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작성일 | 2015-01-24 13:34:36 KST | 조회 | 580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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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망상]현실성은 없지만 이렇게 되면 좋겠다 싶은 스투 대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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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0XX년. 파란은 이미 16강부터 시작된 일이나 마찬가지였다.
이미 퇴물, 은퇴라는 말을 듣고 있던 이영호와 정종현이 쟁쟁한 선수들을 꺾고
16강을 넘어 8강의 고지를 점령했을 때는 거의 모든 스타리그와 관련된 사이트는 폭발하기 직전이었다.
그 두 명의 선수는 결국 결승전의 자리에 서고 말았다.
그리고 서로 2경기씩 주고 받았던 그들의 경기는 마지막을 향해 치닫고 있었다.
"이영호 선수――――아―――저, 저 정종현 선수 쪽으로 바로 달려야죠!!!"
"으아아아아아 - 그렇죠 그렇죠 지금! 지금 바로 나가야 합니다! ―――"
"잡혔어요 잡혔어요 정종현 선수 진출한 병력 모두 다 잡혔습니다아아-!!!!"
정종현의 병력들이 모두 제압당하고 이영호의 잘 훈련된 정예군이 순식간에 정종현의 기지로 입성하였다.
방금 훈련된 유닛들이 급히 달려나왔지만 중과부적이었다.
순식간에 궤도 사령부가 들어올려졌고, 이영호의 병력들이 끊임없이 몰려왔다. 사실상 승패는 갈렸다.
카메라가 정종현의 부스를 잡았다. 그의 화면에는 GG라고 쳐져 있었다.
하지만 정종현은 엔터를 치지 않고 모니터를 쳐다보고 있었다.
그 모습이 메인 화면에 비추어지자 대회장은순간 정적에 휩싸였다.
수 많은 정종현의 팬들도, 이영호의 팬들도 그저 지켜볼 수 밖에 없었다.
드디어- 그 순간이 온 것인가.
병영과 군수공장 두어개 정도만이 공중에 떠 있었다.
그 외 정종현의 모든 건물, 유닛은 이미 전멸한지 오래였다.
그리고 잠시 후 화면에 짧은 메세지가 떠올랐다.
그렇게, 그렇게나 오랫동안 기다려온 메세지였다.
IM.MVP : GG
KT Rolster_Flash : GG
메세지와 함께 대회장을 터질듯이 메운것은 중계진의 찢어질듯한 비명과 같은 목소리였다.
해설진의 목은 이미 쉰 지 오래였다.
"이영호 선수!!!!!!!!!!!! 스타리그!!!!!!!! 우승!!!!!!!!!!!!"
"드디어- 이영호 선수가 정종현 선수에게 승리를 거두고 - 여기까지 오느라 정말 힘들었습니다-"
"KT Rolster의 이영호 선수가 스타리그 우승, 스타리그 우승을 차지했습니다!!!!"
정종현은 앉아서 조용히 헤드폰과 키보드를 정리하고 있었다. 하지만 표정은 그리 어둡지 않았다.
이영호는 자신이 우승을 한게 믿기지 않는 듯 자리에서 일어나지 못 하고 있었다.
타임머신 밖에서는 관객들이 이영호를 연호하는 소리가 대회장을 울리고 있었다.
자신의 물품을 다 정리한 정종현은 타임머신 문을 열고 밖으로 나왔다.
이영호는 여전히 자리에 앉아서 나올 줄을 몰랐고 해설진들은 쉰 목임에도 불구하고 계속해서 외치고 있었다.
"이영호, 그 이영호가 마침내 돌아왔습니다. 괜히 '역시 갓' 이 아니거든요-"
"드디어, 그렇게 e스포츠 팬들 여러분들도 염원하던 이영호 선수 우승이 이루어졌습니다-"
잠시 후 이영호가 일어나서 타임머신 밖으로 나오자 이영호를 연호하는 외침은 더더욱 커져갔다.
"이영호-이영호-이영호-"
아직도 자신의 우승이 믿기지 않는 듯한 표정에 팬들의 가슴도 더욱 벅차올랐다.
여기저기서 눈시울을 붉히는 팬들도 보였다. 나이, 성별을 막론하고 여기까지 기다리기 참 힘들었으리라.
대회 진행자가 이영호에게 마이크를 건네주자 목이 막혀서 말을 하지 못한다.
"아. 음. 그러니까..."
마이크를 받고 이야기를 하려 했지만 이 감격을 말로 표현하기가 너무나 힘들었다.
팬들의 응원 함성이 들려온다.
"예. 그러니까...여기까지...어...음.."
이영호는 말을 이어가지 못했다. 그럴만도 했다....그 수많은 한.
'역시 갓' 이 '역시 갓...' 이 되어 조롱받아왔던 그 나날들.
설움을 되씹어왔던 수많은 나날들이 다시 떠올랐기 때문이었다.
"이영호 선수가 감격해서 말씀하시기가 힘든가 봅니다!"
게스트로 특별히 초청되었던 임요환 전 프로게이머가 이영호의 옆으로 다가와서 어깨를 두들겨 주었다.
그 모습을 지켜보던 해설진도 눈이 붉어졌다. 이영호의 과거를 누구보다 잘 아는 그들이었다.
그 누구보다도 이 감격의 순간을 잘 알고 있었다.
이영호가 감정을 추스른듯, 다시 바로 섰다. 그리고 한걸음, 한걸음. 무대 단상 앞으로 걸어나갔다.
빛나는 스포트라이트가 눈에 부셨다. 그 강렬한 불빛으로 걸어가던 그의 걸음은 차츰 가벼워졌다.
아마 자신이 죽을 때 까지 이 날을 잊지 못 하리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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