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성자 | HopeCrisIs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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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06-30 13:04:14 KST | 조회 | 490 |
제목 |
정말로 스타를 사랑하는 게이머의 현실 토로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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안녕하세요 플엑 유저 여러분.
예전에 팀 크라이시스라는 클랜을 자유의 날개 시절 초창기부터 군단의 심장 출시 초중반까지 운영했던 마린웨이브입니다.
당시 SLIT라는 개인 리그를 열어 실력 좋으신 아마추어 분들을 모시고 대회를 했던것으로 기억하시는 분도 있으실지 모르겠습니다.
여튼 클랜을 해체하면서 당시 스투판도 그렇고 여러가지 이 게임에 회의감을 느끼고 접어야겠다는 생각을 해서 결국 제 인생에서 꽤 많은 시간을 들이고 정말로 사랑했던 스타크래프트를(1,2) 접게 되었던 기억이 납니다.
그리고 1년 가량이 지나고, 공허의 유산의 소식이 스멀스멀 들려오는 얼마전, 다시 군단의 심장으로 돌아와서 그동안 바뀐 트랜드, 이스포츠 대세/소식 등등을 이제 막 적응하는 중입니다.
하지만 분명히 느끼는건, 현재 스타2의 방향성이 객관적으로 보았을때 흥행 참패로 불리는 현 상황에서 점점 더 코어화 되어가고 있다는 사실이었습니다. 아마추어 클랜들(빡클이 아닌 즐겜, 친목성향)은. 제가 떠났던 그 기점으로 얼마지나지 않아 거의 대부분이 무너져 잔존해있는 '일반적인' 클랜들은 거의 남아있지 않은 상황이었고, 노멀/라이트 유저가 줄어드면 줄어들 수록 그나마 잔존해있던 클랜이나 유저들마저 점점 더 빠져나올 수 없는 깊은 수렁으로 그들의 성을 만들기 시작했습니다. 그나마 괜찮은 단어를 선택하면 코어화겠지만, 현 상황에서 가장 어울리는 말은 썩은물이 고이고 고여서 토양까지 썩어가고 있었습니다. 이러한 게임의 코어화는 지금까지 스타2의 역사가 시작된 이후로 여러가지 부정적인 요소들이 중첩되어 만들어진 결과이기는 하나, 심지어 그동안 유저분들 대부분이 이러한 것을 자각하고 있음에도 마땅한 타개책이나 게임을 대중화시킬 수 있는 게이머로서의 실천적인 부분도 이행하지 않은 것도 분명한 사실입니다.(물론 저도 포함하여).
이러한 간접적인 부정적 작용이 이유인 것도 있지만, 무엇보다 현재 어느때보다 심각하게 느껴지는 것은 게임 자체의 방향성입니다. 우리 같이 스타2를 적극적으로 플레이하는 입장에 있어서는 이해할 수 없거나 이미 오래된 사고 방식이겠지만, 여전히 우리가 스타2 유저로 끌어드릴 수 있는 잠재적인 게이머들에게 있어 "스타크래프트"라는 게임은 기본적인 유닛 컨트롤과 피지컬을 기반으로 상대의 허를 찌르는 그러한 게임입니다. 물론 스타2도 이러한 것을 반영하고 있습니다만, 게임 자체의 엔진이 변화되면서 게임의 속도감이 빨라지고 교전의 긴박감도 떨어진 것이 사실입니다.
그러나 이러한 것을 비판하고 싶지도 않은 것이, 스타크래프트2에서는 이러한 자칫 단점으로 비춰질 수 있는 것을 다른 게임성이라는 요소로 커버하고 수용할 수 있기 때문입니다.
가장 중요한 논점은, 이러한 기본적인 속도감있는 게임 베이스가 존재함에도 불구하고(다시 말하면 그러한 잠재적 유저들에게 이미 '속도감 있는'게임이 되었음에도 불구하고) 밸런스 디자인의 방향이 점점 더 이러한 속도감에 불을 붙히고, 한방에 모든 걸을 끝내버리는 식의 게임을 장려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소위 날빌을 장려하고 있는 밸런스 디자인은 이러한 게임의 코어화를 굉장한 속도로 가속화시킵니다.
생각보다 국내 인지도가 뛰어나지 않은 스타2를 접하고 시작하려고 마음먹었던 사람도 (자신이 기존에 기대한것과는 이미 충분히 다른 스타크래프트가) 이러한 장면과 분위기를 목격하기 된다면 프랜차이즈에 특별하고 지대한 동기가 없는 이상 절대로 붙들고 있을 수가 없고 그럴 이유도 없습니다.
이는 기존 유저들도 이러한 상황이 고착화되면 충분히 발생할 수 있는 일들이고 이미 이러한 현상은 일어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공허의 유산에서 이러한 것을 진정시키고 게임을 정상화시키기는 커녕, E스포츠 관전에서 여러 심리적 요소를 분석해주면서 숨을 돌리고 게임의 모습을 예측하기도 하며 플레이어 입장에서는 자신의 전략과 빌드를 정리할 수 있는 귀중한 시간을 "지루하다"라고 판단하며 초기일꾼 12개를 집어 넣어버린 밸런스 디자인을 보면서 정말이지 할말이 없다는 생각 밖에는 들지 않더군요.
또한 이미 정신없는 교전에서 이를 더 복잡하게 만드는 이름모를 수 많은 마법 추가와 견제 유닛 추가.
내가 게임을 즐기는 것인지, 스트레스를 받으며 희열을 느끼는 변태가되어가는 것인지 점점 더 알 수 없게 흘러가는 밸런스와 게임 지향성은 우리가 플레이하는 이 게임을 점점 그림자 속으로 떠밀어 버리는 것과 같습니다.
저는 정말로 스타크래프트를 사랑합니다.
그것이 1이든 2이든, 하지만 그 중에서도 우리가 대중적인 대회로 다시 끌고가야할 종목은 당연지사 2라고 생각하기도 합니다. 분명히 이 게임은 여전히 재미있고, 잠재되어있는 그 무언가를 알고 있기에 우리가 아직 여기 남아 있는 것이구요.
이러한 현재 게임의 비관적인 흐름을 여기 플엑 유저분들도 공감하시고 계셨으면 해서 이러한 글을 남깁니다.
새시즌 배치 시스템도 정말 한숨이 나오는데
아무쪼록 건승하시길 바라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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