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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7-02-04 09:40:41 KST | 조회 | 1,355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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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작기사]어둠속에서 누구보다 밝게 빛났던 장욱의 암흑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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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16년은 스타2에게 있어 다사다난한 해였다. 연초부터 수많은 e스포츠 팬들을 공포로 몰아넣었던 승부X작이 재발하였고, 그 선수가 2016년에만 해도 정상급 기량을 선보이던 이승현이었다는 사실은 충격 그 자체라고 할 수 있었다. 또한 2003년 부터 14년동안 진행되었던 프로리그가 종료되면서 진에어 그린윙스를 제외한 국내의 모든 스타크래프트2 팀이 해체를 선언하게 되어 유일하게 팀 유지를 선언한 진에어 그린윙스나 해외 팀에서 활동하는 선수를 제외하면 모든 선수들이 '무소속'마크를 달고 활동을 하게 되었다. 개인리그에서 당장 두각을 보이지 못하더라도 팀에서 안정적인 연습환경을 통해 실력을 갈고 닦고, 프로리그를 통해 기량을 선보일 수 있는 자리가 사라지자 많은 선수들이 은퇴를 선언하거나 종목을 변환하였다.
이러한 상황에서 GSL과 함께 국내 스타크래프트2의 양대리그를 담당하던 스포티비 게임즈의 SSL이 블리자드가 발표한 2017년 WCS 공식 대회목록에 빠지게 되면서 폐지가 되었고, 기존 연습환경을 잃었음에도 은퇴를 하지 않고 잔류하고 있던 선수들의 자리는 더욱 줄게되었다.
◈ SSL의 폐지는 팬들에게 많은 아쉬움을 주었다.
연이은 악재속에서 블리자드는 대격편 패치를 내놓으며 게임의 판도를 바꾸겠다고 선언했다. 쉽게 예상되지 않는 양상속에 국내 팬들에게 있어 2017년의 스타크래프트2 리그는 그야말로 어두웠고, 한치 앞을 볼 수 없는 상황이었다.
하지만 이러한 위기 속에서도 기회는 생겨났다. 기존 상위권을 차지하던 선수들은 줄어든 경쟁자들 속에서 자신의 입지를 공고히 하며 WCS 글로벌 파이널에 가기 위해 최선을 다하고, 그동안 본선 상위라운드에 진출하지 못하며 빛을 보지 못한 선수들은 오히려 지금을 기회 삼아 심혈을 기울이고 있다. 그야말로 위기를 기회로 보고 있는 상황이다.
실제로 2016년 이후 스타2 선수들이 줄긴 했지만 2016년 12월 27일에 진행된 GSL 2017 시즌1 예선전에서 100명에 가까운 선수들이 도전장을 내밀며 치열한 예선이 진행되었고, 기존 강자들이 대부분 본선에 진출한 한편 의외의 선수들의 모습이 보이기도 했다. GSL 해설을 담당하고 있던 박진영이 예선 최종전에 진출할 정도로 선전했으며, 최근 좋은 기량을 보여주고 있는 캐나다의 대표 스타2 프로게이머 Scarlett이 예선전을 통과하며 4년만에 코드S에 외국인 선수가 등장하기도 하였다.
쟁쟁한 예선끝에 이름을 올린 32명의 선수 목록에서 가장 눈에 띄는 이름 중 하나는 바로 '장욱'이라는 프로토스 선수였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이름이 눈에 띈 이유는 본선 진출자 중 이때까지 국내 방송경기에 모습을 보이지 않았기 때문이다. CJ엔투스의 연습생이었던 그는 다른 선수들에 가려 개인리그와 프로리그에 등장하지 못했고, 프로리그에 데뷔전을 치루지 못한 채로 프로리그 종료와 팀의 해체를 지켜봐야만 했다. 안정적연습환경이 사라진 상황속에서 더 이상의 실력을 키울수 없다고 생각하여 다른 길을 찾아보아도 이상하지 않을 상황이었다.
하지만 그는 포기하지 않고 홀로 준비를 했고, 결국 생애 최초로 GSL 코드S 본선에 오르게 되었다.
그러나 그 기쁨도 잠시, 본선을 넘은 그에게는 더욱 강한 상대들이 자신을 기다리고 있었다. 첫 상대부터가 자신의 이전 소속팀 CJ엔투스의 최고 에이스였던 김준호다. 2017년 1월 7일에 진행된 2017 GSL Season 1 코드S 32강 B조에서 그는 김준호를 상대로 분전했지만 패배해 패자전으로 떨어졌고, 그를 기다리고 있던 건 6년 넘게 스타2 선수생활을 해온 베테랑 게이머 고병재였다.
고병재를 상대로 장욱이 꺼내든 카드는 대격변 패치로 인해 신규 기술 '그림자 걸음'을 사용하는 암흑기사였다. 그림자 걸음은 암흑기사가 사용하는 점멸 기술로, 추적자와 같이 짧은 거리를 순간이동 할 수 있지만 추적자의 점멸에 비해 재사용 대기시간이 길다는 특징이 있다.
하지만 고병재는 암흑기사를 꺼내든 장욱을 상대로 노련하게 해병과 의료선을 통한 견제로 암흑성소를 파괴하며 장욱의 본진을 흔들었고, 그는 속수무책으로 패배하며 한 경기만 더 패배하면 탈락 확정에 놓이는 상황에 처했다.
자신의 시즌 마지막 경기가 될 수 있는 상황에서 그가 꺼내든 것은 1세트에서 실패를 맛봤던 그림자 걸음 암흑기사 였다.
◈ 이 경기가 생각난다면 기분 탓이다.
2세트 경기 초, 장욱은 해병-사이클론 견제를 막기위해 탐사정을 대동하다 탐사정을 6기나 잃는 등 아쉬운 판단을 보여주기도 하였다. 하지만 암흑기사 견제 이후 그림자 걸음을 이용한 올인 공격이라는 전략의 큰 틀은 놓치지 않았고다. 결국 방심하고 있던 고병재에게 돌진 광전사와 다수의 암흑기사가 달려들었고, 전투방패 연구가 되지 않았던 고병재의 해병들은 암흑기사의 칼날 한방에 우후죽순으로 쓰러질 수 밖에 없었다. 빌드에 대한 연구와 끈기는 결국 본인에게 최초 승리이자 GSL 최초 그림자 걸음을 이용하여 승리한 경기라는 타이틀을 안겨주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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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간만에 써보고 한번에 쓴 글이 아니라 몇일씩 간격 두면서 쓰다보니 뭔가 글이 좀 이상한듯한 ㅠㅠ
현재 의경 복무중이라 이런글 자주는 못쓰겠지만 시간나면 GSL도 챙겨보고 글도 틈틈히 써보도록 하겠습니다.
*싸지방에서 XP 및 게임사이트들은 다 안들어가지네요...주르륵
이전에 작성한 글들은 http://blog.naver.com/thorzain 에서 읽으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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