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존재의이유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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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0-11-26 16:33:39 KST | 조회 | 1,381 |
제목 |
베타포스님, 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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저는 시티디펜스 초기부터 현재에 이르기까지 베포님의 게임을 별 말없이 즐겨온 수만의 유져중 한명이고 몇가지 의견을 카페에 올려보았던 수천의 카페원중 한사람일뿐인 사람입니다. 스타2 오픈베타중에 우연히 시티디펜스를 접하게 되었었고 서른이 넘은 나이에도 불구하고 그 놀랄만한 매력에 빠져 베타테스트가 끝나자마자 오로지 시티디펜스를 플레이하기위해 계정을 등록했었고 바쁜 사회생활 중에도 짬날때마다 조금씩 꾸준히 플레이 했었으며 회원수 수천의 카페가 하루아침에 사라졌다 다시 생기는 그야말로 놀라운 사건을 직접 체헙해보기도 했습니다.
단지 제 자신도 과거 20대때 어떤 게임의 프리샤드를 직접 운영했었던 적이 있기에 다른 사람들에 비해 상당부분 베포님의 심정을 이해할 수 있었다는 것만이 다를뿐 그냥 이름없는 유져였지요. 유져수는 시티디펜스를 즐기는 분들에 비해 훨씬 적었지만 초기비용(기자재)을 제외하고도 월 유지비만 30여만원이 소요되는 서버운용을 개인사정으로 접게되어 믿을만한 유져에게 넘기기까지 약 5년간 유지했었습니다. 그 5년간 금전적,육체적,정신적으로 엄청난 투자를 했었고 그 결과로 남겨진 것은 내 입장을 이해해주지 않았던 또는 무관심했던 유져들에게서 받은 상처, 더이상 내손으로 하나의 자그마한 세계를 운영할수 없다는 서운함 이었습니다.
아시다시피 대다수의 유져들은 참 이기적이며 개인적입니다. 자신의 입맛에 맞지 않으면 입에 넣자마자 씹어보지도 않고, 삼켜보지도 않고 불평하며 뱉어버립니다. 반대로 자신의 입맛에 맞으면 남의 입맛에 맞거나 말거나 상관없이 남들이 냄새가 이상한 것 같다고 하는 말조차도 듣기 싫어합니다. 심지어 자신의 이해관계에 반하면 무관심한 유져가 대다수를 차지합니다. 운영자의 입장에서 그들의 중간에 서서 판단을 내리기란 정말로 어려웠습니다. 저도 인간이기에 초기에는 발끈하며 싸워댔던 콩알만한 뇌를 가진 개념없는 소수의 투정꾼들의 쌍욕은 시간이 갈수록 같잖다는, 심지어 귀엽다는 웃음만이 나왔었고 운영자로써의 중간자적 입장으로 인해 받는 스트레스를 수많은 소주병을 비워대며,수많은 담배갑을 구겨가며 풀었었습니다.
그러면서 제가 인생에 대해,인간관계에 대해 배운것이 한발 물러서기,즉 "여유를 갖자" 였었고 과거 처음 맵을 내렸던 사건 이후 베포님에게 가장 하고 싶었던 말이 '한발 물러서보는건 어떨까요' 였습니다. 시티디펜스라는 하나의 세계에 대해 하루가 다르게 패치를 하고 카페는 물론, 여기저기에 올라오는 수많은 글들을 일일이 모니터링하며 신경쓰고 스트레스를 받기보다는 한발 물러서서 운영자 스스로도 심사숙고 할수 있는 여유와 인내심을 갖고 유져들에게는 약간의 시간을 갖게하며 해법을 찾게 만드는 것 또한 유져들에게 줄수있는 하나의 선물일 수 있었다는 것입니다. (그렇다고 지나치게 방관만 했었야 했다는 것은 물론 아니지만...) 우리 모두가 알고 전세계가 알고 있듯이 대한민국의 게이머들은 전세계에 적용되는 패치를 이끌어 낼수 있을 정도의 뛰어난 적응력과 응용력을 갖고 있습니다(심지어 악용에 이르기까지). 시티디펜스에 대한 베포님의 애정과 열정에 동반된 약간의 조급함이 베포님을 점점 벼랑으로 몰아갔고 그들의 능력을 너무 작게만 보게 만들고 지나치게 '징징거리게' 만든 것은 아닐지 한번쯤 생각해 볼 필요도 있다는 것이고 그것이 작금에 이르기까지 많은 사건들의 발단이 되었던 것은 아니었을까 개인적으로 생각합니다.
당신의 능력은 대단합니다. 어제 맵이 내려진 것을 보고 이곳 저곳 기웃거리다 네이버에 검색을 해보니 어떤 프로게이머의 인터넷 뉴스 인터뷰에 까지 거론될 정도이며 인터뷰의 말미에 단 2~3줄 언급된 것이 머릿글을 장식할 정도의 영향력을 보여줍니다. 동시 게임수가 수천에 이르며 동접률이 만명을 훌쩍 넘겨버리는 게임의 운영자입니다. 무언의 이용자가 수만에 이르는 게임세상의 창조자입니다.
그럼 묻겠습니다. 베포님의 자세는 그 위치에 맞는 자세였습니까? 그 위치에 맞는 자세가 어떤 것일지에 대해 '심사숙고' 해보셨습니까? 섣불리 맵을 내렸다 올리는 것을 반복하기 전에 충분한 시간을 두고 그 위치에 대해 생각해 볼 여유는 있으셨나요?
서버 셧다운 버튼에 수백번 손을 가져가며 망설였었던 제 경험과 생각에 따르면 없었을 겁니다. 인간은 사회적 환경에 적응하는 동물이란 것은 고명한 많은 사회학자들,심리학자들이 이미 증명한 '명제'에 가까운 이론이지만 그 적응에는 시간이 필요하다는 것 또한 함께 발견된 주요 요소입니다. 3개월여의 극히 짧은 시간에 현재의 위치에 왔다는 것 자체도 체감하지 못했을 것이고 그 위치에 적응할 시간조차 없었을 것이기에 이같은, 유저들로써는 실망할 수 밖에 없는 행동을 했으리라 생각합니다. 아래 글에 베포님에게는 제작자로써의 자질이 없는것 같다고 자평하셨지만 이만한 결과물의 출발점을 만들어내어 이만한 반응과 결과를 이끌어냈다는 것만으로도 당신에게 제작자로써의 자질은 넘치리만큼 충분합니다. 다만 그에 필수적으로 수반되어야하는 느긋함과 인내심이, 즉 '여유'가 부족했던 것이겠지요.
그렇기에 당신에게 감히 한마디 충고해 보겠습니다.
"어떠한 상황에서든 여유와 인내심을 가지려고 노력해보세요."
이는 단지 시티디펜스의 제작,운영자에 대한 충고가 아니라 얼굴은 알지 못하지만 한 사람으로써의 당신에 대한 충고이고 제 경험에 따르면 사회생활은 물론 삶의 질을 결정지을 수도 있는 중요한 요소이기에 주제넘다는 것을 알지만 한마디 해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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시티디펜스라는 게임의 한사람의 유져로써,약간의 피드백만을 제공했던 소극적 참가자로써의 제가 봤을때 일련의 사건들은 많은 사람들에게 지나치게 확대해석되고 있는 것 같습니다. 맵에 대한 저작권에서부터, 피드백등의 정보를 제공했던 참가자로써의 권리, 유져들의 애정에 대한 배신은 물론, 심지어 베포님에 대한 인성까지도 거론되고 있습니다. 개인적인 생각으론 단지 유져들도 당신에게 여유를 주지않았고, 당신도 심사숙고할 여유와 인내심이 없었을 뿐인데...
다만 간과해선 안될 것은 이 모든 것들이 당신이 제작하고 운영했던 단 하나의 맵에 대한 관심의 표현이라는 것입니다. 관심이 없다면 수많은 질타 또는 성원의 글들이 올라오지 않았을 것이기에 그에 대한 책임감과 자부심을 이 기회를 통해 더 크게 느끼셨으리라 생각합니다.
P.S
맵을 다시걸고 맵의 운영을 타인에게 양도하시기로 결정하셨습니다. 다만 우려되는 것은 이 결정이 등떠밀려서, 또는 현재 처한 입장의 난처함에서 온 것은 아닐지 하는 것입니다. 베포님이 생각하기에 현재까지에 만족하거나 또는 더이상의 애정 또는 미련이 없다면 그렇게 하는 것이 옳을 것입니다. 하지만 만약 그것이 아니라면 주변 눈치볼 것없이 하고 싶은대로 하시길 바랍니다. 다시 맵운영을 재개한다 한들 앞서와 같이 본인이 인정한 잘못을 다시 저지르지 않는 이상 그 누구도 그 결정에 대해 감놔라 배놔라 할 자격은 없습니다. 여유와 인내심을 갖고 심사숙고해서 결정을 내려도 늦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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