이도 구분을 왜 하는지를 생각해보면 초보가 최고난이도를 무조건 클리어해야만 할 정당성이 전혀 없음. 아주어려움 150판 업적을 없애달라고 하는게 이치에 맞음.

해당 글에 댓글을 길게 달아놨으니 여기엔 쓰지 않겠음.

캐리건은 정말 공감하네요, 많은 사람들이 캐리건을 안좋은 사령관으로 평가하는 이유는 손이 많이가기 때문일 겁니다. 캐리건 컨트롤은 기본 애벌래 펌핑과, 악성점망, 자원활성화및 업그레이드, 병력컨트롤까지 함께해야하기때문일 거에요. 저는 apm300정도로 손이 빠른편이라 캐리건이 제일 손에 맞더군요. 어차피 초중반에야 캐리건의 압도적인 기술과 엄청난 체력 마력회복속도 무쌍을 찍을수 있는데 사실 기동력 부분도 해결이 되는게 캐리건 유닛이야 악성점막이 여기저기깔리기 전까진 느린편이지만 캐리건으로 폴짝폴짝 몇번뛰어주면 캐리건 기동력자체도 괜찮은편이죠.

ㄴㄴ 예언자는 빠른게 문제인데요.... 너무 빨라서 조금만 방심해도 지혼자 튀어나가서 두들겨 맞고 죽는게 문제죠.......

예언자 안쓰는 이유는 그냥 다들 f2에 길들여져서

어택땅 찍다 다 날려먹기 때문임

저도 예언자 F2로 컨하기 귀찮아서 잘 안쓰긴하는데, 전략시뮬게임에서 빠르다는게 유닛 성능적으로 단점이 될 수는 없음. 그저 귀찮을 뿐이지.

잘하는 사람일수록 이속이 빠른유닛이 훨씬 큰 가치를 지닌다고 봄. 따라서 보라준 탐지능력이 절대 타 사령관보다 부족하다고 볼 수는 없음.